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초, 기자는 생애 처음으로 수많은 아이를 만났다. 그리 넓지 않은 공간엔 거대한 놀이터와 스무 개가 넘는 아이들의 화장실, 그리고 백여 마리가 넘는 아이들이 있었다. 기자가 말하는 아이들은 바로 고양이다. 
  고양이는 우리가 살면서 길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동물이다. 하지만 유기묘 보호소를 가봤거나 보호소에서 봉사를 경험한 사람은 많지 않다. 기자 또한 3개월 전만 해도 유기묘 보호소 근처에도 가본 적 없는 사람 중 한 명이었다. 그러던 중 학교 커뮤니티 앱인 에브리타임에서 유기동물 봉사단체인 ‘리본(Re:Born)’이 유기묘 보호소에서 봉사할 자원봉사자를 모집하는 글을 보게 됐고, 글을 보자마자 뭔가에 홀린 듯 신청하게 됐다.
  10월 2일과 10일, 개인적인 신청을 통해 두 번 더 보호소에 방문하며 총 세 번의 유기묘 보호소 봉사를 경험했다. 사실 유기묘 보호소 봉사는 거창하지 않다. 먼저, 아이들의 화장실을 깨끗이 청소한다. 다음으로는 아이들에게 물과 사료를 주거나 그릇을 설거지한다. 마지막으로 아이들의 놀이터인 캣타워를 깨끗이 닦는다. 모든 일이 어렵지 않다.
  그러나 유기묘 보호소 봉사는 기자에게 단순한 봉사 그 이상이었다. 단 한 번도 개나 고양이 등의 반려동물을 키워본 적 없던, 즉 반려동물에 무지했던 기자의 무릎에 앉은 아이들은 지루한 삶에 온기를 불어넣어 줬고, 더불어 얼마나 많은 사람이 자신의 이기심 때문에 예쁘디예쁜 아이들을 키웠다가 버리는지 알게 해줬다. 
  실제로 길고양이와 관련된 한국의 유기묘 문제는 심각하다. 심지어 2014년부터 동물보호법에 따라 반려동물 등록이 의무화 돼 미등록 동물 소유주에겐 과태료가 부과되는데, 반려동물등록 의무엔 반려 목적으로 기르는 개만 해당하고 고양이는 해당하지 않는다. 결과적으로 동물보호센터에서 보호한 유기묘 중 상당수가 안락사됐다.
  이전에 봤던 영상의 한 장면이 떠오른다. 유기견 보호소 소장이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을 묻는 PD의 질문에 대답하는 장면이다. 보호소장은 이렇게 대답했다. “키우지 마세요”. 기자는 이 말을 조금 다르게 바꿔 말하고 싶다. “반려동물 키우는 것을 가볍게 여기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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