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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사마천 - ‘사기’, 최윤 - ‘저기 소리없이 한점 꽃잎이 지고’
충대신문 | 승인 1996.03.11 00:00|(759호)

사마천의 ‘사기’

  사마천의 사기를 모르는 학생은 거의 없으리라고 생각되나 사기를 읽어본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열전에 나오는 인물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탁월한 능력과 지혜를 가졌고 작은 도리와 규범에 얽매이지 않고 대의에 따르며 시기를 잃음이 없이 공명을 세우게 된다. 이들의 성공, 실패의 과정을 살펴보면서 현대를 사는 이들에게 처신에 많은 교훈을 줄것으로 생각된다.
  이 책을 읽고나서 역사적 인물에 대한 나의 견해가 달라지게 되었다. 인물평가는 국가발전에 얼마나 기여하였으며 백성들이 마음놓고 편히 잘살 수 있도록 하였는가를 기준으로 삼아야지 조그만 도덕성에 놓아서는 안된다는 생각이다. 역사교과서에서 진시황을 나쁜 인물로 배웠으나 천하통일을 처음으로 이루고 한자의 통일, 도량형의 통일등 이후 중국이 통일국가를 이루는데 기여한 위대한 인물임을 알았다. 우리역사에서도 위화도 회군같은 것은 국제정세를 잘 파악하고 전쟁으로 인한 국가의 피폐와 백성의 고통을 덜게 한 현명한 판단으로 생각되었다. 이 조중엽때 척화파 배청파들을 애국자로 배운것은 잘못되었다는 생각이 든다. 사기를 읽고나서 이들을 볼때 무모하고 나라에 큰 환란을 가져온 어리석은 자들이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이조때 과거시험에 사기를 필수과목으로 넣었으면 임진왜란, 병자호란 같은 큰 환란은 없었을 것이라 생각된다. 사기는 현대를 사는 이들에게 지혜와 교훈을 줄 것이라 생각된다.

민강주(수학ㆍ교수)

 

최윤의 ‘저기 소리없이 한점 꽃잎이 지고’

  소설집 ‘저기 소리없이 한점 꽃잎이 지고’의 저자 최윤은 소설가이자 불어 번역자, 그리고 문학 비평가로서 문단의 기대가 매우 큰 작가이다.
  그의 다양한 이력이 말해주듯 이 처녀 창작집에 실린 8편의 작품들은 서로 다른 다양한 주제들을 다양한 문체로 변주하고 있다. ‘당신의 물제비’는 예상과 어긋나 버리는 인간의 삶에 대한 내면적 깨달음의 과정을 그리고 있으며 ‘갈증의 시학’은 “즐거이 물질이 되어버린” 한 인간을 통해 욕망의 물신화에 대해 경고하고 있다. ‘아버지 감시’와 ‘벙어리 창’은 분단이라는 역사적 상황으로 인해 상처입은 개인과 가족을 묘사하고 있고 ‘저기 소리없이 한점 꽃잎이 지고’는 5월 광주민중항쟁으로 가족을 잃고 유랑하는 소녀의 비극을 여실히 드러냄으로써 우리를 고통속으로 끌어들인다.
  이 작품들에 공통으로 드러나는 것은 무엇보다도 작가 특유의 주관적이고 서정적인 문체의 힘이다. 내면을 파헤치는 언어의 절실한 아름다움이 문학 본유의 정서적 확산작용을 일으켜 감정의 카타르시스를 체험하게 하는 것이다. 또한 인간의 내밀한 고통스러움에 시선을 맞춤으로써 우리의 현실이 단순한 집단의 파괴가 아닌 개인의 철저하고 본원적인 파괴임을 일깨우고 있다. 그 모습이 우리를 고통스럽게 하며 그것은 참으로 집요하다.
  진실로 아름다운 것이 또한 얼마나 고통스러운가를 느끼고자 하는 이들에게 꼭 권하고 싶다.

유명화(금강문학회장ㆍ철학ㆍ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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