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통신 이용한 전자민주주의

  요즘 누구나 한번쯤 ‘전자민주주의’라는 말을 들어 본 적이 있을 것이다. 21세기 뉴미디어 통신 네트워크가 4.11 총선을 앞두고 실제 유세장이 아닌 가상공간의 정치유세장으로 ‘전자민주주의’라는 새로운 정치형식이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현재 40여명의 정치인이 PC통신에 자신을 홍보하는 정치인 포럼을 개설ㆍ운영하고 있을 뿐 아니라 인터넷에 홈페이지를 개설하는 등 이용추세는 계속 가열화되고 있다.
  PC통신이 새로운 선거운동방식으로 자리잡게 된 것은 1백만명에 이르는 PC통신 이용자, 그중 80%에 달하는 20-30대의 정치 행태와 관련이 있는데, 이들은 단지 관람뿐 아니라 참여가 보장되는 새로운 정치형태를 원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들 20-30대는 전체 유권자의 56.1%에 달하기 때문에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세력이다. 그래서 현재 PC통신에 개설된 정치인 포럼은 사진이나 음성까지 동원되는 멀티미디어 형태로 제공될 뿐 아니라, 일방적인 정보전달에 식상해 있는 젊은 유권자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자유발언광장’, ‘유권자 참여정치’ 등과 같은 참여를 전제로 하는 메뉴가 빠지지 않고 있다.
  또한 작년 말부터 주목할만한 정치실험이 시작되고 있는데 김형오, 최형우, 박계동, 이부영씨 등 현역 정치인 25명이 발의해 운영하고 있는 ‘한국의 전자 민주주의 광장(Polnet)’이 바로 그것이다. 자신의 정치활동을 공개하고 대등한 쌍방향의 커뮤니케이션을 진행하기 위한 이 모임은 이번 총선 결과에 따라 앞으로 정치실험에 큰 반향을 일으킬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러나 아직 한계는 있다. 지난 2월말 폴네트(Polnet)에서 김영춘(신한국당), 정한용(국민회의), 고진화(민주당), 심양섭(자민련)씨 등 젊은 신예들이 참여해 ‘격돌, 당대 당 총선 전략토론’이라는 온라인 토론회가 열렸다. 사회자를 통해 관객석의 질문이 토론자들에게 전달되는 형태로 진행되었는데, 실제 참여가 매우 저조해 아직은 쌍방향으로 전달되는 커뮤니케이션이 대단히 미흡하다고 진단되고 있다. 왜냐하면 PC통신은 일반적으로 사용자가 관심있어 하는 주제별로 구성되어 있는데, 정치인들의 포럼은 형식적으로는 사용자의 참여가 보장돼 있는것 같지만 실제로 후보자 위주로 구성돼 있기 때문이다.
  아직 많은 우려와 한계를 지니고 있지만 정보통신 기술의 발전으로 인한 쌍방향 의사전달을 내세운 미디어가 새로운 정치양식을 창출할 것은 확실하다. 마치 TV의 등장으로 정치인의 외모가 중요한 요소가 되었던 것처럼 말이다. 이미 정보통신기술 발달로 인한 기존의 커뮤니케이션 방식을 바꿀 수 있다는 점에 대해서는 막연하나마 공감이 형성되어 있다. 이런 시점에서 정치인들과 시민들이 대등하게 주고 받는 쌍방향의 수평적 의사소통이 정착이 된다면 전자민주주의의 장래는 어둡지만은 않을 것이다.

박윤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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