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제작 과정을 말하다.

 ▲기획안을 정기자에게 검토받는 수습기자
  장기편집계획
  시작이 반이라는 말처럼 신문을 만들 때도 시작이 가장 중요하다. 충대신문의 시작은 바로  장기편집계획. 장기편집계획은 신문을 발행하지 않는 방학 중에 미리 신문의 구성을 논의하고 아이템을 기획하는 일이다.
  장기편집계획에 들어가면 부서마다 각자의 특성에 맞춰 계획을 세운다. 인터넷, 신문, 잡지, 서적 등 여러 매체들을 참고하며 다음 학기에 진행할 여러 아이템들을 기획하는 것이다. 그렇게 온갖 매체를 이 잡듯 뒤지며 약 1달간 머리를 싸매게 된다.
  ▲대학 ▲사회 ▲학술 ▲기획 ▲사진 ▲문화 등 6개 부서들이 각자의 기획안을 완성하면 이를 놓고 함께 회의를 진행한다. 부서별로 약 8개의 기획 아이템들을 브리핑하며 피도 눈물도 없는 살벌한 토의를 거쳐 아이템을 선별하고, 탈락된 아이템을 다시 채워 넣는 작업을 반복하게 된다. 이렇게 몇 번의 회의를 거듭하며 탄탄한 기획서를 완성해 가는 것이다.
  장기편집계획안이 완성되면 개강 직전 주간교수님과 편집위원 교수님, 대학원생 기자, 전문위원 선생님과 함께 최종적으로 검토한다. 최종검토가 끝난 뒤엔 준비된 기획안을 갖고서 학기를 맞이하게 된다.

 ▲보도회의 중인 기자들
  보도회의
  학기가 시작되면 매주 월요일마다 시의성을 고려해 종합면과 사람면의 아이템 회의를 한다. 충대신문은 격주로 발행하는데 그때그때의 이슈거리를 바탕으로 학우들에게 전할 생생한 정보를 찾는다.
  보통 우리학교에 관련된 여러 기사들을 찾아보고 어떤 문제가 있는지 알아보며 여러 커뮤니티를 통해 학우들의 의견을 찾는다. 직접 발로 뛰며 제보를 구하기도 한다. 그 다음 각 면에 실릴 아이템을 부서별로 시의성과 흥미 등 여러 측면을 고려해 장기편집계획안 중에서 선정한다.
  보도회의를 통해 다음 발행될 신문의 전체적인 기사를 정하고 나면 기자별로 분담을 하게 된다. 보통 종합면과 사람면 기사는 돌아가면서 쓰지만 각자 관심도에 따라서 해당 아이템의 기사를 쓰고 싶으면 직접 나서서 맡기도 한다.

  편집회의
  신문 만드는 과정은 언제나 긴장을 놓을 수 없다. 치열한 보도회의를 끝내고 비로소 한 숨 돌릴 즈음 ‘편집회의’가 기다리고 있다. 편집회의는 주간교수와 편집위원, 전문위원, 그리고 대학원생 기자와 함께 하는 회의이다. 보도회의로 견고한 밑그림을 그렸다면 이 회의는 수채화일지 유화일지 그림의 정체성을 정하는 회의라고 할 수 있겠다. 전문적인 흐름을 논의하는 만큼 아직 미숙한 수습기자들은 빠지고 정기자들과 편집국장만 회의에 참석한다.
  편집회의에서는 아이템의 세부적인 구조와 신문 방향에 대해 토론한다. 기획한 아이템이 대학신문에 실릴 아이템으로 적합한지 회의한다. 애매했던 기획이 보완되기도 하고 엎어지기도 한다. 
  교수들의 입김이 더해질 수 있는 회의이기도 한데, 실제로 이 과정에서 교수들과 기자들의 의견충돌이 빚어지기도 한다. 다른 대학교 학보사는 이 회의에서 주간교수와의 갈등 끝에 파업을 하기도 했었다. 다행히 우리 신문의 경우, 파업까지 치닫는 일은 없다. 교수들은 기자들의 의견을 최대한 존중하고, 기자들 또한 교수들의 의견을 수용하며 의견을 조율해간다. 보도회의와 비슷하지만, 교수들과 함께 하는 회의라 더 날카롭고 긴장되는 회의이다. 편집회의까지 마친 후 기자들은 한층 뚜렷해진 구성안을 안고 분주해질 내일을 준비한다.

 ▲전화취재 중인 기자
  취재
  월요일 보도회의를 마치면 본격적인 취재가 시작된다. 취재과정에서는 우선적으로 기사에 관한 논문, 저서, 인터넷 자료 등 각종 자료를 수집하고 정리한다. 이후 본인이 맡은 기사에 따라 기자는 자유롭게 취재원을 찾는다. 취재원과 접촉하는 일은 무척 어렵다. 낯선 사람에게 인터뷰를 부탁하는 것은 여간 긴장되는 일이 아닐 수 없다. 적절한 답변을 해줄 수 있는 취재원을 찾아 이메일 주소나 연락처를 알아내 연락을 한다.
  이메일을 보낼 경우 답장이 늦어지거나 수신을 확인해도 회신이 오지 않는 경우가 발생해 전화로 연결하는 것이 빠르다. 최근에는 SNS를 이용한 취재원과의 접촉도 이뤄지고 있다. 취재원이 인터뷰에 응하면 직접 취재원을 찾아 가거나 전화로 취재 하게 된다.
  취재원을 찾아가게 될 경우 사전에 약속 장소와 시간을 잡고 인터뷰 시간에 늦지 않도록 주의한다. 사전지식이 필요한 경우 인터뷰할 내용에 관한 서적을 읽고 학교 학생들의 의견이 필요한 경우라면 설문조사를 거친다. 마지막으로 취재원에게 찾아가기 앞서 질문지를 만든다. 질문지에는 기사에 담을 내용에 관한 핵심적인 질문을 써넣는다.
  인터뷰를 할 때는 원하는 만큼의 기사 분량과 답변이 충족될 때까지 끊임없는 질문을 한다. 기사가 완성되고 신문이 발행됐을 때, 취재원에게 신문을 발송하는 것도 취재원 관리 측면에서 매우 중요한 일이다.

 ▲원고를 퇴고 중인 국장과 기자
  원고 마감
  취재를 마치면 취재한 것을 토대로 기사를 쓴다. 우선 사전에 기획한 기획서의 구성대로 쓰는데 여기에 취재한 인터뷰 내용을 넣어 세부내용을 보강한다. 기사를 완성하면 제목과 부제목을 정한다. 기자에게 기사를 쓸 때 가장 고민스러운 일은 바로 제목 정하는 일이다. 때로는 제목 짓기가 기사를 쓰는 시간보다 오래 걸린다. 독자에게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면서 내용을 확실히 담아내는 제목이야말로 기사내용 못지않게 중요하기 때문이다.
  제목까지 정해진 기사는 선임 기자에게 넘어가 퇴고를 받게 된다. 퇴고를 받는 과정에서 내용의 흐름과 어법 등 하나하나 꼼꼼히 다듬어진다. 처음 퇴고를 받을 때는 기사에 빨간 글씨가 빼곡히 적혀 돌아오곤 한다. 보통 5번 정도의 퇴고 과정을 거친 원고는 편집국장의 퇴고를 받는다. 편집국장은 대학부, 사회부, 학술부, 문화부, 사진부, 기획부 등 총 6개 부서의 전체 기사를 최종적으로 검토한다. 마지막 퇴고가 끝나게 되면 비로소 기자는 편집에 들어간다

 ▲맥컴퓨터로 편집하고 있는 모습
  편집
  신문기사는 일반 컴퓨터가 아닌 맥 컴퓨터를 이용해 편집한다. 맥 컴퓨터는 신문의 레이아웃, 즉 글이나 그림을 효과적으로 정리하고 배치할 수 있는 컴퓨터다. 우선 편집을 하는 공간인 맥실에 가면 다른 여러 대의 맥 컴퓨터를 1번 맥 컴퓨터에 공유한다. 여러 대의 맥 컴퓨터를 동시에 편리하게 작업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 다음 텍스트파일로 전환한 기사를 USB에 담은 후 맥 컴퓨터에 연결한다. 발행 호 문서에 기사를 붙여 넣고 정해진 문체로 변경한다. 이외에 편집에서 꼭 지켜야 할 몇 가지 작업을 거친다.
  사진은 JPG 파일로 저장해 맥 컴퓨터에서 CMYK color로 변환 후 EPS 파일로 사진작업 폴더에 저장한다. 면의 구성을 고려해 사진의 위치와 크기를 정한다. 편집하는 중간마다 저장하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자칫하면 편집한 모든 내용이 삭제될 수 있기 때문이다. 정성들여 오랜 시간 편집한 기사가 맥 컴퓨터의 오작동으로 사라지게 되면 무척 허탈해진다. 따라서 편집할 때 모든 기자는 저장 단축키를 수시로 눌러야 한다. 전 과정을 마치면 해당 면을 출력해 주간교수와 전문위원 선생님에게 퇴고를 받는다. 몇 번의 퇴고 과정을 거치며 편집과정은 마무리된다.

  대전일보 마무리
  마감은 언제나 고되다. 각 면이 마무리될 즈음이면 시곗바늘은 새벽을 향하고 있고, 창밖의 어둠은 어느새 짙푸른 어스름이 되어가고 있다. 일찍 끝내고 집에 가겠다는 계획은 모든 야심찬 계획들이 그렇듯, 좀처럼 이루어지지 않는다. 기자들이 하나 둘 소임을 다하고 피곤에 떨어져 나갈 때 편집국장은 마지막으로 편집을 점검한다. 아주 미세한 선 하나 글자 하나까지 꼼꼼히 살펴본 후 출력해서 다시 한 번 점검한다. 이 과정까지가 신문사에서의 편집이다. 최종적으로 편집된 파일은 대전일보 웹하드로 전송한다.
  우리 신문사의 작업파일과 대전일보의 작업파일은 조금씩 다르다. 우리가 썼던 서체가 대전일보의 작업파일에 없을 수도 있고, 그림파일이 제대로 넘어가지 않을 수도 있다. 이런 경우 인쇄가 되지 않기 때문에 이에 대비해 마감 다음날 편집국장과 전문위원이 직접 대전일보로 간다. 서체가 제대로 들어갔는지, 그림파일이 혹시 깨지진 않았는지 일일이 확인한다.
  이 때 기사가 제대로 들어가지 않았으면 다시 파일을 받아서 집어넣는다. 대전일보 판으로 넘어가면서 조금씩 달라지는 레이아웃도 하나하나 손본다. 힘들게 만든 신문이 작은 실수 때문에 아쉬워지지 않도록, 지긋지긋할 정도로 확인을 한다. 그 후 샘플을 출력해 다시 한번 교열, 레이아웃을 체크한다. 확인 작업이 모두 끝난 후, 마침내 파일은 인쇄단계로 넘어간다.

  인쇄
  기사 한줄마다 정성으로 매만져진 신문파일은 마침내 대전일보 윤전부로 넘어간다. 신문은 원통형의 거대한 윤전기에서 인쇄된다. 시끄럽게 돌아가던 윤전기에서 이윽고 잉크가 입혀진 신문이 차곡차곡 떨어진다. 인쇄된 신문엔 신문 특유의 정겨운 냄새뿐 아니라 기자들의 수고도 배어있다. 다음날 새벽 13000부의 신문은 신문사로 배달된다.

 ▲아침8시 학내를 순환하며 신문 배포 중
  신문배포
  대전일보에서 인쇄된 신문은 트럭에 가득 실려 신문사로 오게 된다. 신문  배포는 수습기자가 월요일 아침 8시부터 시작하는데 먼 거리에서 통학하는 수습기자에게 아침 8시라는 시간은 정말이지 고역이다.
  수습기자들이 모두 모이면 따끈따끈한 신문이 가득 실린 트럭 위에 타고 학교 구석구석을 다니며 신문을 배포한다. 3학을 시작으로 미대, 사회대, 생과대, 교양관, 기초관, 공대, 농대 등 정해진 노선에 따라 정해진 수의 신문을 배포한다. 트럭을 탔는데도 시간이 꽤 걸리는 것을 보면 우리학교가 정말 크다는 것을 새삼 느낀다.
  배포일정은 비바람도 막지 못한다. 태풍 산바가 왔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우리는 비바람이 몰아치는 트럭 위에서 우비를 입고 쫄딱 젖어가며 산바와 맞서 싸웠다. 고생도 그런 고생이 없었지만 살면서 우비를 입고 트럭을 타며 배포를 하는 이런 경험을 언제 또 해볼까. 모든 것을 추억으로 여기며 오늘도, 내일도 신문을 읽을 학우들을 생각하며 배포한다.
 

안수진 기자 luckysujin@cnu.ac.kr
오수민 기자 brightid@cnu.ac.kr
윤혜민 기자 dgr24@c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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