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금

  하늘이시여
 
  『얘, 등록금이 얼마니? 많이 올랐을 텐데 걱정이구나, 빨리 내야지?』오늘도 집을 나서는 어머니께서 물으신다. 
  『글쎄요. 국가에서 올린다고 했으니 조금 올랐겠지요. 하여튼 납입고지서가 나와 봐야알아요』얼른 말꼬리를 흐리고 나와버린다. 말은 편하게 하고 나왔지만 마음은 그리 편하지는 않다. 공부를 열심히 해서 장학금을 탄것도 아니고 남들처럼 방학동안에 아르바이트를 해서 돈을 마련한 것도 아니어서 쪼들리는 집안형편에 등록금의 부담을 드려야 하는 것이 죄송스러운 것이다. 게다가 등록금까지 올랐으니ㆍㆍㆍㆍㆍ.
  주위를 돌아보니 나만 이렇게 걱정하는 것이 아닌것 같다. 나와 같은 처지에 있는 사람이 많은 것이다. 『하늘이시여!. 공부 안한 저의 책임도 있다지만 많은 학우들이 등록금과 여러가지 돈문제로 학업에 열중하지 못하고 걱정을 해야되겠습니까? 교육은 백년지대계라는데 그것은 교육의 책임이 사회와 국가에도 큰몫을 차지한다는 것이 아닙니까! 그런데 사회와 국가에서 그 책임을 회피하고 가장 기본적인 돈문제로 학생들을 고심하게 만들어거야 되겠습니까! 
  등록금이 오른만큼 학교시설이나 교육환경이 나아진 것도 아닙니다. 하늘이시어 어찌하오리까! 부디 올바른 처사를 부탁하나이다』
 
  男정영희(전자공ㆍ2)
 
  아버지가 북돋은 용기
 
  1988년 2월달, 등록금 마감날을 기다리고 있었다. 재수를 결심했던 것이다. 내가 재수를 결심하는데 무엇보다 아버님의 영향이 컸다. 고2 한참 발랄하고 명랑했던 나에게 강하시던 아버지의 갑작스러운 죽음으로 나는 아버지에게 효도 한번 제대로 못하고 어리광만 부렸던 내가 너무 미웠고, 아버지의 소망대로 열심히 공부해 약사의 길을 갈 것을 결심하고 있었다. 시골 고등학교에서 나쁜 성적은 아니었지만 고3이 되었을때 약사는 나에게 꿈이 되어 있었다. 점수에 맞추어 낸 과에 합격의 기쁨도 잠시 난 재수를 결심하기 시작했다. 방안에 홀로 앉아 가능성을 이리저리 재면서 열심히 궁리한 끝에 난 등록금을 내지 않기로 결심했다. 그러나 등록금 마감날이 되자 나의 결심은 흔들렸고 그날이 다가던 오후에 늦게라도 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두려움 속에서 그날을 보냈다. 다음날 어머니의 당황에 난 아무말도 못하고, 막상 닥치니 눈물만 흘렸다. 어머니는 나와 함께 교무과를 찾아가보고는 더이상 어쩔수 없다는걸 아시곤 말없이 눈물만 흘리는 나에게 열심히 해보라며 내년을 기약한다고 말하였다.
  난 어머니가 용기를 북돋아 주신것이 고마웠다.
  지금 나는 아버지의 소망대로 약학을 전공하고 있다.
 
  女장은옥(제약ㆍ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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