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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9회 충대문학상 시부문 당선작
충대신문 | 승인 2018.05.29 09:03|(1140호)

   조수

                             추성은(중앙대학교 문예창장학과 1)

 

우리는 베란다에서 이별에 대해 이야기 했다 먼 건물의 조도를 어림짐작으로 짚으며 저 곳은 해변이야, 아니야 긴 슬픔이다 여전히 밀물과 썰물을 구분하지 못 하는 너는 난감하게 웃었다

나는 여전히 너와 본 적 없는 바다를 떠올렸고
그 해 여름은 근사한 빛으로 가득했다

우린 같은 침대에 누워 함께 맞은 해풍을 떠올리고자 애썼다 여름이 가면 바다도 다 지나가겠다, 아쉬운 듯 이야기하는 너에게 어젯밤 만진 빛의 감촉을 자세히 설명해주었다 전신주들은 바깥의 슬픔을 안고 방 곳곳에 스며들었다 소라를 귀에 대고 이별을 기다리다보면 바다가 밀려오듯 커튼을 친 실내는 푸르고 어두웠다 꼭 소라게 껍질처럼,

젖은 모래알처럼, 아무것도 예감 할 수 없는 여름이었다
베란다에서 말린 옷에서 타지의 냄새가 났다 어젯밤 우리가 함께 보았던 시시한 빛이 수평 너머까지 뻗었을 때, 아무도 보지 못한 해변이지만 그런 허풍으로 이별을 미룰 때, 아침이 오기 직전의 실내는 악의로 가득했다 며칠 전 녹화한 비디오에서 물귀신이 기어 나오는데

익사체가 그렇게 슬픈 얼굴을 하고 있는 건 여태 본 적이 없었다

빛들은 손등에 누워 잠에 들었다 나는 긴 낮으로 말린 옷을 입고 빈 침대를 정리했다 현관으로 스며드는 느슨한 공기와 먼 건물로 원정을 떠난 너를 잠시 떠올리다가, 먼 곳에서 타오르는 바다를 지켜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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