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5 한 여름

  무더워 지는 요즘, 본격적인 여름이 시작되려 한다. 여름은 곧 록 페스티벌의 시즌이기도 하다. 뜨거운 햇살과 열정적이고 밝은 여름의 이미지는 공연의 흥분을 고조시키는데 그만이다. 하지만 누군가에게 땡볕 아래 더위와 땀으로 하는 샤워는 공연 관람을 망설이게 하는 것들이다. 거기에 비까지 온다면 전부 그만두고 집에 가고 싶어질 수도 있다. 그래서 상당수의 사람들은 불평한다. “왜 록 페스티벌은 시원한 봄이나 가을이 아닌 한 여름에 열리는지!” 라고. 관객 확보를 위해선 방학과 휴가가 집중된 여름철 특수를 고려한 당연한 결정일 테지만, 오늘 소개할 우드스탁 록 페스티벌의 강한 잔상일 수도 있다.
  1969년 8월 15일부터 3일 동안 뉴욕 베델의 한 농장에서 우드스탁 록 페스티벌이 개최됐다. 음식, 식수, 화장실 등 최소한의 시설도 부족했고 페스티벌 기간 동안 폭우가 겹쳤지만 입구까지 부숴가며 50만 명의 인파가 몰렸다.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페스티벌이었다. 지미 헨드릭스, 블러드, 스웻 앤 티어스 등 수많은 유명 아티스트가 공연했다. 당시 우드스탁은 자유와 평화라는 슬로건을 내걸었는데, 어찌나 자유로운지 페스티벌 현장에서 마약, 난교 등이 자유롭게 이뤄지기도 했다. 한 바탕의 폭우가 지나가고, 부족한 시설로 화장실 역할까지 하게 된 농장은 페스티벌이 끝난 후 쓰레기와 여러 가지 것들로 엉망진창이 됐다. 어쨌든 관객들은 주변에 개의치 않고 3일간 꿈을 꾸는 것처럼 공연과 분위기를 즐겼고, 당시 우드스탁은 그야말로 히피 반문화의 절정이었으며 청춘의 열기로 뒤덮인 천국이었다. 지금까지도 당시의 놀라운 향수와 기억들이 꾸준히 언급되고 있다. 우드스탁은 젊음과 반문화, 자유의 상징으로 남아있다. 대표적인 록 페스티벌의 하나로 꼽히는 것은 물론이다.
  한국에도 매년 여름 수많은 록 페스티벌이 개최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지산 록 페스티벌’과 ‘인천 펜타포트 록 페스티벌’이 가장 큰 규모로 자리 잡았다. 지산에는 영국 록 밴드 ‘블러’의 데이먼 알반이 이끄는 ‘고릴라즈’와 아이슬란드 밴드인 ‘시규어 로스’의 내한이, 펜타포트에는 ‘국카스텐’과 ‘저스티스’ 등의 공연이 예정돼있다. 덥기도 덥지만 그만큼 재미도 확실할 테니, 관심이 있다면 즐기고 오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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