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10일 박근혜 대통령이 탄핵됐다. 헌재의 만장일치 판결로 지난 해 말부터 이어져온 촛불 시위가 드디어 빛을 본 것이다. 평화 시위를 하는 국민들의 성원에 헌재는 국민들의 손을 들어줬다. 무력충돌 없이 부패한 정권을 타도한 데 있어 이번 탄핵은 큰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민중의 힘으로 이뤄낸 정권 타도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1960년 4월 19일, 부패한 정권과 민주주의를 억압하는 독재자에 맞서 범국민적으로 일어난 민중궐기인 4·19혁명이 있었다. 같은 해 3월 15일 이승만 정권이 부정선거를 저질렀고, 이에 마산 시민들은 평화 시위를 벌였지만 경찰의 발포로 수많은 사람이 다쳤다.
  4월 11일 시위에 참여했던 김주열 열사의 시신이 마산 앞바다에서 발견됐다. 왼쪽 눈에 최루탄 조각이 박힌 시신을 보며 시민들은 다시 한 번 분노했다. 이 사건이 도화선이 돼 4월 19일 범국민적 시위가 일어났다. 이승만 정부는 이를 타도하기 위해 계엄령까지 선포했으나 국민들이 민주주의를 바라는 열망에 굴복해야만 했다. 결국 4월 26일 이승만은 하야했고, 미국으로 망명했다. 비록 혁명 도중 많은 사람들이 죽거나 다쳤지만, 일제의 탄압과 6·25전쟁의 수모 속에서도 지키고자 했던 민주주의에 대한 열망을 이뤄낸 것이다.
  19대 대통령 선거가 다가왔다. 지난 정권을 국민들이 뽑았으나 결국 국민들의 손으로 끌어 내린 만큼 19대 대통령 후보들은 국민의 힘이 얼마나 대단한 것인가를 깨달았을 것이다. 19대 대선 후보들은 부디 국민들의 손으로 이뤄낸 민주주의의 빛나는 정신을 이어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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