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는 스낵컬처, 바쁜 현대인의 일상이 되다

  연재 기획 ‘2016 콘텐츠 트렌드’

  아침에 잠깐 보고 끄려고 했던 SNS 때문에 1교시에 허겁지겁 들어가는 것도, 화장실에 핸드폰을 가져갔다가 언제 나올 것이냐고 야단을 맞는 것도, 자기 전에 잠깐 핸드폰을 켰다가 어느새 동이 트는 것도 모두가 스낵컬처 때문이다!

  스낵컬처의 등장

  콘텐츠를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편하고 짧게 소비하는 문화를 뜻하는 스낵컬쳐는 2007년 미국 IT 전문지 '와이어드'지에서 처음 등장했다. 이후 스낵컬처는 2014년 문화체육관광부에서 발간한 <2014년 문화예술 트렌드 분석 및 전망>에 2014년 트렌드로 소개됐고, 김난도 서울대 교수가 매년 발간하는 <트렌드 코리아 2015>에서 2015년 트렌드로 소개되며 우리나라 내에서의 관심이 증대됐다.
스낵컬처에 대해 박범기 문화 평론가는 “본래 스낵컬처라는 용어가 처음 등장할 때는 SPA브랜드, 패스트 푸드 문화 등 대중들의 소비 양식 등 생활양식의 변화를 뜻했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미디어콘텐츠의 생산·유통·소비의 변화라는 측면으로 변해온 것 같다” 고 말했다. 변화의 원인에 대해서는 “모바일 디바이스의 빠른 변화가 가장 급격하게 일어나는 곳이 한국이기 때문” 이라고 봤다.

  와삭 바삭, 스낵컬처 일상에 들어오다

  본격적인 스낵컬처에 대한 개념이 등장한 지는 얼마 되지 않았으나, 이미 우리와 스낵컬처 콘텐츠는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가 됐다. 등교하는 버스에서, 카페에서, 집에서, 여행지에서 어느 곳이든 스낵컬처가 존재한다. 몬캐스트같은 스낵컬처 전문 제작사가 잇달아 등장하면서, 스낵컬처 시장은 꾸준히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스낵컬처 콘텐츠 대표 플랫폼인 네이버 TVCAST의 경우 1인당 체류 시간이 2014년 9.4분에서 2015년 19.1분으로 103% 성장하며 영향력을 높이고 있다. 스낵컬처 콘텐츠 전문 앱인 피키캐스트 또한 지난해 같은 기간(400만건)보다 225% 성장한 지난달 1월 누적 다운로드 수 1300만건을 얻었다. 사용자 당 하루 평균 체류시간은 18.8분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스낵컬처 콘텐츠의 확산 속에서 웹툰과 웹드라마, 웹예능 등 웹콘텐츠의 성장도 두드러진다. 최근 화제가 된 웹드라마 ‘퐁당퐁당러브’의 경우에는 누적 조회수 800만건을 돌파, 시청자들에게 회자되다 지난 설연휴에 TV드라마로 편집돼 방영됐다. 또한 지난해 방영한 웹예능 ‘신서유기’의 경우에는 누적 조회수 5000만건을 돌파했으며, ‘치즈인더트랩’ ‘신과함께’ 같은 웹툰들이 웹시장을 넘어 TV드라마나 영화 등으로 2차 제작되는 등 영향력을 높이고 있다. 자음과 모음 같은 출판사들이 웹소설 전문 사이트를 만들어 웹시장에 진출하고 있으며, MBC·KBS·TVN등 기존 방송사들도 웹콘텐츠 전문 채널을 따로 만들어 웹 전문 프로그램들을 본격적으로 제작하고 있다.
  이렇게 스낵컬처 콘텐츠가 인기를 지속할 수 있는 이유에 대해서 72초 TV 대표 성지환씨는 “사람들의 라이프스타일 변화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야외에서도 훌륭한 수준으로 콘텐츠를 소비할 수 있는 디바이스의 발전, 제로티비 가구의 증가, 야외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내는 아웃도어 라이프의 인기 등이 그런 변화 중 일부” 라며 “짧고 굵게 빠른 템포로 끊기듯 흐르는 최근 라이프 스타일 흐름에 맞춰 자투리 시간에 즐길 수 있는 문화 콘텐츠들이 인기인 것 같다”라고 말했다. 청춘씨:발아 운영자 박지영씨는 “스마트폰을 쓰면서 대중들의 소비 행태가 변화했다. 소비 행태의 변화에 따라 필연적으로 바뀐 것이 예능이나 뉴스를 보는 장소의 제약도 적어졌다” 며 “미디어 소비자들의 습관이 변화했고, 콘텐츠 문화도 모바일에 특화된 짧고 두괄식의 콘텐츠 소비로 변화하고 있는 것 같다”고 봤다.

  보다 건강한 스낵컬처를 위해

  이처럼 스낵컬처의 영향력이 끊임없이 확대되면서 스낵컬처로 파생되는 부작용에 대해 우려하는 사람들도 많다. 짧은 시간 안에 이용자들의 관심을 끌기 위해 지나치게 선정적이고 자극적인 콘텐츠를 제작해 이용자들의 콘텐츠 피로도가 증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우려의 목소리 가운데 박범기 문화 평론가는 “스낵컬처라는 새로운 분야의 등장이 콘텐츠의 질을 떨어뜨린 것 같지 않다. 그러나 문화산업의 지배력이 점점 더 강화되고 있는 상태에서 대중들이 이 점에 대해 경계할 필요는 있다”고 말했다. 문화 산업을 바라보는 대중들의 태도에 대해서는 “문화 산업을 대할 때 대중들이 감식안을 가지고 사유를 회복하는 것이 중요하다. 사유의 회복을 통해 대중들이 올바른 감식안을 가진다면, 질적으로 우수한 콘텐츠만 살아남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스낵컬처의 지나친 선정성이나 자극적인 성격에 대해서 제작자들 또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이런 우려를 탈피하기 위해 고감스튜디오 홍성우씨는 “제작자들이 이슈나 관심만을 끌기위해 자극적인 소재를 무분별하게 사용하는 것은 지양해야 할 부분이다. 신선한 아이디어나 개성 등을 무기로 한 건강한 콘텐츠를 제작하는 태도를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아이디어 고릴라 대표 안홍식씨 또한 “스낵컬처라는 것이 거스를 수 없는 대세지만, 재미 위주의 휘발성 강한 콘텐츠 소비가 주를 이루는 것은 우려된다.” 고 말했다. 안홍식씨는 또한 “의미있고 좋은 콘텐츠들에 대중들이 많은 관심을 가져준다면, 좋은 콘텐츠의 소비가 좋은 콘텐츠의 제작으로 이어져 콘텐츠 시장의 질을 높일 수 있을 것 같다”라고 말했다.

   스낵컬처는 더 이상 일회적인 문화 현상이 아닌 불가피하고 지속적인 문화현상으로 자리 잡고 있다. 그러나 스낵컬처가 실질적인 내용물보다 질소가 많은 과대 포장 스낵이 되지 않기 위해서는 제작자와 소비자 모두의 노력이 필요하다.

 

 


 

 

 

  72초 TV
  화장실을 다녀오기에도 짧은 72초안에 기승전결을 모두 다 녹여낸 획기적인 72초 TV

  72초 TV를 만든 이유는?
  원래 공연 기획사를 운영했다. 그런데 공연 사업이 뜻대로 되지 않아 사업을 접고 무엇을 할까 고민하다 “모바일 환경에 맞는 콘텐츠”로 사업을 해보면 재미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짧지만 완결성 있는 콘텐츠를 제작한다면 재미와 대중성을 모두 잡을 수 있을 것 같았다.

  앞으로 어떤 콘텐츠를 만들 것인가?
  시청 환경이 바뀌었다고 사람들이 재미있게 보는 콘텐츠의 본질이 바뀌지는 않는 것 같다. 따라서 단순히 트렌드에 맞춰 콘텐츠를 제작하기 보다는 꾸준히 ‘재미’있는 것을 할 예정이다.

 

  

  

 

 

  청춘씨:발아
  20대의 일상과 고민을 그대로 녹여낸 청춘씨:발아

  앞으로 어떤 콘텐츠를 만들 것인가?
  1인 저널리즘같은 포맷을 모바일에 맞게 특화시켜 제공하는 것이 첫 번째 목표이다. 두 번째 목표는 20대가 어떤 플랫폼과 어떤 환경에서 콘텐츠를 소비하는지 분석해 20대를 둘러싼 사회 아젠다와 20대가 원하는 뉴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청춘씨:발아만의 매력은?
  현재 제작하는 콘텐츠에서 저널리즘이 두드러지게 보이지는 않더라도 앞으로는 저널리즘을 구현하는데 힘을 쏟으려고 한다. 진짜 언론이 무엇이고 왜 언론을 해야 되는지를 고민하면서 콘텐츠를 제작한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자 매력이다.


 

  

 

 

  아이디어 고릴라
  사람들의 삶을 바꿔줄 아이디어의 탄생을 추구하는 5분 아이디어고릴라

  아이디어고릴라를 만든 이유는?
  자극적이지 않고, 창의성있고 새로운 콘텐츠를 제공해주는 플랫폼이 부족한 것 같아서 시작하게 됐다. 또한 행복한 일을 하고 싶었다. 직원뿐만 아니라 콘텐츠 제작자, 나아가 콘텐츠를 보는 사람들도 행복한 콘텐츠를 만들고 싶었다.

  앞으로 어떤 콘텐츠를 만들 것인가?
  좋은 생각을 나누고 모두가 같이 발전할 수 있는 제작사가 되고자 노력할 것이다. 무엇보다 아이디어 고릴라를 통해서 사람들이 꿈을 키우고 미래를 그려나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 꿈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에게 친구 같은 미디어가 되고 싶다.

 

  

  

 

 

 

   배고픈 개 깜구
   일상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강아지의 시선으로 녹여낸 배고픈 개 깜구

   깜구만의 매력은?
   개성을 최대한 살리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자 매력이다. 소소하고 잔잔한 일상을 담은 내용에 힘 빠지게 만드는 허무한 개그, 정감 있는 캐릭터와 조금은 어눌한 목소리 더빙같은 것들이 대중들에게 개성과 신선함으로 다가가리라 생각된다.

   앞으로 어떤 콘텐츠를 만들 것인가?
   전체적인 내용면에서 봤을 때  가벼운 느낌이 들 수 있지만 음미해보면 여러 가지 의미와 의도를 느낄 수 있는 내용의 콘텐츠를 제작하고 싶다. 단발적인 재미를 위한 콘텐츠가 아닌 지속적 사랑을 받을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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