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부문 최재혁 당선자

  “미완의 세계에 온 걸 환영합니다.”

  어딘가 높은 곳에 올라가 사람들이 살아가는 모습을 보면 개미들을 바라보는 것만 같았다. 무턱대고 열심히 살아가고 있는 것이. 나를 피식 웃게 했던 것은 개미 중에 나도 포함이 되어있다는 것이었다. 나에게 있어 시는 정말 무거운 짐이었다. 그런데도 써야만 했다. 겁이 났다. 형이 칭찬을 받고 나는 형의 비교 대상이 되고, 처참히 짓눌리는 데도 형은 나를 감싸 안아주었다. 어른들에게 보여줄 게 필요했고, 두려움을 글로 풀어냈다. 긴 글을 쓰면 사람들이 보지 않을 것만 같았다. 그래서 짧게 쓰고, 줄이고, 줄이다가 시가 되었다.

  얀이라는 녀석은 내 이상적 세계에 사는 꼬마아이다. 나는 그 이상적 세계를 미완의 세계라고 불렀다. 어떠한 것도 존재하지 않고, 까마득한 우주 같은 어느 공간. 난 얀을 그 세계에서 마주했다. 그 아이는 투덜거리지도 않고 얌전하다. 얀에게는 비교할 대상도 두려워할 것들이 없었다.
 
  나는 시를 쓸 때면 얀과 얘기를 나누었다. 그러기 위해선 내가 미완의 세계로 들어갈 수밖에 없었다. 잠을 자면 되었다. 꿈속에선 얀의 모습이 멋대로 바뀌어도 이상할 게 없었다. 둘만의 공간에서 나는 얘기를 나누었다. 난 꿈을 그대로 시를 쓴다.
 
  종이 위에 꿈을 쓰던 밤중이었다. 정전된 것이다. 바로 앞에 있던 것도 구별이 되지 않았다. 마치 하나가 된 기분이었다. 우주 속에 던져진 것처럼. 그때 난 얀과 실제로 만났다. 현실의 세계인 지구에서. 정육면체의 나의 방에서. 나는 개미가 아닌 얀이 되고 있었다.
제 글에 만족해주신 분들에게 감사드리며, 나의 친구. 반예, 오재, 밈석 항상 고맙고 사랑한다.
 
  부모님에게 자랑스러운 아들이며, 형에게 부끄럽지 않도록 시를 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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