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과 함께하는 영화관 ‘무주 산골 영화관'

 

  우리나라 사람들은 1년에 1인당 4편 정도의 영화를 본다. 그런데 2016년 현재 우리나라에 영화관이 없는 지자체는 100여곳 정도이다. 무주 산골 영화관은 이처럼 문화적인 공간이 부족한 지역의 발전과 개선을 위해 지어진 작은 영화관이다.

  무주 산골 영화관은 무주 버스 터미널 근처 무주 예체문화관 2층에 위치해 있다. 무주 산골 영화관이라는 이름은 반딧불 축제를 개최할 정도로 환경 친화적이고 자연적인 무주라는 도시에 걸맞는다. 산골 영화관 주변에 한풍루, 니남공원, 수영장이나 김환태문학관 등이 위치해 있어 관광을 하며 들르기에도 적격의 장소다. 실제 기자가 찾아간 주말 낮에도 삼삼오오 많은 가족들이 영화관 앞 공원에서 나들이를 즐기고 있었다. 영화관도 무주군의 분위기에 맞게 소소하고 정겨운 분위기다. 조용한 주변의 풍광에 새소리가 울려퍼지는 영화관은 찾아온 사람의 마음을 편안하게 만든다. 주변을 돌아보다 영화관에 들어서자 대여섯명의 사람들이 편하게 영화관 곳곳에 앉아있다. 영화관이라기보다는 작은 산골 마을 회관에 온 느낌이 든다.
  산골 영화관은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주관한 작은영화관 조성사업의 일환으로 조성됐다. 상영관은 반디관, 태권관 총 2개가 있다. 상영관마다 좌석은 50석 남짓이다. 대규모의 상영관과 달리 아기자기하고 아늑한 느낌이 든다. 영화를 보러오는 사람이 적은 날은 영화관 하나를 대여한 듯한 느낌이 들 법 할 정도로 규모가 작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D영화 뿐만 아니라 3D영화도 상영한다. 상영작은 일반 도시와 마찬가지로 최신 개봉작들이다. 일반 영화는 5천원, 3D 영화는 8천원이다. 규모가 작음에도 불구하고 로비, 매점, 매표소 등 부대시설도 갖춰져있다.
  무주 산골 영화관은 무주 산골 영화제를 개최하는 곳이기도 한다. 무주 산골 영화제는 무주예체문화관 대공연장, 무주산골영화관 반디관, 태권관 등의 실내 상영관과 무주읍 등나무운동장, 무주 반딧불시장, 덕유산 국립공원 덕유대 야영장 內 대집회장의 야외 상영관에서 진행된다. 산골 영화제는 양극화 일로에 있는 한국영화산업 속에서 작은 영화제가 할 수 있는 역할을 고민하며 만든 영화제로 소규모의 자연친화적인 영화제다. 영화제는 캠핑, 소풍, 영화를 테마로 영화상영, 영화와 관련된 공연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야외상영관에서 상영되는 영화는 공원에 편히 앉아서 볼 수 있다. 올해 산골 영화제는 6월 2일부터 6월 6일까지 진행된다.

▶오늘의 상영작
  해어화

  영화는 조선의 마지막 기생의 숨겨진 이야기를 다룬다. 영화의 볼거리는 다양하다. 눈이 즐거운 영화다. 일제 강점기의 우리나라의 모습을 예술적으로 그려냈다. 기생들의 한복이나 가무 등을 아름답게 표현했다. 또한 ‘조선의 마음’이라는 노래가 소재의 중심이 되다보니 귀도 즐겁다. 정가와 함께 실제 당시 유행했던 이난영의 '봄 아가씨' '목포의 눈물’ 등의 유행가들을 인상 깊게 그려냈다. 또한 그런 소재들은 영화 속 배우들의 분위기에 빠져들게 하는 매개가 된다.
  그러나 영화 전반의 스토리는 지나치게 작위적이다. 설명 없이 급작스럽게 진행되는 인물의 감정선은 영화를 그럴듯한 시대극에서 단순한 치정영화나 복수영화로 만들어 버린다. 웬만한 막장드라마만큼이나 자극적이고 인위적이다. 도대체 저기서 주인공이 어떻게 저런 감정을 가질 수 있는지 쉽사리 이해하기가 어렵다. 전반적으로 영화는 인물들의 감정에 대해 친절하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감성이 자극되다가도 감정선이 순식간에 무너져버린다. 남자주인공인 김윤우(유연석)의 갑작스럽게 내뱉어지는 극적인 대사는 영화에 동화되지 못하고 겉돌기만 한다. 게다가 결말도 극단적이다. 그러다보니 영화가 끝나고 감동이나 여운보다는 아쉬움과 의아함이 먼저 남는다.

무주 산골 영화관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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