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 : 2021.6.4 금 10:00
상단여백
HOME 충대신문 문화·문예
새터를 다녀와서또 다른 세계를 위한 첫 발디딤
충대신문 | 승인 1996.03.11 00:00|(759호)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에 다녀온지 어느덧 3주가 지나고 있다. 새내기새로배움터에 안 가면 후회할거라는 선배들과 친구들의 말이 떠오른다.
  O.T. 떠나는 날.
  처음부터 친구들이 낯설어서 나는 무뚝뚝한 표정으로 입을 꾹 다물 수 밖에 없었다. 옆에 있는 친구가 다정스럽게 말을 걸어줘서 대화가 자연스러워졌지만. 청주 심신수련원은 조용한 산 속에 있었지만 우리 새내기들이 도착하자마자 시끌벅적해졌다. 동아리를 소개하기 위해 여러 선배들이 도처에서 공연을 하고 있었다. 처음 접해보는 동아리 문화여서 이것이 대학생활이구나 하는 감탄이 나왔다.
  조가 짜여지고 지정된 방으로 갔을 땐 정말이지 썰렁했다. 2박 3일간 같이 생활할 친구들이 이렇게 낯설어서 어떻게 하나 은근히 걱정했지만, 다음에 있을 조별 장기자랑을 위해서 그리고 선배들이 우리들이 어울릴 수 있게 배려해줘서 금방 친해졌다. 조별 장기자랑을 잘하면 다음날 있는 과별 대항에 나갈 수 있다는 말에 더욱 흥분된 상태였다. 준비하는 과정에서 각 방은 문을 꼭꼭 잠근 상태였고, 그들의 비밀이 새나갈까봐서 외부인 출입까지도 삼가하는 살벌한 분위기가 연출되었던 것이다.
  저녁식사 후 강당에 모였다.
  추운 겨울날씨였지만 우리들의 열기로 금새 강당은 달아 올랐다. 교수님과 조교님 소개받고 또 학교 생활에 대해 설명을 듣는데 이젠 진짜 대학생이구나 하는 소박한 행복이 밀려왔다. 그러나 조별 장기자랑을 할땐 눈살이 찌푸려졌다. 다른 조가 정성스럽게 준비한 장기를 지켜보는 것이 예의인데 각자 자기조가 할 차례를 준비해야 한다며 그 자리를 뜨는 것이 아닌가. 무대에서 우리 조의 장기를 지켜보는 사람이 얼마 안된다는걸 알았을땐 섭섭했고, 애써 준비했던 시간들이 허무했다. 하지만 끝까지 봐주고 많은 박수를 쳐주는 친구들이 고마웠다. 첫째 날 행사가 끝나고 방에 들어와서 조금은 피곤했지만, 우리들의 흥분은 좀처럼 가라앉지 않았다. 대학생활에 대해 궁금한 것이 많았고, 선배들과 깊은 대화도 나누고 싶었다. 나는 호기심에 가득한 얼굴로 선배들께 질문하고, 그들의 대답도 들었는데 이해가 안되는 점도 있었다. 고등학교 다닐때까지 주입식 교육만 받고 또 그렇게 길들여진 우리들이다. 반면 선배들의 생각은 자유롭고 개방적이라서 황당하기도 했다. 그리고 언제쯤이면 우리도 넓고 깊게 생각할 수 있을지, 선배들에 대한 존경심이 생겼다.
  다음날은 아침부터 서둘러야 했다. ‘갈고 달리기’라는 경기가 기다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왜 이름이 ‘갈고 달리기’인지는 나름대로 생각을 해봤는데 너무나 힘드니까 이를 갈며 달리라는건 아닌지.
  마지막 밤에는 술판이 벌어졌다. 모두 둘러앉아 다정하게 마시는건 좋았지만 정도가 지나쳐 술을 억지로 마시게 하고 춤추고 노래하고 완전 광란의 밤이었다. 내가 생각했던건 이런게 아니었는데 싶었다. 다른 조까지 원정을 가서 어지럽히고 피곤해하는 친구들까지 방해하며, 심지어 선후배간의 최소한의 예의마저 망각한 우리의 행동. 한잔의 술을 마시며 대학생활을 깊이있게 논할 수는 없는건지.
  모든 일정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의 감정은 미묘했다. 즐거웠어도 뭔가 빠진듯한 허전함이 남아있었다.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인 만큼 더 많은 새내기들을 알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되었으면 좋았을텐데…. 너무 조별로만 어울렸던것 같다. 또 우리조인 몇몇 선배외에는 알 기회가 적었다. 내가 선배로 참가하는 다음 새터에는 이런 점들을 더 생각해서 새터다운 새터를 마련하고 싶다.
  96학번 새내기!!
  가슴 부푸는 봄과 함께 시작된 민족 충대에서의 새 생활. 그 밑거름을 새터에서 마련한 것만은 분명하다.
  갈고 달리기에서 느낀 우리들의 우정, 첫날 밤 나눴던 우리들의 대화, 마지막날 다짐했던 우리들의 즐거움과 각오들을 잊지 말았으면 좋겠다.

서현아(경영ㆍ1)

충대신문  webmaster@cnu.ac.kr

<저작권자 © 충대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충대신문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신문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305-764 대전광역시 유성구 대학로 99  |  대표전화 : 042)821-6141  |  팩스 : 042)821-7247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금영
사장 : 이진숙  |  편집인, 주간 : 이금영  |  충대신문편집국장 : 박채원  |  충대포스트편집국장 : 이재윤  |  충대방송편성국장 : 성민주
Copyright © 2011-2021 충대신문. All rights reserved.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