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부문 수상소감

김서현 (충남대학교 국어국문학과 3)

  "이 소설의 등장인물은 단 한 사람입니다.
그 한 사람인 선희는 바로 오늘의 나,  
그리고 오늘의 청년들입니다. "

요즘 밤은 통 잠을 잘 수 없는 시간입니다. 형광등은 너무 밝아 주홍색 전구를 켜둡니다. 침대 모서리에 멍하니 걸터앉아 바닥에 깔린 검은 그림자를 보노라면, 내가 관객 하나 없는 무대 위에 놓인 작은 인간 같이 느껴졌습니다. 그리고 아마 내가 사는 원룸 옆방에도 불안과 고뇌의 상념들로 아무 말 없이 깨어 있는 사람들이 있을 거라고 생각을 해 봅니다. 벽을 바라보다가 방 한 구석에 잊혀져있던 기타가 보입니다. 비록 부서졌지만 여전히 좋은 소리를 낼 수 있습니다. 닫아 놓은 베란다 유리창에 새벽이 묻어오기 시작할 때 쯤, 줄이 느슨해진 기타 소리에 어울리는 아침 찬거리를 고민하기 시작합니다. 그렇게 나는 또 살아갈 생각을 합니다.
  아브락사스를 향해 날아가려는 새를 흉내 내려고 세계에 어설프게 부딪쳤던 청년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의 머리 위에 뜬 하늘은 아직도 더 요구할 게 남아있나 봅니다.
  그렇지만 우리가 단 한 번이 아니라, 매일 털갈이를 하는 새처럼 어느 때에나 껍질을 벗어버리고자 한다면, 선희가 창공을 걷는 기분을 언젠가는 알 수 있지 않을까 희망해 봅니다. 그런 의미에서 부디 이 소설이 여러분이 무대에서 내려 올 때 충격이 덜 하도록 손을 잡아주는 친구가 되어주길 진정으로 바랍니다.
  사랑하는 어머니께 감사드리며…

 

▲수필부문 수상소감

정진욱 (충북대학교 사회학과 3)

  부끄러워 차마 내보이기도 힘든 글을 읽어주시는 것도 모자라 상까지 주시니 정말 감사드립니다. 여태껏 이렇다 할 만큼의 글을 쓰지도, 좋은 책을 많이 읽지도 못했습니다. 그래서 글을 쓰는 일은 아직도 제게 무척이나 낯설고 어렵게 느껴집니다. 쓰면 쓸수록 답답해지기도 하고 이것밖에 못 쓰나 하는 생각이 나서 막막하기도 합니다.
  처음으로 써 내려간 글은 누구에게도 말하기 힘든 자신과의 고백을 줄줄이 휘갈겨 쓴 것이었습니다. 내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고, 어떤 감정을 갖고 있는지 솔직하게 고백하는 시간은 마치 단단히 막혔던 수챗구멍이 뚫리듯 시원하고, 묘한 쾌감을 주는 경험이었습니다. 글쓰기는 그렇게 자신과의 깊은 대화를 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인 것 같습니다. 입으로는 차마 말하지 못하고 누군가와 나누지 못했던 것들도 마음속 깊은 곳에서 길어 올려 한 자, 한 자 천천히 쓰다 보면 내 생각을 끝까지 묵묵히 들어주는 좋은 내면의 친구를 만날 수 있습니다. 그렇게 아무 말 없이 그저 고개만 끄덕여 주는 이가 있는 것은 정말 행복한 일입니다.
  다시, 제 부족한 글에 상을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덕분에 글 쓰는 것에 또 다른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되었습니다. 아직도 알지 못하는 글쓰기의 즐거움이 나뭇가지에 수없이 달린 푸른 잎들만큼 많은 것 같아 새로운 여행지에 간 것 같이 가슴이 두근거립니다.

 

▲시부문 수상소감

김민서 (추계예술대학교 문예창작과 1)

  수상 연락을 받았을 때 많이 놀랐습니다. 공모 후 다른 일에 쫓기느라 거의 잊고 지냈고, 제 시가 당선될 만큼 좋은 작품이라고 생각하지도 않았기 때문입니다. 수상소감을 쓰고 있는 지금도 다소 실감이 나지 않아 얼떨떨하기만 합니다.
  글쓰기는 제게 오랫동안 학업이자 취미였습니다. 나 자신을 표현할 때 느끼는 기쁨과 원하는 글이 나오지 않았을 때 받는 고통을 함께 느끼면서 글을 써왔습니다. 그 과정을 거치면서 저는 많은 것을 배우고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어떤 글을 쓰는가와 상관없이 글쓰기는 성장의 기회이자 나를 표현할 수 있는 수단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표현한 바를 누군가가 알아주었고, 신문에 실려 더 많은 사람들이 알 수 있게 된 것 같아서 뿌듯합니다.
  비록 당선이 아닌 가작이지만, 저를 격려하고 앞으로 더 좋은 글을 쓰기 바란다는 뜻으로 받아들이도록 하겠습니다. 제가 그랬듯이 많은 사람들이 앞으로도 글을 쓰고 읽으며 새로운 즐거움과 깨달음을 얻고, 성장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저작권자 © 충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