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를 넘어 더 나은 미래를 다 함께 만들자

  2021년은 코로나와 코인이라는 “Co”로 시작되는 두 낱말이 많은 사람들의 뇌리에 각인되는 해로 기억될 것이다. 2021년 5월 말 우리나라의 코로나19 확진자는 14만 명을 넘어섰고, 전 세계적으로는 1억 7천만 명에 이른다. 하지만 백신 접종이 시작돼 많은 사람들이 두려움을 해소하고 있고, 아울러 치료제 개발도 머지않았다는 기대도 그만큼 높아지고 있다. 또 하나, 흔히 코인으로 부르는 비트코인을 비롯한 가상화폐 투자자가 금융위원회 자료에 따르면 5월 초를 기준으로 587만 3,000명으로 집계됐는데 이는 작년 말의 162만 6,000명과 비교해 420만 명 넘게 증가한 수치다. “가상화폐는 블록체인이 아닙니다”라는 말이 등장할 정도니 따져 볼 문제가 한 보따리로도 부족할 터인데 그 열기가 쉬 가실 것 같지는 않다. 이 역시 여러 처방책이 강구되고 있는 중이다.
  최근 케이스탯리서치 조사를 보면 청년층의 불안지수가 위험수위에 다다르고 있음을 알게 된다. 전체 성인 70% 정도가 평소 자신의 삶과 미래에 불안을 느낀다고 하는데, 20대와 30대가 각각 78%와 75%로 불안감이 가장 높았다. 여기에는 물론 여러 요인이 있지만, 특히 소득과 일자리에 대한 불안감이 크다고 한다. 그런데 이러한 불안감과 사회적인 현실이 아날로그 사회에서 디지털 사회로의 이행을 가속화하는 마중물이 된다는 사실은 매우 흥미로운 일이 아닐 수 없다. MZ세대를 사로잡고 있는 메타버스(Meta-verse)가 이를 방증하는지도 모른다.
  이런 상황 속에서 우리가 떠올려 보아야 할 또 하나의 중요한 문제가 있다. 바로 기후변화이다. 지구를 떠나 살 수 있는 보금자리는 아직 없다. 이와 관련해 2021 P4G 서울 정상회의가 시사하는 점이 있다. “포용적인 녹색회복을 위한 탄소중립 비전실현”이라는 주제로 5월 30일부터 이틀간 개최되어 전 지구적인 문제인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다양한 논의를 펼쳤는데 P4G는 Partnering for Green Growth and the Global Goals 2030의 약자로 “녹색성장과 글로벌 목표 2030을 위한 연대”를 의미한다. 파트너링(Partnering)이라는 말이 상징하듯이 어느 한 나라가 아닌 선진·개도국 모두가, 그리고 정부·기업·시민사회 등 이해관계자 모두의 ‘참여’를 강조한다. 지구촌의 모든 이들이 파트너로 참여하여 기후변화 대응과 지속가능한 발전목표를 달성하려는 글로벌 협의체가 P4G인 것이다. 이를 통해 우리는 위기를 극복하는 하나의 힌트를 찾아낼 수 있는 것이다.
  기준(Kriterium)이라는 말의 어원은 고대 그리스어 크리네인(krinein)으로, 곧 ‘구별하다’라는 의미의 동사에 맞닿아 있다. 그런데 위기(Krise)라는 단어의 어원이 ‘크리네인’이다. 위기는 문제들이 불분명하게 섞여 있을 때 생겨나는 것으로 명확한 구분을 필요로 한다. 그러니까 기준이란 어떤 특정한 대상 혹은 대상 영역이 분명하게 드러나도록 구분해 주는 것이다. ‘위기’는 인간의 현재를 가늠하는 기준이 된다. 문제는 그 기준이 위기를 대하는 사람들마다 다 다르다는 데 있다. 그래서 인간은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더러는 새로운 세상으로의 이주를 꿈꾸면서도 기준의 가장 보편적 틀을 만들고자 부단한 노력을 기울여왔다.
  지진이나 홍수, 가뭄, 해수면 상승 그리고 이를 아우르는 기후변화, 온갖 전염병의 창궐, 테러, 전쟁, 극심한 빈부격차, 인종 갈등 등이 우리의 미래를 위기에 빠뜨릴 수 있다. 우리가 함께 머리를 맞대고 이를 이야기하는 것은 위기가 곧 기회라는 것임을 인류의 역사를 통해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위기는 그 극복의 시간들과 같이한다. 순간의 필요에 의한 대처, 그에 그쳐서는 안 된다. 대학도 이제 서서히 한 학기를 마무리하는 시간을 맞이하고 있다. 언제나 그렇듯이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른 법이다. 그렇다고 늦기를 기다리라는 말이 아니다. 한 걸음 더 나아갈 수 있는 것은 지금을 어떻게 보내는가에 달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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