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망은 어리석은 자가 내리는 결론” 이길 수 있다는 마음으로 도전! <미스터 초밥왕>

 

 

  일본 오타루 지역에는 작은 초밥집인 원초밥을 운영하는 쇼타네 가족이 있다. 작지만 초밥요리사로서의 긍지를 가진 쇼타네 원초밥은 같은 지역에 들어선 거대기업이자 대형초밥집인 사사초밥에게 위협을 당하기 시작한다. 사사초밥의 방해로 초밥집의 운영이 어려워져 쇼타의 어머니는 과로로 쓰러져 돌아가시게 되고 설상가상으로 아버지는 사고를 당해 초밥을 만들 수 없는 처지에 이르고 만다.
  어릴 적 성실하게 초밥을 만들던 아버지를 보고 쇼타는 가업인 초밥집 잇고 사사초밥을 물리치는 것을 목표로 도쿄로 향한다. 쇼타는 그곳에서 초밥명인 정오랑이 운영하는, 작지만 유명한 봉초밥에 들어가 초밥 요리사로서의 수행을 시작하게 된다.
  만화<미스터 초밥왕>은 1992년부터 2000년까지 본편으로 단행본 27권, 전국대회편으로 17권 발행된 일본 요리만화다. 요리만화이지만 음식에 대한 소개뿐아니라 인물들 개개인의 다양한 에피소드 등 요리 외적인 이야기들도 많아 스토리가 탄탄한 명작만화로 꼽힌다. 지금은 요리만화가 흔해졌지만 당시 일본에선 생소한 장르로 여겨지던 때에 미스터 초밥왕은 짜임새있는 전개와 안정감있는 결말로 완성도가 높은 요리만화로 회자된다.
  작가는 초밥의 기본부터 상세하게 설명해준다. 칼 사용법, 밥을 짓고 초밥을 쥐는 법, 생선 처리법 등 사소해보이지만 중요한 기본사항들을 알려준다. 이런 상세한 설명 덕에 실제로 요리사들이 만화책을 참고하기도 한다. 요리 서바이벌 프로그램인 <마스터 쉐프>의 우승자인 최강록 씨는 이 만화를 보고 요리를 배웠다고 말하기도 했다.
  다양한 초밥들이 등장할수록 초보자였던 쇼타의 실력도 매번 성장한다. 수많은 라이벌들과 승부를 벌이며 쇼타에게 주어지는 도전 과제들은 항상 넘기 힘들어 보인다. 하지만 시작은 불리해보여도 그럴수록 쇼타는 물러서지 않고 자신만의 방식으로 초밥 고수들과 맞선다.
  승부마다 새로 탄생하는 초밥들엔 작가의 수고도 같이 담겨있다. 작가는 만화마다 등장하는 독특한 초밥들을 연구하기 위해 직접 해당 초밥을 만드는 지역을 방문해 공부했다. 싹눈파초밥, 새우 오보로 주먹초밥, 아보카도 김말이, 차조기잎말이 초밥, 대뱃살 스테이크 등 생소한 것들부터 이게 초밥재료가 될 수 있을까 싶은 특색있는 초밥들까지 모두 작가가 현지를 방문해 직접 맛보고 공부한 것들이다.
  부상으로 아버지가 오타루 지역 초밥 콘테스트에 나갈 수 없게 되자 쇼타는 자신이 나가겠다고 말한다. 이전까지 초밥을 제대로 만들어본 적이 없었던 쇼타에게 아버지는 “하루 이틀 연습으로 초밥을 만들수 없다. 어떻게 대회에 나간다는 거냐?”하고 따져묻는다. 이에 쇼타는 “이길 수 없을지는 몰라도, 이기고 싶다는 생각으로 노력한다면 아직 진건 아니잖아요”라고 말한다. 쇼타에게는 결과보다 과정이, 실패하더라도 남는 경험이 자신에게 득이 되는 것임을 잘 알고 있었던 것이다.
  수많은 경쟁과 고단한 승부가 반복됨에도 쇼타는 ‘어쩜 저렇게 바보같이 착할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순수하고 오직 초밥만을 위해 자신을 희생한다. 다행히도 반복되는 승부의 결과는 예상했던 대로 항상 해피엔딩이다. 비극적인 상황조차도 반복되는 행복한 이야기들에 묻힐 정도로 미스터 초밥왕은 착한 만화다. 그럼에도 진부함을 떨쳐버리게 되는 이유는 항상 매번 다른 새로운 행복이 등장하기 때문이 아닐까. 행복한 음식이 무엇인지 보고싶다면 식욕도 돋울 겸 미스터 초밥왕을 집어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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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예원 기자 wownow@c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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