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을 잃어버린 마을
 
  조재희(국문ㆍ3)
 
  고구마며 김치를 싸들고 
  타지로 가는 정거장옆
  포장마차가 간판을 바꾸었다.
  심야싸롱이있었는데
  오늘보니 시실리라
  고향의 향수를 말끔히 일깨우다
  누가 저런 이름을 지었을까
 
  시대의 찌꺼기들이 흘러드는
  하류의 마을
  우리마을 간첩없나 다시한번 살펴보자는
  방첩표어가 몇 년 전부터 그대로 
  쇠말뚝으로 박혀있는데
 
  돈벌이를 향하는 아스팔트가
  새로 놓이고 
  동창들은 그 길을 따라
  떠나가곤 했을텐데
  남아있는 누군가의 술병이
  시실리 옆 공토에는 사태를 이루다
 
  차를 타고 지나는 들녘
  멀리로 고향마을이 보이고
  아주 멀리로 우리들의 시간이 다가온다
 
  조재희(국문ㆍ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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