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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에게 묻는다하늘의 안부
충대신문 | 승인 2021.04.14 10:59|(1168호)

  새로운 사람과 알아가기 시작할 때, 우리는 안부를 묻는다. 기분이 어떠한지 근황은 어떠한지 지금 어디에 있는지.
  하늘도 비슷하다. 하늘을 알아가기 위해서는 먼저 하늘의 안부를 물어야 한다. 하늘의 파란색과 구름의 모양, 일몰 후에야 보이는 별과 달 등이 대표적이다.
  조금만 더 나아가면 하늘은 참 많은 색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눈을 뜨면 보이는 연 하늘빛, 태양의 배경이 되는 푸르른 파란빛, 저녁 노을의 시작인 무지갯빛.
  하늘은 이처럼 내가 슬플 때, 기쁠 때 모두, 때로는 경이로운 풍경을 선사하고 밤마다 우주의 신비로움을 보여준다.
  언제부터인가 하늘을 올려다보지 못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태어난 그 시점부터 우리의 배경에 하늘이라는 공간이 가득했을 텐데 내 의식 속에 사라진 시점은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노력하지 않아도 느낄 수 있었던 시간의 흐름을 언제부터인가는 느끼기 위해 노력해야 했다.
  그리고 나는 그것이 내가 하늘을 올려다보는 빈도가 줄었기 때문이라는 것을 알았다. 태어나서 지금까지 흘러온 시간의 구간 속, 어느 순간부터 내 눈은 하늘이 아닌 바닥으로 향했던 것 같다.
  어릴 때부터 들었던 말들, 개미와 베짱이의 이야기. 더운 여름날 열심히 일만 한 개미는 추운 겨울을 무사히 보낼 수 있었지만, 베짱이는 그러지 못했다는 이야기. 우리는 쉬지 않고 돌아가는 인생을 부지런하다고 칭한다. 그리고 게으름이란 나쁜 것이라고 배운다.
  우리는 가만히 있는 시간을 싫어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가뭄에 단비처럼 오는 여유로운 시간에 나는 무엇을 하는가. 울리지 않는 핸드폰을 바라보기도 하고 할 일 없이 리모컨을 만지기도 한다. 아마 그런 사람이 대부분일 거다. 무언가 아무것도 하지 않는 시간이 부재한 채 어떠한 것으로 우리의 시간을 빈틈없이 칠하고 있다. 어쩌면 가만히 있는 시간을 두려워하는 것일 수도 있다. 우리는 고요하고 조용한 그 시간에 무언가 즐거워야 한다는 압박, 심심하고 싶지 않다는 강박에 사로잡힌 것일지도 모른다.
  한정된 시간을 조금이라도 더 빽빽하게 채우고자 빨라지는 속도는 이제는 두려울 정도가 됐다. 탈 수도 내릴 수도 없고 바라보기에도 위태롭다. 그럴 때는 그저 멀리서 바라보자.
  속도에 지칠 때도 멀리 있는 하늘만큼은 나에게 느리게 다가온다. 그리고 느린 하늘에 내 발걸음을 맞춰 보면 언젠가 다시 돌아올 것이다.
  잠시 심심해도 괜찮다. 잠깐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괜찮다. 오히려 지금 나에게는 여유가 필요했을지 모른다.
  비록 겨울을 준비하지 못했지만 베짱이는 여름 햇살 아래에 시원한 그늘 아래서 푸르른 여름의 하늘을 만끽했을 것이다. 일에 지친 개미가 자는 동안 여름의 밤하늘을 올려다보았을 것이다.
  하늘을 올려다본지 얼마나 오래됐는가. 우리는 얼마나 자주 하늘을 올려다보는가. 지금 하늘을 올려다볼 여유를 가지고 있는가.
  오늘날을 살아가면서 우리는 가장 얇은 시곗바늘의 한 칸만큼의 하늘도 바라보지 못할 만큼 여유롭지 못한 삶을 살아가는지도 모른다.
 

권사랑 (정보통계학·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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