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만의 감성을 찾아 떠나는 여행, 동네 책방 기행

 

좌측 유어왓츄리드 내/외부 모습과 우측 도시여행자 내/외부 모습

 모든 게 거대해졌다. 영화관도 카페도 소소한 감성이나 이야기를 담기보단 하나의 브랜드 아래 획일화됐다. 서점도 그렇다. 어릴 적 서점 한 켠에 앉아서 1시간이고 2시간이고 책을 읽었던 기억은 아련한 추억이 됐다. 동네 책방들은 하나 둘 사라지고 대형서점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스마트폰의 보급과 함께 전자책이 활성화되고, 오프라인 서점보다 집에서 클릭 하나만으로 책을 살 수 있는 인터넷 서점 이용자 수가 늘고 있다. 이런 틈바구니 속에서 자신만의 개성과 감성을 살린 공간, 동네 책방을 지키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 그저 그렇고 그런 무미건조한 일상에 지쳤다면 감성을 충전해 줄 동네 책방을 찾아가보자.

 ▶도시여행자
 도시여행자는 대흥동에 위치한 부부가 함께 운영하는 여행자카페 겸 서점이다. 1층엔 판매하는 책들과 음료를 주문할 수 있는 카운터가 있고 2층에는 앉아서 책을 읽을 수 있는 공간이 마련돼 있다. 매장 전면 유리에 큼지막하게 써있는 ‘삶은 여행이다’라는 말처럼 도시 여행자라는 공간에 들어서면 떠나고 싶은 마음이 물씬 든다.
 
 Q. 도시여행자는 어떤 서점인가?
 대학시절에 둘이 함께 만든 서점이다. 처음엔 독립출판물은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어 독립출판서점으로 운영을 했는데 운영상의 한계나 기존에 우리가 추구하던 방향과의 차이가 생겨 일반 서적도 함께 취급하고 있다.
 서점의 책들은 사람들이 읽어봤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는 것들을 주로 진열해놓는다. 우리의 모토가 ‘삶은 여행이다’인 것처럼 본인이 익숙해진 것들에 거리감을 두고 하루를 살아가다보면 나도 모르게 성장한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고, 삶에 자양분이 될만한 책들을 선별하고 있다. 그래서 여행인문서점이라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다.
 우리 책방에서 묵독모임을 열기도 하고 심야서점이라고 해서 새벽 두시까지 서점을 운영하거나 독서소모임이나 여행모임 같은 걸 운영하기도한다. 책을 매개로 2층에 공유도서관을 운영하기도 한다.


Q. 어떻게 도시여행자를 만들게 됐는가?
 원래 도시여행자는 여행 프로젝트였다. 내일로 여행 중 전국 5일장 투어를 하면서 만들었다. 그리고 런던에서 한 달 동안 살았던 적이 있다. 런던은 다양한 인종과 다양한 사람이 모여 살면서 다양성이 공존하고 있는 공간이었다. 예술이나 도시의 전통과 현대가 공존하는 모습이 가치가 있어보였다. 여행을 다녀와서 대흥동에서 사라져가는 것들을 지켜보고 싶었고 청년들이 소통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보고 싶었다. 그래서 30년이 지난 건물에 들어와 꿈에 대한 희망을 줄 수 있는 공간이자 여행에 대한 영감을 줄 수 있는 공간인 도시여행자를 만들게 됐다.
 
Q. 동네 책방이 가진 매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커뮤니티다. 대형서점에 가서 서점 직원들에게 책의 추천이나 책에 대한 물음을 선뜻 던질 수 없는데 동네 책방의 경우 물리적으로도 작기 때문에 서점 주인과 손님간의 커뮤니티 등이 쉽게 이뤄질 수 있는 공간이다. 책에 대해서, 여행에 대해서 이야기 나눌 수 있는 사람을 책방에서 만날 수 있다. 책방이 지향해야 될 부분도 커뮤니티라고 생각한다. 동네 책방은 저자의 책을 책방주인이 선별해 독자에게 전달하는 독자-책방주인-저자로 이어지는 커뮤니티의 하나의 장이라고 생각한다.

Q. 청춘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무엇인가?
 대학생이어서 누릴 수 있는 것들이 굉장히 많다. 우리둘 모두 대학생 때 좋아하는 관심 분야에 대한 활동을 많이 했다. 그런 활동들을 하면서 우리가 취업보다는 창업에 맞는 사람이라는 것도 알게 됐다. 도시여행자도 스물여섯에 만들었다. 어렵다고 생각하지 말고 뭐든지 할 수 있다고 생각했으면 좋겠다. 우리 때와 지금 대학생들의 환경이 또 다르고 힘들기도 하겠지만 두려워하거나 조급해하지 말고 마음의 여유를 가지고 많이 경험해보고 스스로를 돌아봤으면 좋겠다. 나를 알아봐주는 사람이 어딘가에는 꼭 있을 거라고 자기 확신을 가지고 꿈을 위해 활동했으면 좋겠다.
 

▶유어왓츄리드
 유어왓츄리드는 어은동에 위치한 서점 겸 작은도서관이다. 충남대학교에서 카이스트로 넘어가는 길 한켠에 위치하고 있다. 서점 앞에 가자마자 아기자기한 소품과 특유의 감성과 분위기에 압도당한다. 문을 열면 다양한 책들의 매력에 빠지게 된다. 책들은 매달 말에 리뉴얼되며, 책을 배달해주는 서비스도 운영하고 있다. 운영시간은 2시부터 10시(9시에 문을 닫을 때도 있다)다.

 Q. 유어왓츄리드는 어떤 서점인가?
  서점과 작은 도서관을 합친 공간이다. 독립출판물 일부와 일반서적을 판매한다. 매장 안쪽에 있는 작은도서관에서는 개인들이 6개월 간 공유를 허락한 책들이 꽂혀있다. 20권의 책을 6개월 동안 공유하면 회원 자격이 주어져 작은 도서관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비회원 하루이용금액은 6000원이다. 하루종일 이용 가능하며 차도 포함돼 있다. 독서 소모임 등 커뮤니티 모임도 운영하고 있다. 손님들이 편안하게 이용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공간을 아름답게 꾸며서 새롭게 찾아오는 사람뿐만 아니라 다시 찾아오고 싶은 공간으로 만들고 싶다.

 Q. 어떻게 유어왓츄리드를 만들게 됐는가?
 지난 해 11월에 문을 열었다. 사회적자본지원센터의 ‘공유네트워크’ 지원을 받아 문을 열었다. 문헌정보학과를 나와서 원래 서점에 관심이 많았었는데, 마침 기회가 와 도움을 받고 개인자금을 보태 문을 열었다. 이때가 아니면 기회가 없을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원래 처음에는 저와 함께 했던 청년 기획팀과 함께 상호명을 짓고 운영을 어떻게 할지 고민해서 문을 열었고, 지금은 혼자 운영을 총괄한다. 현재는 재학 중이라 수업을 들으면서 운영을 한다. 바쁜 날은 친구에게 아르바이트를 부탁하며 운영하고 있다.
 
 Q. 동네 책방이 가진 매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동네 책방에는 주인과 그 마을의 색깔이 묻어있다. 대형서점은 사람들이 책을 찾으러 오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우리 서점은 내가 추천하고 싶은 책을 직접 골라 진열해놓는다. 그래서 베스트셀러 순위 등에 좌우되지 않고 이용하는 사람들이 본인에게 맞는 책을 깊이 있게 읽을 수 있는 공간이 되는 것 같다.

 Q. 유어왓츄리드라는 이름의 뜻은 무엇인가?
 책은 모두 훌륭하지만 자신에게 맞지 않는 책이 있을 수도 있다. 옷이나 음식은 굉장히 신중하게 고르는 사람이 많은데 책은 베스트 셀러 순위나 단순히 재미있어 보여서 읽는 경우가 많다. 어떤 책을 읽느냐에 따라서 그 사람이 달라보이기도 하고 책은 중요한 존재라고 생각해 이렇게 이름을 지었다.

   책방 기행을 떠나면서 작지만 강한 공간의 힘을 느꼈다. 동네 책방은 작기 때문에 많은 이야기가 오고갈 수 있고, 많은 것들을 느낄 수 있으며, 많은 것을 깨달을 수 있는 공간이다. 지금 외롭고 감성을 잃어버렸다고 생각된다면 동네 책방에 들러 잃어버린 감성을 되찾아 보는 것은 어떨까.

 

 유어왓츄리드가 권하는 책
 『몸의 일기』 다니엘 페나크

 일기 형식으로 주인공이 자신의 몸을 70년 동안 관찰해 쓴 책이다. 소재가 신선하고 파격적이다. 흔히 우리는 정신이 육체에 위에 있다고 철학적으로 사유하는 데, 책을 읽으면 몸과 정신은 하나라는 생각이 든다.

 도시여행자가 권하는 책
 『타인의 고통』 수전  손택

 우리가 생각하고 있는 타인에 대한 성찰을 할 수 있다. 제목에서 느껴지는 것처럼 편견 등에 사로잡혀있지 않은가에 대한 생각을 할 수 있다. 저자가 평론가다 보니 여러 소설이나 글에서 발췌한 문장이 많아 어렵지만 읽어볼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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