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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화되는 지방대 위기, 이에 대한 원인과 해법은?
김길훈 기자 | 승인 2021.04.14 11:43|(1168호)
빈 강의실 학생이 없는 한 지방대의 빈 강의실이다. 사진/ 김길훈 기자

  지방대학교(이하 지방대)는 설 자리를 점점 잃어가고 있다. 우리나라 대학교는 수도권 대학과 나머지 지역의 지방대로 나뉜다. 그런데 왜 유독 지방대의 위기 현상이 두드러지는 것일까? 최근에는 심지어 각 지방을 대표하는 지방 소재 거점국립대학교(이하 지거국)마저 하락세를 보이는 추세이다. 이는 우리 학교와 직접적으로 관련된 문제이기도 하다. 우리 학교 이진숙 총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학령인구 감소의 현실화, 지역인재 이탈’을 문제로 꼽으며 지거국의 하락세를 인식하는 모습을 보였다. 현재 지방대의 위기 상황은 어떠하며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지 알아보자.
 

수시 경쟁률 올해 서울권, 경기·인천권, 지방대별 수시 입학경쟁률이다, 인포/ 김길훈 기자

   지방대의 현주소

  신입생 정원 미달 사태를 막기 위해 지방대는 여러 전략을 펼치고 있다. 부산시에 있는 신라대학교는 수시전형으로 입학할 2021학년도 신입생 중 최초합격자 전원에게 수업료를 반액 이상 면제해 줬다. 또 광주시에 있는 호남대학교는 신입생에게 아이폰을 준다고 홍보했다.
  입학 경쟁률 평균 또한 낮아지고 있다. 올해 수시모집에서 지방대의 평균 경쟁률은 5.6대 1에 불과했다. 서울권 대학교 14.7대 1, 경기·인천권 대학교 10.5대 1이라는 평균 경쟁률과 비교하면 상당히 저조한 수치다. 심지어 경쟁률이 3대 1 아래로 내려간 곳이 14개, 1대 1에도 미치지 못한 곳이 4개나 됐다. 정원 미달 위기에 지방대는 추가모집을 통해 신입생 유치에 나서곤 있지만, 상황은 녹록지 않다. 전국 지방대의 추가모집 인원은 작년과 비교해 두 배 이상 늘었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가 공개한 전국 175개 대학의 정시 추가모집 현황에 따르면, 올해 전국 지방대의 정시 추가모집은 8,930명에서 2만 3,767명으로 작년 대비 166.1%나 늘었다. 이런 가운데 대학교육연구소는 2024년엔 수도권 외 지방대 220곳 중 학부 신입생 정원의 70%를 못 채우는 학교가 85곳에 달하고, 절반도 채우지 못하는 학교가 26곳이 될 것으로 예측했다. 
  또한, 지방대의 재학생 수도 점점 감소하며 위기가 심화하고 있다. 여러 지방대에서 자퇴, 진학, 편입 등의 이유로 중도 탈락하는 학생의 비율이 증가해 지방대의 존립이 위협받는 상황이다. 2019년 전국 4년제 대학 중도 탈락 학생의 비율은 ▲제주(소재 대학) 8.1% ▲전남 6.9% ▲전북 6.0% ▲경남 5.7% ▲경북 6.1% ▲광주 5.4% ▲대전 5.4% 등으로 서울 2.9%와 비교했을 때, 지방대가 처한 상황이 여실히 두드러진다.
  

지거국 정시 경쟁률 2020, 2021학년도 정시 입학경쟁률 추이이다. 인포/ 김길훈 기자

   지거국의 하락세

  거점국립대학교는 ‘거점국립대학교총장협의회’에 가입된 서울대, 부산대, 경북대, 충남대, 충북대, 전남대, 전북대, 경상대, 강원대, 제주대 총 10개의 국립대학교를 통칭한다. 지거국은 사립대학교(이하 사립대)와 비교해 저렴한 등록금과 고향과 가까운 위치가 큰 장점으로 여겨지며 지역 명문대로 떠올랐지만, 최근 서울대를 제외한 지거국의 위상이 크게 하락했다.
  종로학원의 ‘2020 대학 정시 합격선 분석’에 따르면, 인문계 상위 300개 학과 중 지거국(서울대 제외)의 학과는 제주대 초등교육과 한 곳뿐이다. 또 2021학년도 정시모집에서 강원대만 입학 경쟁률이 3.4대 1에서 3.59대 1로 상승했고, 나머지 지거국의 경쟁률은 모두 하락했다. 특히 전남대는 3.11대 1에서 2.7대 1로 떨어져 사실상 미달 상태가 됐다. 전북대(3.17대 1)와 경북대(3.11대 1)는 신입생 미달사태가 임박한 상황이다.
  신입생 입학 후에도 지거국은 전반적으로 중도 탈락생 수가 증가하며 하락세를 보인다.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지방거점대학 자퇴자 현황’에 따르면 강원대는 지난 9월 30일 기준으로 그해 753명(재적 인원의 3.6%)이 자퇴했다. 이 중 절반가량이 진학(138명)과 편입학(227명)을 이유로 자퇴한다고 답했다. 2019년 기준 경북대는 796명(재적 인원의 3.6%), 부산대는 631명(3.3%)이 학교를 그만뒀다. 경북·부산·전남대 등 지거국의 자퇴율은 지난해 평균 2%대 후반에서 올해 3%대로 상승하는 추세다. 

중도 탈락생 비율 2019년 지역별 중도 탈락생 비율이다. 인포/ 김길훈, 송수경 기자

  우리 학교의 상황은?

  지거국에 포함된 우리 학교는 어떨까? 우리 학교의 자퇴생 비율은 증가하지 않았지만, 2021학년도 기준, 정시 입학 경쟁률은 3.76대 1에서 3.3대 1로 하락했다. 또 우리 학교 국가안보융합 전형(해양안보학)은 0.83대 1의 경쟁률을 보이며 지거국 9개교(서울대 제외) 개설 학과 중 유일하게 미달을 기록했다. 
  약 10년 전인 2009학년도에 정시 기준, 우리 학교 영어교육과가 인문계 상위 164위에 이름을 올렸지만, 2020학년도에는 인문계 상위 학과 300위 안에 한 개의 이름도 올리지 못했다. 자연계 또한 마찬가지다. 의예·수의예·치의예·한의예과를 제외하고 2009학년도 정시 기준, 우리 학교 수학교육과가 자연계 상위 273위를 차지했지만 2020학년도에는 자연계 상위 300위 안에 오르지 못했다. 이렇듯 우리 학교의 입학경쟁률은 하향하는 추세를 보인다.

  위기 원인

  수도권 집중 현상
  지방대 위기와 청년층 지역인재 수도권 유출은 밀접한 관련이 있다. 전국대학노동조합은 청년층이 수도권으로 몰리는 이유로 저성장 및 일자리 부족, 4차 산업혁명, 지방 위기 등에 직면해 더 나은 일자리를 찾기 위함을 제시했다. 이어 “지방대 졸업생들은 수도권 대학교 졸업생들보다 임금, 취업률, 취업의 질, 직업과 전공 일치 여부에서 열악하다”고 설명했다. 게다가 지역을 대표하는 지거국 마저 위상이 크게 하락하고, 실질적인 산학협력도 수도권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 즉 지방대 위기 원인은 인적·물적 자원이 수도권에 몰려있는 구조적 문제, 지방대 출신이 양질의 일자리를 구하기 어려운 노동시장의 문제, 지방대 출신을 차별하는 사회적 문제와 맞물려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사회, 경제적 토대가 마련돼야 한다.
  학령인구감소로 인한 미충원 심화
  학령인구감소는 지방대의 큰 위기로 다가오고 있다. 학령인구는 6세에서 21세 사이의 인구를 의미하며, ‘인구로 보는 대한민국’의 통계자료에 따르면, 2017년 846만 명의 학령인구가 향후 10년간 190만 명으로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학령인구감소는 지방대 정원미달과 재정 수입 감소로 이어진다. 이는 곧 지방대의 교직원 임금삭감, 신규채용 중단, 교육·연구 여건 하락 등 대학 운영 전반에 영향을 미친다. 그뿐만 아니라 학생 수 미충원을 넘어 ‘폐교’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학생들은 학습권을 침해받고, 교직원들은 일자리를 잃으며, 지역사회는 상권과 활력을 잃을 수밖에 없다.
  고등교육에 대한 정부의 책임 부재
  우리나라의 사학 의존도는 2019년 기준 335개 대학 중 사립대가 84%(281교)로 OECD 국가 중 최고 수준이며, 사학 의존도가 높은 만큼 대학 재정의 상당 부분을 학생과 학부모의 등록금으로 부담한다. 고등교육 공교육비 중 정부지출 비율은 37.6%로, OECD 평균인 66.1%와 비교하면 현저히 낮다. 이는 OECD 국가 대부분이 대학교를 직접 운영하거나, 재정의 상당 부분을 정부가 책임지는 것과는 대조된다. 또한 시장 논리를 내세운 무분별한 대학 신설과 교육부가 대학 정원을 대학 자율에 맡기는 정원 자율화 정책은 지방대 위기를 부추겼다.
  부정, 비리 및 부실 운영
  지금까지 폐교한 사립대 16곳 중 인제대학원대학을 제외한 아시아대학교, 명신대학교, 동부산대학교 등 15곳이 지방대였고, 1988년 이후 임시이사 선임대학 50곳 중 30곳이 지방대였다. 이들 대부분은 설립자 친인척 중심 운영, 이사회 허위 개최, 교비 횡령, 회계 부정, 교수채용 비리 등 부정·비리가 난무해 부실 운영을 면할 수 없었다. 작년 12월 광주지역 교육단체 ‘학벌 없는 사회를 위한 시민모임’에 따르면 최근까지도 지방대의 부정·비리가 이어지고 있으며, 사학 운영자들은 대학 구성원들을 탄압해 지방대의 자정 능력을 악화시키고 발전을 저해해 왔다. 따라서 지방대가 현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대학의 공공성, 민주성, 투명성에 대한 법적 강화방안이 필요하다.
  실효성 없었던 지방대 육성정책
  지금까지의 지방대 육성정책이 국가 균형 발전과 지방대 발전을 내세우긴 했지만, 실질적인 효과를 내지 못했다. 지방대 육성정책 전반이 시장주의에 기반한 수도권 중심의 경쟁력 강화 논리를 벗어나지 못했기 때문이다.
  지방대 육성 주요 정책은 정부가 바뀔 때마다 변화했으며, 지방대 육성정책에서 지방대는 구조조정 대상이 되기도 했다. 또한, 지방대 육성정책의 핵심으로 강조한 ‘산학협력’도 현실과 괴리가 있었다. 산학협력 지방 산업체 대부분은 대기업의 하청업체, 연구·개발 R&D에 대한 투자 여력이 부족한 중소기업 등으로 구성돼 제대로 된 산학협력에는 한계가 있다. 지역인재 의무채용을 통한 지방대 적극적 우대정책 역시 법·제도 미비로 목표에 달성하지 못했다.

  위기 해소법

  지역인재 의무채용
  지역인재 의무채용(이하 지역인재채용)은 혁신도시로 지정된 지역의 공공기관에서 지역인재를 일정 비율 이상 의무로 채용하는 것을 말한다. 이때 지역인재는 주민등록상 주소와 무관하게 공공기관 이전 지역에 소재한 대학 및 고등학교를 최종적으로 졸업했거나 졸업 예정인 사람을 뜻한다. 최근, 해당 지방 지역인재들에게 공공기관 취업 기회를 제공하는 지역인재채용이 본격화되고 있다. 이러한 지방대 우대정책은 국가 균형 발전과 직결되므로 보다 적극적으로 추진돼야 한다. 이를 위해 공공기관 지역인재채용과 지방대 지방인재 선발을 ‘권고’가 아닌 ‘의무’로 확고히 하는 등 문제 개선을 하려는 국가적 노력이 더 필요하다.
  정부책임형 사립대학의 도입
  서울권 대학에 경쟁력이 밀리는 지방사립대는 경쟁에 따른 재정 지원에서 소외됐고 이마저도 규모가 작은 상태이다. 이런 문제와 관련해 대학 개혁이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며, 정원 감축과 폐교 등 기존 ‘구조조정’ 방식이 아닌 근본적인 해결책의 필요성이 주목받았다. 육성을 떠나 존폐위기에 몰린 지방사립대를 살리기 위한 특단의 대책으로 작년 12월 ‘정부책임형 사립대학’ 도입이 제안됐다. 정부책임형 사립대학은 정부의 지원을 통한 전체 사립대 ‘반값 등록금’ 시행으로 재정을 등록금에 의존해온 구조를 바꾸고, 고등교육의 공공성을 확대하는 제도이다. 사학 의존도와 등록금 의존도가 높은 지방사립대는 학령인구 감소라는 대외적 변화를 맞았다. 이러한 상황을 고려하면, 전체 사립대 재정의 절반 이상을 지원하는 ‘정부책임형 사립대학’ 도입이 필요해 보인다.
  전체 대학의 정원 감축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문제 대응을 위해 전체 대학 정원 감축의 필요성이 대두됐다. 작년 7월 ‘대학위기 극복을 위한 지방대 육성방안 토론회’에서 임은희 연구원은 전체 대학 정원 10% 감축을 언급했다. 지방대의 몰락을 막고, 고등교육 생태계를 유지하기 위해서 부족한 학생 수를 전체 대학에 고르게 분배할 것을 제안했다. 전체 대학을 10%로 감축한다면, 지방대 입학정원은 2021학년도 30만여 명에서 2024학년도 27만여 명으로 줄어든다. 이를 통해 지방대의 몰락을 막고, 전체 대학 교육 여건 개선 효과와 수도권 대학의 체질 개선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또한, 임 연구원은 추가적인 대학 자율 감축, 정원 외 모집을 정원 내로 흡수, 동일법인 대학 통폐합 등 지방대 문제를 다각도로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방대 육성법 개정 및 제도 개선
  2014년 지방대학 육성법으로 불리는 「지방대학 및 지역균형인재 육성에 관한 법률」 제정 이후에도 지방대의 위기는 여전하다. 따라서 이를 해결하자는 법 취지가 구현될 수 있도록 실효성 있는 법·제도 개선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대학교육연구소는 「지방대학육성법」에서 정부의 지방대 지원을 더 분명히 의무화하고, 의무사항을 법률에 구체적으로 명시해야 함을 규정했다. 이어 “범정부 차원에서 지방대 육성 기구를 마련해 체계적으로 정책을 추진하고 지방인재 우대 관련 제도를 보완해 정부 목표치만큼이라도 지방인재를 채용하려는 개선이 필요하다”며 지방대 육성을 위한 포괄적인 해법을 얘기했다. 
  지방대 자체의 노력
  지방대 자체도 방책을 모색해야 한다. 각 지방대의 노력이 선행되지 않으면 정부나 국가 차원의 대책도 나올 수 없다. 지역자치단체, 기업체, 대학이 함께 지역을 혁신하고, 신산업을 창출하고, 기업이 필요로 하는 역량을 갖춘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힘을 쏟아야 한다. 경상대학교 권순기 총장은 토론경남 방송에서 “지방대는 경쟁력 있는 학과로 구조개혁을 시행하고 대학 및 학과 통합을 통한 자율적 구조조정을 적극적으로 시행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지거국은 기초·보호학문 분야를 유지·발전 시켜 구조 개혁된 지방대에 기초교양 교육을 제공해야 한다고 말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만 18세 학령인구는 2019년 59만 명에서 2040년 28만 명으로 절반가량 줄어들 전망이다. 수도권 대학과 지방국립대학 입학정원이 현재 26만 명 정도임을 고려하면, 단순 수치상으로는 지방사립대 없이 학생충원이 충분하다는 뜻이다. 이를 비롯해 여러 이유로, 지방대 특히 지방사립대의 미래는 걱정될 수밖에 없다. 또, 지방대의 붕괴는 지역 경제 침체와 지방 소멸로 이어져 지역사회 전체의 위기로 확산할 것이다. 지방대 위기가 본격화되고 있는 현재, 진지한 고민을 통한 실질적 해답을 찾는 것이 국가의 책무로서 중요하다. 그뿐만 아니라, 지방대들도 대학이 속한 지역사회와 함께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자구책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이러한 각각의 노력이 지방대의 운명을 달리하지 않을까?

 

김길훈 기자  kgh3423@o.c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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