수첩의 페이지를 채워가며

김동환 편집국장, 유기재료공학과

  기자가 충대신문 편집국장의 직책을 맡게 된 지 어느덧 10개월이 지났다. 처음부터 편집국장을 하고 싶었던 것은 아니다. 점차 신문에 대한 애정이 생겼고 단체에서 리더를 하고 싶었던 기자의 성격이 편집국장의 자리로 부른 것 같다. ‘열심히만 하지 말고, 열심히 잘하자’라는 좌우명을 상기하며 시작한 편집국장 생활은 기자에게 크고 작은 성장통을 안겨줬다. 
  우선 편집국장의 기본 능력인 편집 능력을 기르기 위해 관련 서적과 강의를 이용해 밤낮없이 공부했다. 그리고 퇴고를 보는 취재부장들의 노력을 덜기 위해 각종 취재, 글 관련 지침서 등을 보며 너무나도 부족한 글쓰기 능력을 조금이나마 끌어 올리기 위해 노력했다.
  충분히 준비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코로나19 사태가 전 세계를 강타했다. 모든 학보사는 발행을 중단했고 충대신문 역시 오랜 기간 신문을 내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겨울방학 동안 밤잠 설쳐가며 기획했던 많은 기사와 콘텐츠, 그 외 계획의 취소와 연기를 반복했다. 기사를 맡은 기자들과 퇴고를 보는 국장단들은 지쳐갔고 제일 높은 위치에서 아무것도 할 수 없던 기자는 무기력함을 느꼈다.
  다행히 6월 1일에 1160호를 발행해 한 학기 전체 발행 중단은 피했다. 학기의 처음이자 마지막 발행을 위해 모든 기자가 노력했다. 기자도 그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기 위해 안팎에서 할 수 있는 모든 준비를 했다. 오랜만의 마감이 끝나고, 올해 1학기 처음이자 마지막 신문은 무사히 발행됐다. 그러나 마감 때 미처 발견하지 못한 크고 작은 실수가 발행 후 지면 곳곳에 보였다. 그 순간부터 잘해야 한다는 큰 부담감이 기자를 감싸기 시작했다.
  2학기 신문은 예정대로 발행되고 있어 준비 과정에서 특별한 잡음은 없었다. 그러나 만반의 준비보다는 부담감과 걱정으로 받는 스트레스가 기자에게 먼저 다가왔다. 기자는 이후 소통 없이 혼자 무엇을 해결하려는 성향이 강해졌다. 잘 하고 싶다는 욕심은 점차 과도해졌고, 하지 않던 실수를 연발하기 일쑤였다. 남들에게 피해 주는 것처럼 느껴졌고 편집국장을 택했던 기자 스스로 회의감까지 들었다.
  이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답을 찾았다. 생각 외로 가까운 곳에 있었다. 들어야 할 무게가 무겁다면 그것을 나눠야 가볍다. 그래서 기자가 할 일을 혼자 해결하려 하는 것보다 국장단과 충대신문 기자들에게 모든 일을 보고하는 연습을 하고 있다. 그 결과 점차 신문의 완성도는 좋아졌고, 주간교수님께 호를 거듭할수록 점차 발전해나가고 있다는 칭찬도 들었다. 기자가 안도감의 웃음을 짓는 순간이었다.
  앞으로 기자의 편집국장 임기 및 충대신문 활동 기간은 한 달 반 정도 남았다. 아주 긴 선로의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는 것 같다. 임기가 모두 끝났을 때 기자는 충대신문 구성원과 독자들을 위해 모든 노력을 쏟았던 편집국장으로 기억되고 싶다. 그러기 위해 아직 남은 과제들은 많다. 기자는 오늘도 충대신문 구성원과 독자들을 위해 기자 수첩을 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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