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금년도 응모작품은 작년도와 비교하여 전반적으로 수준이 많이 향상된 것으로 보여졌다. 주제가 분명하고 문장도 세련된 작품이 많았다. 그러면서도 대부분의 작품들이 습작기의 미숙성을 드러내고 있어 매우 아쉬웠다. 즉 설익은 관념의 나열과 산만한 구성방식은 소설가 지망생이 시급히 극복해야 할 초보적 과제란 점을 강조하는 바이다.
  이선호(경제ㆍ4)군의 『K의 집 전화번호?』및 학과를 당선작으로 선정하는데는 별로 주저함이 없었다. 주인공 K의 삶을 통해서 작자의 인간의 왜소성을 과장없이 잘 묘사하고 있다. 즉 주인공이 가정과 직장, 그리고 사회에서 체험하는 일상적 삶을 통해서 이 시대의 이그러진 소시민적 인간상을 부각하고 있는것이다. 이 작품 역시 다소 구성이 산만한 감이 있으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재치있게 사건을 전개시키는 기교와 줄거리를 재미있게 엮어가는 솜씨는 상당히 인상적이다. 한마디로 말해서 이 작자는 최소한도의 소설적 기교를 터득하고 있는 것같아 서슴없이 당선작으로 뽑은 것이다. 계속 정진하기를 바란다.

  송재영(불문ㆍ교수)

저작권자 © 충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