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세대 다음? MZ세대 프레임화

송수경 기자, 언론정보학과

  최근, 20살 래퍼 이영지는 방송에 출연해 “MZ세대의 대표 아이콘이라는 수식어가 부담스럽지 않냐”는 질문을 받았다. 이에 이영지는 “MZ세대는 알파벳 계보를 이어가고 싶은 어른들의 욕심인 것 같다”며 “MZ세대들은 본인이 MZ세대인 걸 전혀 모른다”고 답했다. 
  MZ세대는 Millenials and Gen-Z의 약자로 1980년대 초에 출생한 밀레니얼 세대와 1990년대 중반~2000년대 초반에 출생한 Z세대를 통칭해서 부르는 신조어다. 이전 세대와의 구분을 위해 ‘MZ세대’라는 명칭을 붙였지만, 오히려 MZ세대에는 10대 중후반부터 40대 초반까지 다양한 세대가 하나로 묶여 있다. 이들의 특성은 각각 다르지만, 어느 순간부터 이들은 하나의 세대로 취급되고 있다. 
  MZ세대의 정의는 매체에 따라 각각 다르다. 대학내일20대연구소는 1983~1994년 출생자를 밀레니얼 세대로, 1995년 이후 출생자를 Z세대로 구분한다. 또 1981~1989년 출생자를 전기 밀레니얼 세대, 1989~1995년 출생자를 후기 밀레니얼 세대로 정의한다. 한 언론은 1980년대 초반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20년에 걸쳐 출생한 모든이들을 밀레니얼 세대라 칭한다. 
  MZ세대를 가장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곳은 정치권, 기업 그리고 미디어다. 정치권은 청년 세대를 ‘MZ세대’로 지칭하며 이들을 선거의 당락을 결정할 중요한 유권자로 대한다. 정치권은 청년들을 정치 영역에서의 소비 타깃으로 설정하고 표심을 얻기 위해 MZ세대라는 용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기업 또한 마찬가지다. 기업은 마케팅 과정에서 최대한 타깃을 넓히기 위해 MZ세대의 특징을 유형화하고 그에 맞는 마케팅 전략을 세운다. 그리고 미디어는 이러한 정치권과 기업의 움직임을 보도하며 MZ세대 프레임을 확산하고 있다.
  정치권, 기업, 미디어가 말하는 MZ세대의 특징은 다음과 같다. 이들은 자신의 취향과 가치관을 중시하며 새로운 트렌드에 누구보다 발 빠르게 반응한다. 따라서 이색적 경험을 추구하며 소유가 아닌 공유, 상품이 아닌 경험을 중시하며 자신의 신념을 표현한다. 그러나 일반화에는 오류가 따르기 마련이다. MZ세대라는 큰 집단의 특성이 일률적으로 정의될 수 있을까? 통계청에 따르면 MZ세대 인구수는 무려 1,800만 명으로 우리나라 인구 중 34%를 차지한다. 출생 연도에 따른 구분은 MZ세대가 아닌 사람들이 ‘MZ세대는 무언가 다르고 독특하다’는 선입관을 갖게 만들어 관계 생성을 더 어렵게 한다. 
  특정 세대를 일컫는 말은 밀레니얼 세대, Z세대, 알파 세대, Y세대, 586세대, Z세대, 베이비붐 세대 등 너무 많고 복잡하다. 사회는 역사적으로 ‘세대’를 통해 시대를 집단화하고 규정해 왔지만 세대 구분은 쉽지 않다. 사람들은 각각의 개성이 있으며 개인의 성격, 성향, 취향은 너무나도 다양하다. 그리고 이들은 각기 다른 사회문화적 경험을 통해 각기 다른 가치관과 생활양식을 보인다. 오히려 MZ세대라 불리는 세대는 빠른 속도로 변화하는 시대의 영향을 받아 욕구가 다양해지고, 성향이 바뀌는 주기도 갈수록 빨라지고 있다. 
  미국의 부동산 투자사 렉스의 마케팅 담당인 애덤 싱어는 “인생 경험에 십여 년 이상 격차가 나는 이들을 ‘같은 집단’으로 묶기에는 사회와 문화의 변화가 너무나 빠르다"고 지적했다. 세대 구분을 아예 없애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갈수록 복잡해지고 다양화되는 사회처럼 개인의 특성도 다양화될 것이다. MZ세대 담론을 가장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는 정치권, 기업, 미디어는 획일화된 시각이 아닌 포괄적인 시각으로 세대를 바라보고 그들의 다양성을 고려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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