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혐오 표현 만연한 ‘에브리타임’, 규제 방안 있나?
송수경 기자 | 승인 2021.06.03 11:40|(1169호)
기자회견 혐오 표현 방치 중단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이 열렸다. 사진/ 오마이뉴스 제공

  인터넷 커뮤니티 서비스는 시공간을 초월해 사람들이 모일 수 있는 장점을 활용하며 이용자를 끌어모았다. 대학생이 주축이 돼 운영하는 커뮤니티도 있다. 우리 학교 학생들이 이용하는 커뮤니티로는 교내, 대외활동 등의 정보를 공유하는 유어유니브, SNS를 통해 학생들의 제보를 익명으로 게시하는 충남대학교 대나무 숲 그리고 에브리타임(이하 에타)이 대표적이다.
  특히 에타는 학교 메일을 통해 재학 인증 후 사용할 수 있고 학생이 게시판을 개설해 운영하는 특징을 기반으로 국내 최대 대학생 커뮤니티로 자리 잡았다.

설문조사, 에브리타임 이용 중 불쾌감을 느낀 이유의 유형이다. 인포/ 송수경 기자

  순기능과 역기능
  2010년 시간표 애플리케이션으로 출시된 에타는 2020년 11월을 기준으로 전국 396개 대학 455만 명의 이용자를 보유하고 있다. 학내 구성원은 에타를 통해 교내 정보를 공유하고 학내에서 발생한 사건에 대한 의견을 나눈다. 이외에도 강의 평가, 취업·진로 상담 등 대학 생활에 필요한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그러나 익명성에 기댄 악성댓글과 공격적인 게시글은 문제가 되고 있다. 특히 에타의 이용 규칙과 신고시스템은 비방·혐오 표현을 제재하는 데에 사실상 효력이 없어 에타는 사이버불링의 수단으로 활용된다. 사이버불링(Cyber bulling)이란 사이버공간에서 통신매체를 활용해 특정 대상을 지속적이고 반복적으로 괴롭히는 행위로, 피해자의 정서를 황폐화하고 결국 피해자를 극단적인 선택으로 내모는 심각한 역기능을 부른다.
  실제로 우울증을 앓던 대학생 A 씨는 사이버불링으로 목숨을 잃었다. 그는 심적 우울 증상을 토로하고 위안을 얻고자 에타에 글을 올렸다. 하지만 일부 이용자들이 “죽을 거면 티 내지 말고 조용히 죽어” 등 극단적 선택을 종용하는 댓글을 달았고, 결국 A 씨는 지난 10월 극단적 선택을 했다. 그는 에타를 극단적 선택의 원인으로 지목하며 “분하고 억울해서 어떻게든 처벌 해 줬으면 한다”는 유서를 남겼다.

설문조사, 에타 내 혐오 표현 단절을 위한 이용규칙 개선 방안 유형이다. 인포/ 송수경 기자

  우리 학교 에브리타임

  충대신문이 지난 1월 9일부터 23일까지 우리 학교 에브리타임 이용자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시행한 결과, 응답자 109명 중 95명(87.2%)이 에브리타임 이용 중 불쾌감을 느꼈다고 답했다. 불쾌감을 느낀 이유의 유형(복수 응답)은 ▲ 막말·비방 (72.5%) ▲ 남성·여성 혐오 (65.1%) ▲ 음란 (38.5%) ▲ 소수자 혐오(36.6%) ▲ 지역·국가 혐오(26.6%)이다. 불쾌감을 느낀 이유의 유형 상위 5개 중 ‘혐오’관련 유형이 3개인 것으로 봐 에타 내의 혐오 문제가 심각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러한 혐오 표현은 우리 학교 에타 게시글과 댓글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 젠더 갈등
  이달 초, ‘핫 게시판이 남녀 싸움 글로 도배된 것을 보면 마음이 아프다’는 제목의 글이 에타에 게시됐다. 핫 게시판은 공감을 10개 이상 받은 게시글이 업로드되는 게시판이다. 작성자는 최근 에타에서 젠더 갈등을 유발하는 소재인 군대, 여성 대상 범죄, 출산과 육아, 혐오 단어 등을 언급하며 “오직 성별만으로 차별하고 공격하는 일이 없어졌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우리 학교 에타에 젠더 갈등이 지속되고 있다는 것을 방증하듯, 많은 학우가 해당 게시글에 공감을 표했다. 
  - 성 소수자 혐오
  성 소수자를 향한 혐오 게시글 또한 확인할 수 있다. “성 소수자들이 행복하게 살았으면 하지만 몇 가지가 불편하다”는 게시글은 퀴어의 성역화가 아닌 건강한 토론할 것을 강조했다. 그러나 한 학우는 댓글을 통해 “작성자 또한 욕설이 섞인 발언으로 성 소수자를 향해 혐오 표현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외에도 “솔직히 성 소수자를 존중해달라는 건 억지 강요 아니야?”와 같은 게시글이 계속해서 업로드 되는 등 성 소수자를 향한 혐오가 계속되고 있다.
  - 국가 · 지역 혐오
  작년 초 중국 우한시에서 코로나19가 확산했을 당시, 중국과 동남아 유학생에 대한 혐오 게시글이 난무했다. 우한에서 비롯된 폐렴 환자가 증가하던 시점에 이 질병을 ‘우한 폐렴’이라 불렀지만 불필요한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어 ‘코로나19’를 주로 사용했다. 그런데도 에타에는 코로나19를 우한 폐렴이라 칭한 글이 만연하다. 게시글에는 중국인을 향해 “시끄러우니까 식당에서 밥 먹을 때 대화하지 마” 등의 댓글이 달리기도 했다.
  또한, 정치적 이슈와 관련해 특정 지역을 비난하는 게시글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우리 학교 에브리타임 재구성,  혐오 게시글이 만연하다. 인포그래픽/ 송수경 기자

  신고 시스템 
  에타에 혐오 표현이 난무하지만 신고 경험이 있다고 답한 이용자는 33%에 불과하다. 신고하지 않은 이유로는 ‘소용없을 것 같아서’가 35.7%로 1위를 차지했다. 실제로 에타 내 게시글 신고는 반영되지 않는다. 혐오와 공격으로 인권침해 피해가 발생해도 피해자를 보호할 안전조치 없이 신고처리 시스템만 있을 뿐이다.
   에타의 모든 게시물은 이용자의 신고를 기반으로 신고처리 시스템을 통해 처리된다. 커뮤니티 이용 규칙을 위반하거나 신고가 누적된 이용자는 작성한 게시물이 삭제될 수 있고 최대 5년까지의 글쓰기 제한, 1:1 대화 이용 제한 등의 제재가 가해진다. 신고 누적을 통한 자동삭제 시스템이 있지만, 명목상의 시스템일 뿐 신고에 대한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있지 않으며 자동삭제를 명분 삼아 신고 사실 확인의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
  또한, 이 신고 제도는 신고 내용에 대한 관리자의 판단 없이 그저 신고 건수만 많으면 제재를 받기 때문에 특정 그룹이 특정 게시글을 집중적으로 신고해 해당 게시자를 커뮤니티에서 축출하는 사례도 속출하고 있다.
   에타 이용 정지 경험이 있는 B 학우는 “지난 1학기 수강 신청 당시, 학교의 미흡한 대응에 화가 나 비속어가 포함된 게시글을 올렸다”며 “학우들의 지지와 동시에 신고를 받아 에타 이용이 정지됐다”고 말했다. “비속어 사용은 반성하지만, 정지 기간에 에타를 통해 필요한 정보를 얻을 수 없어 불편했다”고 덧붙였다.

  에타 규제, 가능할까? 

  - 규제 방안
  지난 11월, 청년·시민 25개 단체는 A 씨의 사망에 관해 에브리타임과 대학의 책임을 묻는 ‘학내 사이버불링·혐오 표현 방치 중단 촉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오마이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주최 측은 “악성댓글, 사이버불링에 대한 무책임한 방치가 한 사람의 인생을 앗아가 버렸다”며 에브리타임 내 익명성 혐오 표현의 타깃이 되는 피해자들을 보호할 제도는 어디에도 없다고 말했다.
   대학 페미니스트 공동체 ‘유니브페미’는 에타 내 혐오 표현에 대한 문제를 해결할 것을 촉구하며 지난해 7월 기자회견을 열었다. 온라인 커뮤니티 내 혐오 표현 대응을 위한 ‘F5(새로고침) 프로젝트’의 법률팀 양승연 씨는 “대학 온라인 커뮤니티상의 권리 침해 사건에 대한 책임은 대학 당국도, 온라인 커뮤니티 플랫폼도 지지 않아 피해 대응은 순전히 피해 학생의 몫으로 돌아가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공동체도, 정보통신 서비스 제공자도 해결의 책임을 지지 않을 때, 피해자들은 주로 법률적인 대응을 택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혐오 표현을 규제하는 법률이 부재한 현재, 대응 가능한 법률은 모욕죄나 명예훼손죄 정도이다. 법률적 책임을 묻기 위해서는 다른 사람이 가해자의 글을 보고 그 글의 피해자를 특정할 수 있는지에 대한 특성성이 성립해야 한다. 하지만 에타는 익명성에 기반한 커뮤니티이기 때문에 법률적 대응이 어렵다.
  - 자율 규제
  지난 10월, 에타는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이하 방심위)로부터 자율규제 강화 권고를 받았다. 방심위는 커뮤니티 내에서 성별·지역·특정 대상 등에 대한 차별 또는 비하성 정보가 도를 넘어섰다고 판단해 에타 측의 구체적이고 적극적인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방심위는 자율 규제 강화 권고 조처를 내린 이유로 “통상 전체 게시물의 70% 이상이 불법, 위법이라면 아예 해당 사이트에 대한 접속을 차단하는 조처를 할 수도 있겠지만 에타는 게시글 중 문제가 되는 게 70%에 이른다고 볼 수 없기에 접속을 차단할 경우 과잉 규제”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에타 측은 여전히 묵묵부답인 상황이다. 
  우리 학교 언론정보학과 김재영 교수는 “표현의 자유를 헌법적 가치로 내세우고 있는 민주주의 국가에서 익명성 자체는 문제가 아니지만, 익명성으로 인한 폐해와 부작용이 문제”라며 “행정기관에서 조치하기보다는 시장에 맡겨야 할 사항”이라고 커뮤니티 문화 형성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에타 내 혐오 문제를 인식하고 있냐는 질문에 우리 학교 인권센터는 “최근 사회적으로도 이슈가 된 사건을 통해 인식하고 있다”며 혐오 표현 단절을 위해 커뮤니티를 이용하는 이용자의 자정노력을 강조했다. 또한, “혐오의 자유는 표현의 자유가 될 수 없고 익명성에 기대 자유롭게 하는 발언이 타인의 인권을 침해할 수 있다는 것을 기억해 혐오 표현에 동조하지 않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혐오 단절을 위한 노력
  에타 내 혐오 표현 단절을 위해 이용 규칙 개선이 필요하냐는 물음에 84.7%가 ‘네’라고 답했다. 개선 방안 유형은(복수 응답) ▲ 에타 측 관리 및 제재 강화 (64%) ▲ 올바른 커뮤니티 조성을 위한 대학의 노력(36%) ▲ 이용자의 신고 (28.8%) ▲ 익명 기능 제한 (28.8%) 순으로 집계됐다.
  - 사업자 
  온라인 서비스사업자, 플랫폼사업자는 커뮤니티 내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외면하지 말아야 한다. 대학 커뮤니티라는 공공성을 인지하고 혐오 표현 없이 표현의 자유가 보장되는 공론장 조성을 위해 커뮤니티 가이드라인과 윤리 규정을 마련해야 한다. 
  - 대학
  대학은 학생들의 실제적 삶의 공간이자, 학생들이 관계를 맺어가고 소속감을 느끼는 하나의 공동체이다. 대학 온라인 커뮤니티는 대학 캠퍼스라는 한정적인 무대를 발판으로 삼고 있기 때문에 커뮤니티 안에서 발생하는 혐오는 단순히 온라인 공간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에타는 대학 구성원들이 이용하는 커뮤니티이다. 「교육기본법」 제12조 제1항에서 확인되듯이 고등교육기관으로서 대학은 학생 그리고 모든 구성원의 인권 보호에 대한 책무를 진다. 대학은 온라인상 구성원들의 인권 보호를 위해 정기적인 인권 실태 조사와 더불어 온라인 인권 침해 예방 교육을 하며 대학 구성원들의 인권 의식 함양에 도움을 줘야 한다.
  한편, 우리 학교 인권센터는 인권 침해 예방을 위해 4대폭력예방교육 및 인권교육을 온라인에서 상시 제공하고 있다. 또한 인권실태조사, 인권심포지엄, 인권지킴이 양성 활동 프로그램 등을 매년 실시해 학생들의 인권 의식  함양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 이용자 
  이용자인 학생 역시 타인에 대한 존중을 바탕으로 혐오 표현의 심각성을 인식해야 한다.  또한, 혐오 표현 발생 시 신고와 조사에 협력하고 커뮤니티에서 혐오 표현, 사이버불링이 발생했을 때 자정 노력을 해야 한다.
  성별이나 직업, 지역 등 특정한 정체성을 이유로 사회적 소수자를 비하하는 의미를 담은 혐오 표현은 심각한 사회적 문제이다. 이제는 바뀌어야 할, 뿌리 뽑아야 할 차별이 에타에서 재생산되고 있다. 대학, 커뮤니티 사업자, 이용자 모두가 노력해 건강한 여론 형성 공간을 마련해야 한다. 
 

 

송수경 기자  cathy011022@o.c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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