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일부가 되어버린 술

 

일상의 음식에서 사회와 함께 변화하는 ‘사회의 음식’이 된 술
출처.octaminox.com/archives/5559

  술은 대학생들의 일상에서 빠질 수 없다. 씁쓸하고 독하지만 그럼에도 항상 곁에서 찾게 되는 술은 우리 생활에서 뺄 수가 없는 존재가 됐다. 독보적인 존재감을 가지게 된 술을 알아본다.

  미.존.술 (미친 존재감의 술)
  2012년 대한민국 술 소비량 순위는 1인당 연간 14.8L로 세계 11위, 아시아권 국가로는 1위였다. 양으로 따지자면 소주병으로 41병이나 되는 술을 1년간 마신 것이다.
  이를 반영하듯 대학생들의 만남 속에서도 술은 필수가 됐고 사회생활을 하게 되면 술은 더욱 더 우리와 뗄 수 없는 관계가 되어버린다. 대학교에 처음 입학해 우리를 낯설게 만드는 건 새로운 사람과의 관계도 있지만 그보다 강하게 각인되는 건 엠티나 선배들과의 자리에서의 술이다.
  보통 이 술의 용도는 낯설고 어색한 분위기를 깨고 사람들을 편안하고 솔직해지도록 만들기 위함이다. 용도는 항상 긍정적이지만 모두에게 그런 작용을 하는 것은 아니다. 우리 학교 이윤주(경영·4) 학우는 “억지로 술을 강요하는 분위기는 잘못”이라며 “술로써 분위기를 만드는 것은 잘못된 방법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어떤 이에게 술은 분위기를 만들고 마음을 안정시키는 안정제 역할을 하기도 하지만 어떤 이들에게는 그저 목구멍이 타들어가게 만드는 알코올 냄새가 나는 쓴 물일 뿐이다.

  일상의 음식이자 사회의 음식으로
  우리의 음주문화를 되돌아보면 시대마다 다른 특성을 보인다. 전쟁 후 해방시기에 술이라는 것은 집에 담가먹는 막걸리가 주를 이뤘고 서민들에게는 불안감과 가난을 잊게해주는 역할이었다. 이후 한강의 기적을 맞이한 시기에 폭음문화가 슬슬 들어오게 된다. 농촌을 떠나 도시로 온 사람들은 바빠졌고 이에 맞춰 술의 공급량도 늘어가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본격적으로 폭음문화가 시작된건 1965년 정부에서 양곡 정책을 실시하면서 부터다. 정부는 곡식을 주재료로 사용해서 만드는 증류식 소주를 금지하고 고구마나 타피오카 등 증류식 소주보다 싼 가격의 전분을 사용하는 희석식 소주의 생산만을 허락했다. 이때부터 값싼 희석식 소주가 대량 공급됐고 이에 따라 사람들은 희석식 소주를 다량 소비하기 시작했다.
  70년대에는 캠퍼스에 폭음문화가 들어와 선배가 후배에게 술 특히, 사발주(사발에 여러 술을 섞은 것)를 만들어 먹이는 것으로 자신들 나름의 군기를 잡았다. 이때의 문화가 지금에까지 거슬러 올라와 신입생들에게 술을 권하는 문화가 생겼다. 한편으론 당시 통행금지 시간이 있어 밤 12시가 되기 전에 최대한 술을 많이 마시려고 이런 문화가 생겼다는 말도 있다.
  80~90년대에는 소주와 더불어 맥주의 소비량도 이전보다 많이 늘어났고 접대용 주점이 많이 들어서 접대문화가 발달했다. 하지만 2000년대에 들어서 해외여행과 수입주류가 늘면서 사람들이 여러 나라의 술을 맛보게 되고 양보다 질을 추구하는 음주문화로 바뀌게 된다.
  최근에 와서야 캠퍼스 내에서도 술을 강요하는 분위기가 줄어들었고, 술없는 문화를 만들고자 하고 있다. 단국대는 용인시와 연계해서 ‘술과 담배없는 청정 캠퍼스 만들기’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고, 충북대도 음주행위와 범죄예방을 위해 캠퍼스 폴리스를 운영한다고 밝혔다.
  술은 ‘사회의 음식’이라 불리고 사회가 변하면서 술을 먹는 우리의 모습도 변해갔다. 즉, 술은 사회의 성격을 나타낸다고 할 수 있다. 술은 이제 우리 생활에서 뗄 수 없는 대단한 존재감을 가지게 됐다.

  술, 알고나 마시자
  곁에 있어 쉽게 여겼던 술, 우리는 술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

  # 술먹기 전에 할 일
  술을 맛있게 즐기기 위해선 음주 전에도 할 일이 있다. 술 마시기 한 두시간 전에 미리 음식으로 배를 채우는 것이다. 이때는 무난하게 밥이나 조개탕, 북어국 등 해장국 위주로 먹는 게 좋다. 피해야할 것은 기름진 음식이다. 기름이 니글니글하게 많이 낀 음식은 알코올 분해도 방해하고 지방간이 되는 지름길이다.

  # 안주를 많이 먹어도 과음은 과음
  술을 마실 때 알코올을 해소하고자 안주를 많이 먹곤 한다. 하지만 안주는 안주에 불과할 뿐. 술을 많이 마셨다고 안주를 많이 먹어봤자 알코올 흡수량은 그대로일 뿐이다. 또한 중요한 것은 마신 술의 양이 아닌 알코올의 양이다.

  # 잔 따라 맛 달라
  술도 그냥 마셔선 안된다. 술맛을 알기위해선 술을 담는 잔도 중요하다. 보통 맥주는 유리잔, 소주는 두께가 있는 작은 유리잔, 전통주는 사기그릇 등 술마다 특색있는 잔들이 있다. 그 중 맥주를 다양하게 즐기고 싶다면 취향에 맞는 잔을 선택하면 된다. 거품도 마시고 향도 느끼고 싶다면 바이젠 플루트형, 시원하게 꿀꺽꿀꺽 편안하게 마시고 싶다면 텀블러형, 맥주의 색과 맑게 올라오는 기포를 보고 싶다면 실린더형, 맛이 진한 맥주의 향을 유지하고 싶다면 고블릿형이 좋다.

  # 맥주, 소주, 위스키가 있다. 뭐부터 마셔야 할까?
  어떤 술을 마셔도 알코올 섭취량은 그대로지만 술의 종류에 따라 마시는 순서가 있다. 맥주는 발효주, 소주와 위스키는 증류주다. 먼저 마셔야할 것은 알코올이 비교적 낮은 발효주이고 그 다음에 알코올이 높은 증류주를 마신다. 알코올이 낮은 발효주를 먼저 마시게 되면 나중에 도수가 높은 술을 마셔도 알코올의 급격한 흡수를 막아주기 때문이다.

  #술 다 먹고 끝?
  음주 후 가장 걱정되는 것은 다음 날의 숙취. 숙취를 조금이라도 약화시키기 위해선 자기 전에 해야할 일이 있다. 밥이나 면류를 먹는 것이다. 밥의 탄수화물이 포도당으로 변해 혈당을 보충시켜주고 면류의 염분은 전해질을 채워준다. 해장국 또한 좋다. 살이 찔 수는 있지만 간 기능에 좋고 숙취도 빨리 풀린다.

  뭐든 적당하면 약이 되지만 과하면 독이 된다. 건전한 술 문화도 만들고 자기 몸도 건강하게 지키고 싶다면 뻔한 말이지만 도 넘은 음주는 안 된다. 무작정 홀짝 홀짝하고 마시기보단 술도 하나의 음식처럼 맛이나 향도 느껴보고 맛있게 먹는 방법도 찾아가면서 마셔보는 건 어떨까. 술은 이제 그냥 술~술~ 마시는 가벼운 음식이기엔 우리 삶에 너무나도 깊이 침투했다. 술 주변에 놓인 우리에게 술이 독이 될지 아닐지는 술을 마시는 자신에게 달려있을 뿐이다.

 

이예원 기자 wownow@c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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