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 제작실 크로마키 장비가 구비된 미디어 제작실의 모습이다. 사진/ 엄수지 기자

  하브루타(Chavruta). 한경 경제용어사전에 따르면 하브루타는 나이, 계급, 성별에 관계없이 두 명이 짝을 짓고 서로 논쟁을 통해 진리를 찾는 것을 의미한다. 유대인들만의 독특한 교육법인 하브루타는 공부법인 동시에 토론 놀이이다.
  우리 학교 신축 도서관을 취재하다 보니 유대 문화인 하브루타가 연상됐다. 수년에 걸쳐 온 프로젝트인 우리 학교 신축 도서관 건설에는 두 가지 큰 목적이 있다. 첫째는 재학생을 위한 도서관, 둘째는 시끌벅적한 도서관이다. 첫 번째 목적인 재학생을 위한 도서관은 단번에 이해가 된다. 학교의 주인은 학생이기에 학교시설은 재학생을 1순위 이용대상으로 보고 운영해야 한다. 하지만 두 번째 목적인 시끌벅적한 도서관은 첫 번째 목적과 달리 바로 이해하기 어렵다. 우리 학교가 시끌벅적한 도서관을 추구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지하 2층에서 지상 5층에 이르는 우리 학교 도서관을 살펴보며 알아보자. 

컨퍼런스룸 대규모 모임 공간인 컨퍼런스룸의 모습이다. 사진/ 엄수지 기자

  우리 학교 도서관의 연혁
 
  우리 학교 도서관은 1953년 5월 도립 충남대학교의 문리과대학 도서관으로 출발했다. 또한, 중앙도서관과 3개의 분관(농학, 의학, 법학)에 약 180만 권의 장서를 소장하고 있으며, 학내 구성원과 지역주민의 연구와 학습을 위해 학술지, 원문 데이터베이스와 전자저널 등을 지원한다.
  작년 말 지상 2층, 지하 2층으로 구성된 12,000m² 규모의 신축 도서관을 기존 도서관에 증축했다. 지난 1월 20일 개관한 신축 도서관에는 멀티미디어실, 영상음향실, 커뮤니케이션라운지, 북카페 등 이용자 중심의 시설이 자리해, 더욱 친화적인 도서관으로 거듭났다.

스트레스 프리존 1(休) 스툴이 비치된 스트레스 프리존 1(休) 모습이다. 사진/ 엄수지 기자

  신축 도서관 개관 이후 변화
 
  시설 변화를 제외하고 신축 도서관 개관을 기점으로 바뀐 점은 총 세 가지이다. 먼저, 도서관 이용대상을 재학생 및 교직원, 졸업∙수료 3년 이내의 졸업생 및 수료생 등으로 축소시켰다. 도서관 출입 방법도 변경됐다. 지난 12월 31일까지 학생증 및 모바일 학생증 병행 사용으로 가능했던 도서관 출입이 올해 1월 1일 자로 우리 학교 도서관 앱의 도서관 이용증 QR코드로만 가능해졌다. 복제 가능한 모바일 학생증의 남용을 막기 위해서다.
  또한, 도서관 이용증에 출입 기능이 생기고 그룹스터디룸 예약 기능이 추가되는 등 우리 학교 도서관 앱의 변화 역시 엿볼 수 있다. 도서관 홈페이지 변경으로 우리 학교 각 학과 학위논문 일람이 가능해졌고, 전자 우편을 통해 신착 자료 정보를 받을 수 있게 됐다. 홈페이지 이용 관련 문의는 우리 학교 도서관 서비스지원팀을 통해 할 수 있다.

  구도서관
  우리 학교 중앙도서관은 대전시 중구 문화동 보운캠퍼스에서 1982년 대덕캠퍼스로 이전해 약 40년간 같은 자리를 지켜왔다. 지상 1층에서 5층으로 이뤄진 중앙도서관은 크게 자료실과 열람실로 나뉜다. 자료실은 지상 4층의 제1자료실 및 제2자료실, 지상 3층의 특수자료실 등으로 이뤄져 있다. 열람실은 지상 2층의 제1열람실 A, B, 제2열람실 A, B, 노트북석, 제3열람실 A, B, 노트북실 등으로 구성돼 있으며 약 700석이 있다.

미디어존 한 학우가 VR 체험 부스에서 VR 체험을 하고 있다. 사진/ 엄수지 기자

  과거 구도서관의 문제점

  신축 도서관 증축 계획을 세우게 된 결정적 계기는 중앙도서관의 노후화된 시설이다. 건축 후 약 30여 년이 경과해 전면적인 개보수 시점에 도달한 것이다. 2015년 당시 우리 학교 도서관의 현황을 살펴보면 학습, 열람 및 장서 수장 공간 부족으로 재학생 1인당 도서관 연면적이 1.1m⁲밖에 되지 않았으며 해당 면적은 거점 국립대 중 최하위이고 관계법령 1.2m⁲에도 미달인 상태였다. 열람석 수 또한 학생 정원 대비 17.8%로 거점 국립대 평균(19.5%)에 미치지 못하며 관계법령 속 명시된 20%에도 미달돼 학생들에게 충분한 학습공간을 제공하지 못하고 있었다. 결론적으로 시설 노후화와 장서 포화로 인한 하중 문제는 건물의 안전성 문제로 이어지게 됐다.

스트레스 프리존 2(心) 휴식 공간인 스트레스 프리존 2(心)의 모습이다. 사진/ 엄수지 기자

  신축 도서관 층별 시설

  지하 2층

  미디어 제작실
  배경을 바꿀 수 있는 크로마키 장비가 구비된 것이 이곳의 가장 큰 특징이다. 원격교육 및 동영상 촬영 지원을 위해 만들어진 이곳에서 이용자는 개개인의 목적에 따라 시설을 마음껏 이용할 수 있다. 아나운서, 방송기자, 인강 강사 등을 희망하는 학우를 포함해 동영상 촬영 실전 연습이 필요한 학내 구성원에게 추천한다. 도서관 앱 예약 후 이용 가능하며 이용 시간은 1일 기준 4시간이다. 또한, 기기 및 소프트웨어 사용법을 안내받은 후 사용 가능하다.
  열람실(Reading Room)
  열람실은 200여 석 규모의 개방형 개인 학습공간이다. 스탠드 조명이 구비돼 있으며 6인용 테이블에서는 무선 충전이 가능하다. 도서관 앱 예약 후 이용 가능하며 이용 시간은 1일 기준 4시간, 총 3회 연장할 수 있다. 카페 같은 모습으로 폐쇄형 열람실보다 개방형 열람실을 선호한다면 이용할만한 공간이다.
  스트레스 프리존 1(休) & 2(心)
  열람실(Reading Room)과 같은 공간에 위치한 스트레스 프리존은 학습 중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휴식하는 공간이다. 스트레스 프리존 1(休)에는 온몸을 뉠 수 있는 빈백과 스툴이 있어 개개인이 원하는 방식대로 휴식을 취할 수 있다. 또한 스트레스 프리존 2(心)은 마인드 테라피존이라고도 불리며, 태블릿에 설치된 다양한 앱으로 심리치료나 심리 체크 등을 할 수 있다. 또한 심신을 안정시킬 수 있는 명상 앱을 이용해 휴식을 취하고 마음의 안정을 찾을 수 있다.

  지하 1층

  미디어존(Media Zone)
  ‘학교 도서관에 이런 시설이?’라고 할 만한 이곳은 VR 체험 부스이다. VR은 가상현실이라 불리며 컴퓨터로 만들어 놓은 가상의 세계에서 사람이 실제와 같은 체험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최첨단 기술을 말한다. 우리 학교의 VR 체험 부스는 VR 콘텐츠에 따라 A실, B실 두 곳으로 나뉜다. ‘Dancing Sword’와 ‘농장을 지켜라’는 A실에서, ‘Fancy Skiing’과 ‘Nature Treks’는 B실에서 체험 가능하다. 부스 근처 안내 데스크에서 예약 후 이용 가능하며 2인 이상이어야 한다.

  지상 1층


  1인 미디어 편집공간(셀프스튜디오)
  언뜻 보면 평범한 컴퓨터실 같아 보이는 이곳은 1인 미디어(유튜브 등) 촬영 및 편집을 할 수 있는 공간이다. 모니터 위의 도넛같이 생긴 전구는 링 라이트로 LED 조명이며 색온도를 3000K에서 5000K까지 조절 가능하다. 링 라이트 가운데에는 핸드폰을 고정시킬 수 있는 스마트폰 홀더가 설치돼 있다. 컴퓨터 동영상 편집 프로그램인 프리미어도 이용 가능하다. 도서관 앱 예약 후 이용 가능하며 이용 시간은 1일 기준 4시간이다.
  컨퍼런스룸 & 그룹스터디룸
  컨퍼런스룸은 컨퍼런스, 세미나 등 대규모 모임을 위한 공간이다. 컨퍼런스룸 A(14인실), B(10인실), C(12인실)까지 총 3실이 있다. 세 곳 모두 스피커를 포함해 고정된 화상회의 카메라가 구비돼 있으며 52인치의 큼직한 전자칠판이 기본으로 준비돼 있다. 이 중 가장 넓은 컨퍼런스룸 A에만 빔프로젝터와 스크린이 있다. 
  조별 회의 등 협업 및 그룹학습 공간이 필요할 땐 그룹스터디룸을 이용할 수 있다. 5인실 및 6인실 그룹스터디룸이 각 1실씩 있으며, 10인실 그룹스터디룸은 총 4실이다. 그룹스터디룸에는 컨퍼런스룸과 같이 52인치의 전자칠판이 구비돼있다. 그룹스터디룸엔 고정된 화상회의 카메라가 없어 이용자는 필요시 스피커를 포함한 화상회의 카메라를 안내 데스크에서 대여해야 한다. 노트북 최대 4대, 화상회의 장비 최대 2세트, 미러링 케이블, HDMI 케이블도 대여 가능하다. 컨퍼런스룸과 그룹스터디룸 모두 도서관 앱 예약 후 이용 가능하며 이용 시간은 1일 기준 2시간이다. 다음 예약이 없을 경우 1회 연장 가능하다. 현재 코로나19로 열람실, 스트레스 프리존, VR 체험 부스를 제외한 다른 시설은 이용이 불가능하다.
  한편, 배민(기계공학·2) 학우는 “학습시설이 좋아졌고 깨끗해서 면학 분위기 조성이 잘 되는 것 같다”며 “여러 시설들이 많아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다는 점이 새롭다”는 신축 도서관 이용 소감을 전했다. 또한, “중앙도서관에서는 이용 시간 경과 후에도 사람들이 자리를 차지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신축 도서관에선 그런 모습이 잘 보이지 않는다”고 신축 도서관에 대한 만족감을 나타냈다. 하지만 “도서관에서 공부하고자 하는 학생들은 많은데 그에 비해 자리가 넉넉지 않은 것 같다”며 신축 도서관에 대한 아쉬움도 드러냈다.
  우리 학교 신축 도서관 기대 효과에는 학교 경쟁력 강화, 향후 각종 과제를 선정 받기 위한 기반 조성, 안전 및 효율 증진 등이 있다. 그중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 학교 학생들이 개개의 학습활동에 적합한 시설 및 공간에서 학습하며 지식과 재능의 자율적 개발을 촉진하는 것이다. 학생들은 문화와 휴게를 공유할 수 있는 시설에서 여가 시간을 자기 개발의 유용한 시간으로 활용할 수 있다.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우리 학교 중앙도서관은 신축 도서관과 만나며 전환점을 맞이했다. 구(舊)와 신(新)의 만남으로 학생들은 우리 학교 도서관의 역사를 직접 눈으로 마주함과 동시에 각자의 목적에 맞게 도서관을 이용할 수 있게 됐다. 중앙도서관이 우리 학교 졸업생과 재학생을 위해 긴 세월 자리를 지켜온 것처럼 신축 도서관 또한 지금 그 자리에서 오랫동안 학생들을 위해 있을 것이다. 신축 도서관의 목표에 맞게 학생들이 학습은 물론 자기 개발과 휴식까지 온전히 행할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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