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다양하게 바라보기 위해

문유빈 기자,  중어중문학과

  기자수첩 작성에 앞서 기자는 매우 긴 고민의 시간을 가졌다. 기자수첩이 계속해서 퇴사를 앞두고 활동을 돌아보는 형식으로 작성돼 왔기에, 기자는 그 순환을 끊어내고 싶었다. 그간 다른 충대신문 기자들이 작성했던 기자수첩을 읽어보고 타 학보사의 글을 찾아보기도 했다. 그러나 기자수첩이 추구해야 할 방향을 단번에 확정 짓기란 어려웠다. 방향을 제시하거나 번뜩이는 의견을 제언하진 못했지만, 기자가 충대신문에 실을 수 있는 마지막 글인 만큼 진실된 생각을 글로 담아 보고자 한다. 
  현재 기자는 4학년 진학을 앞두고 진로와 관련해 혼란을 겪고 있다. 소위 말해 ‘대2병’에 걸렸다고 할 수 있겠다. 당초 기자는 언론인이라는 유일한 꿈을 안고 캠퍼스에 들어섰다. 꿈에 다가가기 위한 첫 발판으로 충대신문에 입사했으며 그 결정은 후회하지 않는다. 그러나 이상과 현실은 달랐다. 한 달에 한 번 충대신문 발행도 벅찬데, ‘일간지 기자가 되면 과연 버틸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마음 한 구석에 자리 잡았다.  
  고등학생 시절부터 막연히 언론인이라는 꿈을 바라왔기에 그 목표를 지우기란 무척 어려웠다. 그러나 활동을 이어 나갈수록 기자는 진로를 다시금 고민하기 시작했으며, 언론인 이외의 또 다른 꿈을 찾아 나섰다. 
  우리 학교 학우들이 겪고 있는 시스템 문제를 기사로 다뤘던 때였다. 기자는 당시 학우들의 불편함을 강조하고자 단편적으로 보이는 상황에만 치중해 기사를 작성했고, 결국 교내 기관은 이의를 제기해왔다. 사건의 진실을 세상에 알리고 싶어 순수한 마음으로 시작한 일이었지만, 마음 편하게 쓸 수 있는 글은 하나도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언론인이라면 당연히 견뎌야 하는 무게이기에 극복해야 한다고 생각했지만, 그 무게는 생각보다 기자를 더욱 강하게 짓누르고 있었다. 결국 이는 앞으로의 진로를 고민하게 되는 계기로 작용했다. 
  또 한 번은 ‘코로나 학번’이라 불리는 20·21학번 학우들과 인터뷰를 진행한 때였다. 단순히 팬데믹 상황 중 겪는 저마다의 고민을 들어보기 위한 인터뷰였지만, 기자의 심경에 변화를 일으키기에는 충분했다. 그들의 이야기는 또 다른 학문에 대한 궁금증을 불러일으켰다. 또한 각기 다른 학과생의 다양한 진로와 계획에 대한 이야기를 듣다 보니, 언론직 이외에도 꿈꿀 수 있는 세상이 무궁무진하다는 것을 느꼈다. 이어 깨달음을 한 가지 더 얻었는데, 그간 기자가 즐거워한 것은 사회의 사건이 아닌 사람의 이야기였다. 
  세상을 더욱 다양하게 바라볼 수 있게 해준 충대신문에 감사하다. 청소 노동자 분을 인터뷰하기 위해 수 시간 동안 기숙사 밖을 배회한 일, 고기반찬을 좋아하지만 생생한 체험 기사 전달을 위해 채식을 감행한 일, 강의 재탕 문제를 학교에 알린 일 등 기자는 이런 저런 경험으로 원하는 바를 성취하기 위해 열정을 다하는 방법을 터득했다. 비록 변경된 진로에 잠시 혼란을 겪겠지만, 충대신문을 통해 배운 열정 사용법을 바탕으로 기자는 세상을 탐구해 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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