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체의식 함양의 장 돼야

  보여주기, 나열식의 행사될 우려있어

  축제에서 대동제로

  대학의 축제는 대학문화의 갖가지 형식을 총체적으로 결집시켜 표현해내는 장이다.
  현재의 대학문화가 민족의 자주ㆍ민주ㆍ통일의 이념과 정서를 고양시켜야 하다는 전제아래 대학의 축제가 청년학생의 통일된 정서를 대중적으로 공유, 확시키는 장으로써 자리잡기 시작한 것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즉 과거의 축제는 모든 대학인이 주체적으로 참여하는 것이 아닌 일부 진행인들에 의해 주도되어 왔을뿐더러 그나마도 쌍쌍파티, 개그코너, 초대가수공연등의 프로그램을 가진 단순한 서구문화의 모방과 흥미위주의 내용으로 일관된 비생산적인 축제였다고 할 수 있다.
  과거의 이러한 축제는 대학인의 비판정신과 문제의식을 일깨워주지 못하고 사회적ㆍ역사적 존재로써의 자아를 인식치 못한채 현실에 무감각해지고 수동적인 존재로 안주하게 하는 개인주의적인 성향이 짙은 축제였다.
  이러한 전혀 생산적이지 못했던 그동안의 대학문화현실을 극복하고 올바른 비판정신과 문제의식을 지닌 우리민족 고유의 문화를 지향하려는 움직임은 미미하지만 몇몇 학생들과 일부 지식인들에 의해 1970년대 초반부터 시작되었다.
  즉, 아직도 낭만적인 성격을 완전히 떨쳐버리지는 못했으나 제3ㆍ제4공화국군부독재의 탄압속에서 축제의 양상이 차츰 현실극복적인 정서를 담보해 나가기 시작한 것이다.
  이러한 축제는 80년대 들어 기존 문화개념의 근본적인 제고를 요구하며 이 시대의 이념과 문화양식에 커다란 변혁을 가져왔다.
  각 대학에서는 학도호군단 폐지와 함께 출범한 총학생회 주도로 공동체 형성과 민족통일의 기치를 내걸고 생산적ㆍ창조적인 대동단결을 요하는 축제를 잉태시켜 왔다.
  즉 축제가 대동제로 전환됨에 따라 향락적이고 폐쇄적인 축제가 아니라 많은 대중이 직접 참여하고 의식을 공유하며 현실극복 차원으로 이끌어가는 장으로써의 축제에 대한 근본적인 인식의 전환이 시도되었다.
  '대동'이라는 말은 곧 한 덩어리로 뭉쳐진 응집력을 상징하는 공동체적 문화의 총체라 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대동제에 등장하는 놀이는 소비적이고 향락적인 현재의 놀이를 비판하고, 삶에 활력을 주는 건강한 놀이를 재정립하여 더 나아가 우리문화에 대한 재조명으로 문제인식을 갖고서 문화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취하도록 하는데 그 목적이 있고, 이를 통해 올바른 대동제의 모습이 구현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대동제는 현시기 정세와 밀접하게 결합되어 진행되어야 한다.
  미국-민자당 일당의 안정적 권력재편을 위한 음모가 진행되고 있는 현 정세속에서 대동제는 민주대개혁을 이루는 결의의 장이 되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학우들과 함께하며, 개별화된 모습이 아니라 학생회를 중심으로 단결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개교 40주년 백마축전

  이러한 정세속에서 올바른 의의의 구현과 방향 설정이 요구되어지는 개교 40주년 백마축전이 오는 26일부터 29일까지 4일간 학내전역에서 치루어 지는데 전체 행사가 완전히 결정되지 않은 관계로 백마 축전 준비위원회 2차 기획안(기안)을 싣는다.
  첫째날인 26일에는 풍물패의 열림거리굿, 여학생자치위원회(이하 여자치)의 미용강좌, 통일염원 차전놀이, 개막식이 있다.
  개막식 순서로는 식전행사로 공수부대 요원들의 고공낙하시범, 성화봉송, 플래임즈 공연이 있고 본행사로는 1부 개막식과 2부 문화행사가 있었다.
  2부 문화행사로는 캠프파이어, 연정국악원의 민속공연, 연예인 초청공연, 한국화약과 협조하여 진행되는 불꽃놀이등이 잡혀있다.
  둘째날인 27일에는 천하장사 씨름대회, 교양강좌, 경상대의 경탑제, 동아리 한마당등이 계획되어져 있다.
  세째날인 28일은 12시부터 여자치주최의 전통혼례식이 대학본부 잔디밭에서 있다.
  마지막 날인 29일에는 오전 9시부터 시민ㆍ경찰ㆍ교수ㆍ학생이 함께 하는 범시민 화합의 한마당 체육대회가 열리고 3시부터는 시민ㆍ학생 노래마당이 진행된다.
  오후 5시부터 남부운동장에서 있을 폐회식은 식전행사로 백마들의 공연이 있고 본행사로 백마축전 결과보고, 부채춤 공연, 노래를 찾는 사람들 초청공연등이 있다.

  현재 준비되고 있는 백마 축전의 문제점

  이러한 4일간의 행사는 제23대 정ㆍ부 총학생회장 선거 당시 내걸었던 공약 내용중 "대동제를 순수문화축제와 시민연계로 현 대동제의 획일화된 행사들은 순수문화 행사등의 다양한 표현과 정착을 탈피한 축제로 전환하여 운동권 문화와 소비향락문화로 양분된 대동제의 모습을 극복하겠다."를 실현하는 구체적 모습이라고 총학생회 백마 축전 준비위원회 말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 대동제는 준비과정부터 그 어느 때보다 적잖은 문제점을 드러내고 있다.
  첫째, 백마축전 준비위원회는 "이번 백마축전에서도 되도록 과사업을 보장해 주도록 중앙사업을 배치하고 과ㆍ단대가 주체적으로 행사를 준비하게 한다"는 기조를 가지고 준비를 시작하였으나 그 과정에 있어서 민주적인 절차를 도외시한채 일정상의 문제를 이유로 일방적인 행사준비를 진행하였다.
  실질적으로 대동제의 준비주체는 총학생회가 되나 전체적인 일정과 내용은 과-단대-총학이 중심이 되어 논의하여야 함을 간과해 버린 것이다.
  둘째로 조직체계에 있어 축전 준비위원회 전체회의와 사무국의 구성인자를 따로 분리, '과ㆍ단대학생회의 강화로부터 중앙으로'라는 말에 위반되는 조직체계를 구성하였다. 위말로 하자면 단대 축전 준비위원회 주체가 전체회의의 구성자로 단대에서 수렴된 의견을 가지고 실질적인 대동제를 준비하는 사무국의 구성자가 되어야 한다.
  세째, 위의 행사일정에서 밝힌 2차 기획안은 가안이지만 그 내용상에 있어 학우들이 참여하고 함께 할 수 있는 대동의 장이 아니라 보여주는 식, 형식적인 행사가 많다는 것이다.
  공수부대 고공낙하, 줄타기, 부채춤, 연예인 초청계획등이 그것이다.
  이러한 형식적이고 보여주기식의 행사는 학우들을 대상화ㆍ개별화 시킴으로써 진정한 대동단결의 장을 만들 수 없다.
  네째, 백마축전 티셔츠, 성화봉송대 사용되는 성화대, 성화봉. 그리고 깃발등 행사에 사용되는 많은 물품이 개교 40주년을 맞은 대동제의 모습을 나타내는것 보다는 '93 대전엑스포를 선전하는데 치중되어 있다는 것이다.
  이는 학우들에게 "이번 축전이 관주도의 행사가 아닌가?" "진정한 학우들이 다 함게 할 수 있는 장을 만들기 위해서 노력한 것인가?"라는 의문을 갖게 하기에 충분하다.
  다섯째로 학우들의 가장 많은 참여가 이루어지는 주점에 대한 올바른 원칙이 없다는 것이다.
  "지난해에 대동제와 동아리 한마당을 따로 치뤘을 경우 20개씩 주점을 설치했으므로 두 행사를 같이 실시하는 올해는 30개 정도 설치허가를 내겠다"는 무분별한 원칙은 위험한 발상이다.
  또한 주점내에서의 내용성 확보를 위해 품목 명칭의 개발과 수익금의 올바른 사회적 환원이 이루어질 수 있는 주점을 우선 순위로 허가해 주어야 할 것이다.

  백마축전의 방향

  그동안 대동제의 평가에서도 드러났듯이 학우들의 자주적 참여와 지혜를 한곳으로 모아내어야 한다.
  단순한 목적의식성을 탈피하여 학우들 스스로가 주인이 되어 있고 주체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공간을 창출하여야 한다.
  즉 첫째, 민족자주의식을 고취하여야 한다.
  둘째, 학우들이 학원의 주인이며, 하나라는 공동체의식을 함양시키고 이를 통하여 학원및 민족의 모순을 공유, 해결방향성을 올곧게 세워야 한다.
  세째, 무의식적인 놀이나 형식적인 행사위주의 진행을 탈피하며, 올바른 내용을 담아 학우들이 현실을 직시하고 진정한 이땅의  주인으로 설 수 있게끔 하여야 한다.
  마지막으로 진정한 기층민중과 연대의 마당이 되어야 한다.
  현재의 남한사회에서 대학의 사회적 지위와 역할을 볼때 지역의 기층민중과 연대하여 지역사회의 대동제가 되어야하며 지역 모순을 기층민중과 실질적이고 생활상의 연대를 통하여 풀어가는 장이 되도록 해야 한다.
  개교 40주년을 맞는 올해의 백마축전이 진정 1만6천 전 충대인이 하나되고 단결할 수 있는 대동의 장이 되기를 바란다.

  <사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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