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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회 충대문학상 수상작 부문별 심사평
충대신문 | 승인 2017.06.05 15:15|(1128호)

▲소설부문 심사평

(심사위원 : 영어영문학과 교수 민경택, 국어국문학과 교수 송기섭)

  무엇이 소설을 소설로 만드는가. 응모작들을 읽으면서 이런 생각을 해 보았다. 여기에는 소설이 다른 이야기 양식들과 어떻게 다른가에 대한 성찰이 담긴다. 소설은 분명 단순한 스토리텔링이 아니어야 한다. 디지털미디어의 시대, 내러티브의 소통 방식이 다양화되고, 더욱이 문자 내러티브는 더욱 그 지평을 열어가기 궁핍한 시대, 소설이 여전히 지켜가야 할 가치의 영역은 무엇인가 생각하게 된다. 그것이 붕괴된다면 소설이란 장르시학이 무너진 것이라 한탄할 소설의, 소설만의 고유한 속성은 무엇이어야 하는가. 그것은 사유의 전통이라고 하고 싶다. 소설은 그저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그 이야기를 사유하는 내러티브 양식이다. 사유는 작중인물의 담론을 통해서도 이루어지겠지만, 거의 대부분 서술자의 담론을 통하여 언표된다. 그리하여 서술자는 사건이 담고 있는 진실의 주체가 된다. 왜냐하면 서술자는 자신이 중개하는 사건들을 해석하고 판단하여 전달하는 까닭이다.
  그렇게 이야기를 만드는 기술이 아닌 그것의 사유의 힘을 보고자 했다. 물론 그것은 사건이 내포하는 알레고리를 통해서 전달될 몫이지만, 그러나 그것이 서사담론의 층위에서 어떻게 직접적으로 구사되어 있는가를 보고자 했다. 그리고 「선희는 무대에서 내려왔다」 「서른 즈음의 부고」 「달을 잃어버린 지구」 「정류장」 정도를 다시 읽으면서, 심사를 담당한 우리는 이러한 소설의 요건을 살피고자 했다. 「달을 잃어버린 지구」처럼 잘 짜여진 플롯이 우위인 작품이 분명 있다. 완결성을 향하는 플롯은 인간 정신의 기괴한 한 전형을 모범적으로 담아낸다. 그런데 사건을 바라보는 시선이 어쩐지 어설프다. 사건을 바라보는 통찰의 시선에 인생을 깊이 숙성시키는 힘이 결여되어 있다는, 그 생각의 미숙을 떨쳐버리기가 어렵다. 그런 중 「선희는 무대에서 내려왔다」는 사건을 바라보는 깊은 내면을 간직한다. 초점자를 바꾸어가면서 한 대상을 풍요롭게 바라보고자 한다. 거친 말투에 스며있는 삶의 비참을 헤집어내는 재간이 여간 아니다. 중요한 점은 즉면한 사건을 통찰하는 것이고, 그것이 깊은 공감을 불러온다는 점이다.

 

▲수필부문 심사평

(심사위원 : 국어국문학과 교수 홍혜원)

  제58회 충대문학상 현상모집 ‘수필’ 부문은 총 7편이 투고되었다. 여행을 소재로 삼은 작품이 3편이고, 가족이나 이웃 등 사람과의 관계에 주목한 작품이 3편, 삶의 방식과 자기 성찰을 문제 삼은 작품이 2편이었다. 누구에게나 자신의 경험은 소중한 것이며 절박한 것이기도 하다. 그렇기에 그 경험을 토대로 펼쳐낸 진지하고 사색적인 진술은 모두 가치있는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다만 수필이라는 문학 장르의 특성을 균형있게 갖춘 작품에 좀더 주목하다 보니 당선작 없이 가작 한 편만을 선정하게 되었다.
  수필은 특정의 형식이나 내용을 요구하지 않기에 가장 자유로운 문학 장르이지만, 그 모호함 때문에 오히려 창작에 어려움을 느낄 수 있다. 창작의 어려움을 극복하는 하나의 방편이 대상과의 거리를 유지하는 것이다. 내적 고백이 의미를 지니기 위해서는 보편적 의미로 확산될 수 있어야 한다. 대상과 경험을 진지하게 사유하되, 객관화시켜 평가하고 가치를 부여할 수 있어야 한다. 이번 투고된 작품들은 대부분 우리 시대 청춘의 절망이나 삶의 무거움을 과하게 드러낸 것에 비해, 그것을 뛰어넘어 관조할 수 있는 의지의 표출은 다소 미약해 보인다. 대상을 객관화시킬 수 있을 때 관조와 극복의 힘이 생긴다. 투고작 중 <낯선 곳으로 떠나는 이유>는 주제가 평이하다는 단점이 있으나, 개성적인 문체를 구사하고 있으며 여행의 보편적 의미와 가치를 자신의 경험과 적절히 교직(交織)하여 완결적으로 형상화해냈다는 점에서 가작으로 선정하였다.
 

▲시부문 심사평

(심사위원 : 국어교육과 교수 박수연, 국어국문학과 교수 이형권)

  올해 응모된 작품들이 준 첫 인상은 고만고만했다는 점이다. 우열을 가리기 힘들었다고도 할 수 있겠는데, 그 중에서 당선작을 가리기가 어려웠다. 정말로 수준이 비슷했기 때문이다. 이렇다는 것은 문학에 대한 관심이 예전처럼 높지 않다는 사실을 반증하는 것이리라. 그래서 작품들의 수준은 엇비슷해지고 작품 창작의 실력도 평균적이 되어가는 중이라 여겨진다. 이것은 문학의 대중화이기도 하지만 문학의 범속화이기도 하다. 문학은 대중들 속에서 살아남는 것이지만 대중들로부터 분리됨으로써만 대중들의 지향 욕망이 되어 살아남는 것이다. 그러므로 문학의 생존은 정확히 말하면 대중 속에서가 아니라 대중의 욕망 속에서 가능한 것이다. 문학의 대중화가 야기할 수도 있는 함정은 바로 그것이다. 문학은 좀더 대중들로부터 거리를 두어야 한다.
  그 거리가 심미적 완성도를 통해 가능하다는 점도 두말할 필요가 없다. 올해의 충대문학상에 응모한 작품들에서 그 완성도를 찾아볼 수 있는 작품들은 많지 않았다. 더 많은 습작이 필요하다는 말이 되겠다. 물론 그 습작의 고난과 그에 동반되는 절망은 이루말할수 없는 것이어서 때로는 젊은 영혼을 쉬이 늙어버리게 만들고는 하지만, 그 기이한 경험이야말로 모든 좋은 문학의 필요조건이 되는 법이다. 누군가는 그것을 문학의 그늘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는데, 자고로 그늘이 없는 문학은 모든 사람들을 감동시키는 문학이 될 수 없었다. 그것이야말로 모든 문학도들에게는 작품의 당선과 탈락을 초월해 있는 소중한 자산이다.
  심사위원들이 마지막으로 동의한 것은 당선작 대신 가작을 내자는 점이었다. 작품은 「직선과 곡선」이다. 단아한 소품이다. 많이 써본 솜씨가 드러나고, 사소한 감각들을 의미 있는 주제로 상승시키는 능력도 가지고 있다. 함께 보내온 작품도 이 응모자의 시적 능력을 뒷밤침하기에 충분했다. 다만 솜씨를 받쳐줄 깊이가 부족하다는 것이 흠으로 지적되었다. 이 깊이는 당연히 오래 괴롭고 괴로운 삶과 사유에서 가능한 것이다. 그것을 언어로 표현할 수 있을 때 이 시의 필자는 한국 시단의 따듯한 목소리를 가진 정통 서정시인으로 성장할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 마지막까지 논의한 작품은 「달픈」 외 1편이다. 이 응모작은 우선 언어적 재치를 잘 표현한다. 언어적 비약도 깔끔하다. 그런데 이런 재치는 대개 현실로 확장되기 힘들다. 응모작도 마찬가지여서, 자칫 언어적 재치의 한계 안에 사로잡힐 우려도 있다. 좀더 큰 현실적 시야를 확보해보기 바란다. 많은 응모자들에게는 더큰 격려를 보낸다. 당선자에게도 축하의 말을 덧붙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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