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 나

조정원 교수(약학대학)

  캠퍼스의 5월은 늘 싱그럽습니다. 요즘에는 미세먼지 농도 수준을 살펴보고 창문을 열 것인지 말 것인지를 고민하게 되어 씁쓸하지만, 하루가 다르게 색을 더해가는 신록을 보면서 학교로 오는 아침 길은 늘 기분이 좋습니다.

  언젠가 연구실에서 사용할 조그마한 탁상용 프로젝터를 구매한 적이 있었습니다. 화면을 가리는 것이 없어야 했고 촛점을 맞춰야 했기에 창가에 있었던 서류, 책들을 치우기 시작했고, 전선을 연결해야 했기에 책상을 밀고 당기고 하다보니 결국은 책상과 책장 위치까지 바꾸게 되었습니다. 낑낑대면서 책상을 옮기면서 괜히 시작했다고 얼마나 후회했는지 모릅니다. 결국, ‘정말 손바닥만한 것이 큰 책상까지 움직이는구나...’,‘아주 조그마한 변화가 세상을 바꿀 수도 있겠구나’하는 거창한 생각을 하게 되었던 순간이었습니다. 

  서울 출장 길에서, 어느 초등학교 교문 앞에 “꿈을 가져라, 꿈을 말해라, 꿈을 써라”라는 문구가 크게 씌여진 것을 보고 정신이 번쩍 들었던 적이 있었습니다. 꿈을 가지고만 있을 때는 내가 언제든지 마음대로 가졌다가 없앨 수가 있습니다. 누군가에게 말하게 되면, 이미 내가 약속을 하게 되는 것이고 그 누군가는 당신의 꿈을 위해서 도와주는 조력가가 될 것입니다. 꿈을 써놓게 되면 가끔 들여다보면서 지금의 나와 비교하면서 어디까지 도달했는지 끊임없이 생각하게 할 것입니다. 그리고, 어느 순간 자신의 꿈이 이루어져있는 것을 느끼게 될 것입니다.

  스마트폰을 통해서 매우 쉽게 정보를 얻을 수 있고, 줄 서지 않고 버스와 기차표를 예매할 수 있는 지금의 세상은 저에게도 너무나 편하기만 합니다. 뭔지는 모르겠으나, 더 편리하고 신기한 기능이 추가되었으면 하는 희망도 해봅니다. 책을 통해서 지식을 습득했던 우리 세대에 비해서, 우리 학생들은 영상, 활자와 소리를 동시에 습득할 수 있는 아주 놀라운 재주를 가지고 있어 부럽기까지 합니다. 그런데, 머리 속에 잔상이 남아있는 동안은 순발력과 참신함이 샘솟아서 신속하게 판단하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도출해내지만, 잔상이 없어지면 그 능력은 아주 빨리 시들해지는 것 같습니다. 또한, 시들어져도 ‘또 금방 찾으면 되지..’라는 생각으로 그 능력을 붙들려고 하지 않는 것이 아닌가 하고 생각되어 아쉽습니다. 그래서, 아주 조금씩 내 생각을 유연하게 더하는 연습을 하면 좋지않을까 하는 생각도 해봅니다. 

  나의 미래를 알 수 없으므로 불안한 마음이 늘 함께하겠지만, 내일의 나의 모습은 내가 지금 그리는 대로 만들어진다는 생각을 하였으면 합니다. 나의 지금의 조그마한 변화는 얼마 뒤의 큰 변화를 가져오게 될 것입니다. 거창한 것이 아니라, 밝은 얼굴로 인사하면서 주변을 기분좋게 만들 수 있고, 하루에 한번 감사하기를 통해서 조직과 주변 사람이 눈에 들어오게 될 것입니다. 따라서, 사회 구성원으로서 스스로 역할을 만들어갈 수 있는 있는 역량이 커갈 것으로 믿습니다. 앞으로 우리 사회를 이끌어가게 될 무한한 잠재력과 가능성을 가진 우리 충남대학교 학생들이 어떤 어른들로 성장하게 될지 매우 궁금해집니다. 

  더 멋진 우리 학생들이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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