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페라 '사랑의 묘약'을 보고

  지난달 31일과 6월1일 엑스포아트홀에서 막을 올린 충청오페라단의 제6회 정기공연 '사랑의 묘약(L'Elisir d'amore)'은 도니제티가 35세때 쓴 희곡오페라의 걸작으로 낭만적이며 감미로운 멜로디가 돋보이는 작품이다.
  벨리니 그리고 롯시니와 나란히 이탈리아 벨칸토 시대의 가장 유명한 대표자인 도니제티는 베르디이전에 오페라의 우수성에 있어서 진지하고도 명랑한 작품을 쓰는데 성공하였다. 일찍이 그는 생생한 표현과 인상적인 선율로 옛 오페라의 형식주의를 결합하여, 1832년 '사랑의 묘약'으로 희곡 오페라분야에서 대성공을 거두기도 하였다.
  이번 공연은 기존에 우리가 생각했던 그 알아듣지도 못하는 이태리원어가 아닌 우리말로 진행되었고 티코가 무대위를 활보하기도하고 엉터리 약장수 둘카마라(김원경분)의 익살스런 사기도있어 시종일관 관객의 웃음을 자아내게 했다.
  1832년 밀라노의 카노비아 극장에서 처음 공연된 이 작품은 19세기 이탈리아의 바스크 마을을 극 배경으로 한다.
  마을의 소박한 청년인 네모리노(김태현 분)는 젊고 아름다운 농장주 아디나를 짝사랑한다. 그래서 어느날 용기를 내어 아디나에게 사랑을 고백하지만 거절당하고 만다. 이때 엉터리 약장수 둘카마라가 등장해 사랑의 묘약을 선전하며 이약을 먹으면 누구나 원하는 사랑을 얻을 수 있다고 선전한다. 이 말에 혹해서 네모리노는 아디나의 사랑을 얻기 위해 비싼값을 치르고 그 약을 산다. 그리고 그 약값을 구하기 위하여 네모리노는 군대에 입대하게 된다.
  그 다음날 네모리노의 숙부가 죽고 그는 막대한 재산을 받게 된다. 이 소문을 들을 마을처녀들은 그에게 호감을 사기위해서 네모리노에게 애교있게 대한다. 그 사실을 모르는 네모리노는 드디어 사랑의 묘약이 효력을 발휘한다고 믿는다. 한편 아디나는 둘카마라로부터 네모리노가 자신의 사랑을 얻기위해 군대에 지원하였다는 사실을 듣고 감동해서 네모리노의 사랑을 받아들인다. 이렇게 이 오페라는 막을 내린다.
  그리스의 비극을 부활시키려는 의도에서 시작된 오페라는 영웅들의 모험과 애틋한 사랑을 주제로한 작품이 많다. 대부분의 오페라를 보고나면 여주인공이 부른 구슬픈 사랑의 아리아가 기억에 남게 마련이다. 이 작품도 물론 아디나의 사랑을 간절히 원하며 그녀의 집앞에 혼자 남아 네모리노가 부르는 아리아가 인상에 남기는 하지만 그와 더불어 엉터리 약장수의 코믹한 연기가 함께 떠올라 웃음짓게 한다. 그래서인지 답답하지 않고 시원하다.
  '열렸다'라는 말은 '문턱이 없다'라는 말과 일맥상통하는 단어이다. 그래서 어떤 단어앞에든 '열린'이라는 수식어가 붙으면 왠지 편하고 부담없고 쉽게 발걸음을 하게 되는지도 모른다. 특히나 지금까지 우리에게 '고급문화'라는 인식이 박혀 서민들은 그들의 궁한 주머니를 생각해볼때 가까이 갈 수 없었던 오페라의 그 높은 문턱앞에 '열린'이란 수식어가 붙는다면 그리고 수식어만큼 오페라가 부담없다면 한번쯤 그 문턱도 넘어볼 용기가 생기지 않겠는가.
 
 박은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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