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흡연 관리 정책과 금연 정책 잘 이루어지고 있나

  작년 12월 보건복지부는 새로운 금연 정책을 발표했다. 담뱃갑에 총 10종의 경고 그림을 부착하고 TV금연 광고를 활성화 하겠다는 것이다. 국외에서도 다양한 흡연 관련 정책을 펼치고 있다. ‘WHO 담배규제협약’은 2013년 모든 유형의 광고와 후원이 담배 소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심각하게 우려한다고 밝혔다. 이에 호주는 담뱃갑 경고 그림과 더불어 단순 포장법 제도를 도입했고 영국은 대형마트에서 담배 판매를 금지했다. 이처럼 전 세계에서 흡연 관련 정책은 중요 이슈로 대두됐다. 이에 우리나라의 흡연 관련 정책에 대해 알아보고 국외의 성공적인 정책과 비교해보자.

흡연을 관리하는 지자체의 노력

  충북 진천군과 진천군보건소는 2007년 12월 ‘금연의 거리 선포식’을 가졌다. ‘금연 거리’를 선포한 배경은 자율적인 금연을 유도하고 진천군민의 건강관리와 금연 운동 확산하는 데 있다. ‘금연 거리’ 선포는 일방적으로 금연만 요구하는 정책이 아니다. 지금도 진천군은 ▲금연 홍보대사위촉 ▲담배꽁초 줍기 ▲금연홍보 캠페인 ▲주민을 찾아가는 이동 금연 캠페인 등을 동시에 운영 중이다. 진천군에서 지정한 ‘금연 거리’에서 흡연 시 국민건강증진법 위반 과태료와 더불어 조례로 정한 과태료 5만원을 별도로 더 내야한다. 통계청에서 실시한 ‘지역사회건강조사’에 따르면 2013년 진천군의 흡연율은 27.4%였지만 2년 새 3%가 줄어 24.4%로 시행 결과도 나쁘지 않다.
  진천군의 노력은 다른 지자체에 좋은 귀감이 됐다. 하지만 다른 지자체의 정책 실현 상황은 별다른 진전이 없다. 대구시는 2009년 동성로를 금연거리로 지정했지만, 여전히 흡연문제에 시달리고 있다. 겉보기에는 깨끗해졌지만, 흡연자들이 설 곳이 없어 골목마다 담배꽁초와 연기가 기승을 부린다. 단속을 피해 흡연자들이 골목에서 담배를 피는 바람에 골목을 낀 건물만 피해를 보는 상황도 벌어진다. 진천군과 달리 동성로는 유동인구 만큼 흡연자도 많고 금연거리로 지정된 길이도 길다. 하지만 흡연 구역이 너무 적어 흡연자 모두를 수용할 수 없는게 문제가 됐다.

 

담배값 인상 정책 1년의 결과는?

  2015년 1월 담뱃값 인상 정책이 시행됐다. 보건복지지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당시 담뱃값 인상으로 금연 효과를 부를 것이라는 예측이 있었다. 정책이 시행되고 평균 담뱃값은 2,500원에서 4,500원이 됐다. 인상 폭에 맞춰 담배 반출량도 급감했다. 2015년 기준 작년 대비 4분의 1분기 담배 반출량은 44.2% 줄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금연 관련 캠페인에 참여하는 사람 수도 206.1% 증가했다. 담뱃값 인상의 여파로 흡연자들이 줄줄이 금연 해 정책은 순항을 맞이했다. 반면 세수 확보를 위한 정책이며, 실질적 효과가 없다는 시선도 있다. 해당 정책에 대해 금연정책전문가 이성규 박사는 “담배 반출량이 반등한 것은 사실이나, 담배 가격 인상 전만큼 올라가지 않았다. 정책이 실패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2016년 12월 새로운 금연 정책 시작

  보건복지부는 2016년 12월 새로운 금연 정책을 시행했다. 담뱃갑에 경고 그림을 부착하고 TV 광고를 통해 금연을 홍보하는 것이다. 경고 그림 부착의 경우 입법에 13년이 걸린만큼 금연에 탁월한 효과를 지닌다는 예측이 있다. 경고 그림 부착 정책은 캐나다가 2001년 처음 시행한 대표적인 간접적 금연 정책이다. 흡연의 폐해를 금연 문구보다 강렬하게 보여주는 이 정책은 담뱃갑 전면 30%에 10종의 그림 중 한 가지를 부착하는 것이다.
  TV 광고 금연 정책은 미국 질방예방센터(CDC)에서 2012년부터 시행한 정책이다. 광고는 과거 흡연으로 인해 질병에 걸린 대상이 광고에 나와 이른바 ‘증언’을 하는 방식이다. 보건복지부는 이 정책이 미국에서 2012년 기준 사상 가장 효과적인 금연캠페인으로 평가받는다고 강조했다. 또한 담뱃값 인상 정책과 더불어 이번 정책으로 오는 2020년 까지 성인 남자의 흡연율을 29%로 줄일 것을 목표로 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금연 그림 정책도 갈 길은 멀어 보인다. 금연 그림은 총 두 가지가 있다. 비유적 그림 또는 문구로 경고를 주는 ‘일반형 그림’과 질병에 걸린 모습 혹은 수술 장면 등 보다 자극적이고 강렬한 그림을 담은 ‘공포형 그림’이다. 우리나라 담뱃갑 그림은 다른 나라보다 덜 혐오스럽다는 여론이 강하다. 이에 대해 이 박사는 “전문가들도 당연히 수위가 더 높은 그림을 넣고 싶어한다. 하지만 규제개혁위원회의 지나치지 않도록 하라는 요구가 있었다”며 “2년마다 각 그림을 모니터링 한 후 보건복지부에서 개선 관리를 하기 때문에 앞으로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출처 : 각년도 국민건강영양조사 (보건복지부, 질병관리본부)

 

같은 목표 다른 정책, 해외 사례는?

  호주는 강력한 금연 정책을 펼치는 것으로 유명하다. 강력한 금연 규제 때문에 담배 제조사가 호주 정부에 소송을 걸기도 했다. 호주 법원은 소송에서 정부의 손을 들어줬다. 한국과는 달리 흡연권을 말살하는 강력한 분위기가 조성됐기 때문이다. 정부는 승소한 뒤 더 강력한 흡연 규제를 추진했다. 호주 태즈메니아주 상원은 2000년 이후 태어난 사람에게 절대로 담배를 팔지 않는 법을 통과시켰다. 어린아이와 청소년에 대한 전면적인 흡연을 금지하겠다는 것이다. 검은 담배 케이스 면에 경고 그림과 담배제조 회사명만 붙이는 단순포장법도 시행 중이다. 또한 호주에서 담뱃값은 25개피 기준 한화 약 2만원이다. 이런 강력한 정책으로 호주의 성인 흡연율은 2015년 기준 16%로 굉장히 낮은 편에 속한다.
  영국도 강력한 규제 방침을 이어가고 있다. ▲담배 광고 금지 ▲단순 포장법 사용 ▲비싼 담뱃값 상향 ▲대형마트에서 판매 금지 등이다. 영국의 흡연율도 2015년 기준 16.9%로 낮은 편에 속한다.
  일본의 사례는 효율적인 흡연자 관리도 중요하다는 점을 시사한다. 일본의 경우 길거리 흡연을 전면 금지하고 동시에 흡연 구역의 설치도 활발하게 이뤄진다. 흡연 구역은 어디서나 평균 5분정도 걸으면 나타날 정도로 즐비하다. 실내에 흡연 구역을 만드는 것도 장려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건물 내에 흡연 구역을 만들 경우 이러한 구역 신설에 필요한 금액의 4분의 1을 지원해준다. 한국의 고질적인 문제 중 하나인 길거리 흡연 문제를 통제할 수 있는 모델로 보인다.

  아직 우리나라는 가야 할 길이 멀다. 금연 정책의 실효성에 대해 국민들은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
  이전 정책의 효과를 의심 해 단순포장법 시행을 촉구하는 요구도 있다. 이에 대해 이 박사는 “단순포장법의 필요성은 전문가들도 인정하지만, 새 정책이 연달아 시행된 만큼  좀 더 기다려야한다”고 밝혔다. 2016년 세계 금연의 날에 발표된 OECD가맹국 흡연율 순위에서 한국은 3위를 차지했다. 금연 선진국가 반열에 들어서기 위해 더욱 노력해야하는 현실을 여실히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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