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 적 내 기억 속에 메가박스 코엑스점 ‘계단 아래 만화방’

 무작정 영화관으로 향해 1시쯤 영화관에 도착한다. 그런데 보고싶은 영화의 상영시간은 3시. 점심은 이미 먹고와 배부르고 카페는 방금 다녀왔다. 그럼 어디서 시간을 보내야하나? 코엑스 메가박스에서는 이런 고민을 할 필요가 없다. 영화의 원작만화와 웹툰, 마블 코믹스 등 다양한 만화책을 구비한 계단아래 만화방이 있기 때문이다.
 계단아래 만화방 코엑스점의 서가는 △마블, DC 코믹스 등의 그래픽노블 △웹툰 △영화, 드라마 원작 만화 등 약 3000여 권이 넘는 만화책이 구비돼 있다. 2015년 8월 코엑스 점을 리모델링하면서 계단아래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만들어졌다. 계단아래 프로젝트는 영화와 다양한 문화의 색다른 만남을 시도해 영화와 다양한 콘텐츠의 결합을 추구하는 프로젝트다.
 메가박스 코엑스 계단아래 만화방의 이용시간은 오전 11시부터 오후 9시까지다. 만 13세 이상의 메가박스 멤버십 회원의 경우 포인트 1000점을 차감하고 이용할 수 있다. 만약 포인트가 없거나 메가박스 회원이 아니면, 메가박스 멤버십 회원가입 후에 저개발 지역에 영화관람 기회를 제공하는 메가박스의 사회공헌활동인 ‘시네마천국’ 프로그램에 1000원을 후원한 후에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1인당 1일 1회 이용이 가능하며 최대 이용시간은 2시간이다. 최대 이용인원이 25인인 관계로 사람이 많으면 입장이 불가할 수도 있다. 들어가서 회원 인증과 포인트 차감을 하고 가방과 소지품을 사물함에 맡긴 후에 자유롭게 만화책을 보면 된다.
 한번쯤 어릴 적 골방에 만화책을 잔뜩 쌓아놓고 읽는 상상을 해본 적이 있을 것이다. 계단 아래 만화방은 어릴적 그런 상상처럼 계단 아래 공간에 만화책이 가득 쌓여 있다. 영화를 보기 전 자투리 시간에 잠시 동심으로 돌아가게 만들어준다. 영화관에 와서 영화도 보고, 만화도 보고 1석 2조의 공간이다. 또한 영화를 보기 전에 시간은 남고 딱히 할 일이 없을 때 시간을 때우기도 좋다. 영화 관람을 해야만 이용할 수 있는 공간이 아니다보니 만화방을 가고 싶을 때 찾아와도 무방하다. 계단 아래 만화방은 메가박스 코엑스 점 뿐만 아니라 목동점에도 운영하고 있다.

 ▶오늘의 상영작
 시간이탈자
 과거와 현재,  미래는 어떤 관계를 맺고 있을까. 시간이탈자는 꿈을 통해 서로를 보는 과거의 남자 지환(조정석)과 현재의 남자 건우(이진욱), 그리고 한 여자(임수정)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어느 날 사고로 인해 꿈을 통해 서로를 바라보게 된 지환과 건욱 두 사람은 그 꿈을 통해 자신들의 운명을 바라보고 서로의 연인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영화는 추적스릴러와 타임슬립이라는 판타지를 적절하게 녹여냈다. ‘타임슬립스릴러’라는 도전적인 장르를 지나치게 낯설지도, 그렇다고 지나치게 익숙하게 풀어내지도 않았다. 익숙한 설정을 비꼬기도 하고 때론 ‘아차’하는 반전을 선사하기도 한다. 그러나 한 영화 안에 환생, 멜로, 스릴러, 평행이론 등 다양한 주제와 설정을 담으려다보니 곳곳에서 논리적인 허점이 드러난다. 전체적인 스토리와 짜임새는 탄탄하지만 세세한 연출에서 아쉬운 점이 보이고, 설득력이 떨어진다. 범인의 살인 동기도 지나치게 단순하고 영화 속 인물들은 죽을 고비를 너무 아무렇지않게 넘긴다.
 그럼에도 영화의 여운은 제법 오래 남는다. 스릴러의 여운보다는 멜로의 여운이다. 영화를 보고 나오면 가슴이 먹먹해진다. 시간을 초월한 두 사람의 사랑이야기 가볍고 쉬운 사랑에 밀려있던 순애보적인 마음을 끌어온다. 마지막의 두 사람의 절절한 사랑의 감정은 영화 전반에서 보여줬던 논리적 허점들을 용서하게 만들어준다. 감성 추적 스릴러보다 영화는 감성에 가깝다. 역시 ‘클래식’ ‘엽기적인 그녀’ 등 한국 멜로 영화의 한 획을 그은 곽재용 감독의 작품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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