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충대생, 학교와 사회를 말하다”

 

     “직선제든 간선제든 총장 선거자체가 학생들에게 폐쇄적”

 

이용희 (언론정보·2)

 

     “정권 마다 유리하게 역사 바뀌는 것 아닌가?”

 

김승보 (화학·4) 

 

 

     “교육부, 철학은 빈곤 행정은 졸속”

 

박두진 (사회·3)

 

     “총장 직선제, 소통 없는 우리 학교에서 민주화 기여 없어”

전태하 (무역·2)

 

 

      “일반해고 도입은 노동자를 죽이는 개악”

 

이성준 (경제·2)

 

 

     “대학본부, 학생들 통제하려는 것 같아”

 

문양재 (메카트로닉스공학·3) 

 

 

  유난히 학교 안팎으로 사건·사고가 많은 한 해다. 충대신문 창간 61주년을 맞이해 지난 14일, 우리 학교 학우들과 총장 직선제, 대학구조개혁 평가, 국정 교과서 등 다섯 가지 주제에 대해 논의했다. 이날 학우 대담에는 김승보(화학·4) 학우, 문양재(메카트로닉스공학·3) 학우, 박두진(사회·3) 학우, 이성준(경제·2) 학우, 이용희(언론정보·2) 학우, 전태하(무역·2) 학우가 참석했다. 사회는 충대신문 허보영 편집국장이 맡았으며 지면 관계로 주요내용만 발췌해 게재했다.


   - 1부 학내 사안-

  사회 : 첫 번째 학내 사안은 총장 직선제다. 지난 8월에 부산대 고현철 교수가 직선제와 대학 민주화 요구하며 투신했다. 이에 대해 학우들은 어떻게 생각하나?

  박두진 : 일단 총장선거문제는 간선 직선문제는 아닌 것 같다. 공주대, 경북대, 한국방송통신대 같은 경우 국가의 지침에 따라 간선제로 총장을 선출했지만 승인이 거부되고 있다. 이런 경우를 봤을 때 제도적 문제라기보다는 국가권력이 교육까지 개입한 것이 문제다.

  전태하 : 한국체육대 사례를 통해 직선제가 국립대 민주화와 연관돼 있다고 볼 수 있다. 간선제를 실시한 한국체대가 네 번의 총장임용 제청거부를 받고 결국 새누리당 김성주 전 의원이 총장이 됐다. 정부가 대학 선진화 방안이라고 했으나 총장 직선제를 폐지하지 않는 학교에는 재정지원 사업에서 패널티를 줬다. 재정적 압박을 통해 대학을 장악하려는 것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이성준 : 직선제, 간선제가 화두가 된 것에는 역사적인 이유가 있다고 본다. 이 직선제를 요구하는 상황에서 6.29 민주화 선언에 ‘민주화’라는 수식어가 붙었다. 그 시대를 겪은 게 지금 교수 세대라 직선제가 민주화고, 간선제가 독재라는 트라우마에 갇힌 것 같다. 틀을 깨고 정부와의 수직적인 관계를 생각해봐야 할 때다.

  사회 : 우리 학교는 내년에 총장 선거가 있다. 직선제와 간선제 중 무엇이 낫다고 보나? 교수회에서 주장하는 직선제가 현실 가능성이 있나? 또 직선제가 될 경우 교육부의 재정적인 압박이 있을 텐데 어떻게 생각하나?

  이용희 : 굳이 해야 한다면 직선제가 맞다고 생각한다. 총장이라는 자리가 학교 구성원들에게 직접 영향을 주는 자리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직선제든 간선제든 선거 자체가 학생들에게 폐쇄적이다.

  박두진 : 참여의 입장에서 봤을 때, 회의감이 드는 것은 교수회의 때 전체 교수 908명 중에 43명의 교수만 직접 회의에 참석했다. 교수회의의 참여율만 봤을 때 대표성의 의미가 있나 싶다. 또 총장선거에 있어서 학생들의 참여가 제한돼 있다. 일정 부분이라고 해도 학생들에게 참여할 권한이 주어졌으면 한다.

  전태하 : 직선제, 간선제 둘 중 하나를 골라야 한다면 직선제를 채택하되, 이전에 있었던 문제들을 보완하는 제도가 필요할 것이다. 하지만 현재 교수들과 학생들과의 소통이 전혀 없는 우리 학교 상황에서 대학 민주화에 기여하는 바는 없을 것 같다.

  문양재 :  당장 내년에 선택해야 하고 에이스 사업, 링크 사업 등 재정지원에 총장 간선제가 조건이다. 어쩔 수 없이 간선제를 선택하되, 추진위원회를 구성하기 전에 교수회나 학생들과의 협의가 필요하다. 현재 추친위원회는 50명 중에 랜덤으로 뽑힌 학생 2~3명만 들어갈 수 있다고 한다. 어쩔 수 없다면 간선제를 보완해야 한다.

  사회 :  첫 번째 주제는 여기서 정리하도록 하고 두 번째 주제 대학구조개혁평가로 넘어가도록 하겠다. 대학구조개혁 평가 자체나 평가 기준은 타당한가?

  문양재 :  학생 정원이 줄어든다면 필요하겠지만 학교에 등급을 매겨 장학금 혜택마저 없애버리는 현재 제도는 문제가 있다. 교육부에서는 학생들을 등급화하려고 하고 하는 게 문제다.

  박두진 :  평가가 대학교육 수준을 높일 수 있는 전임교원확보율, 학비 환원율 등에서 평가된 것이 아니라, 학사 관리에서 됐다. 우리 학교 같은 경우도 16개 학과가 통폐합됐고 정원도 10%가량 줄었다. 대학은 학문의 장인데 학문의 다양성, 진리의 탐구는 무시되고 있다. 대학을 평가하는 기준이라고 하기에 미흡하다. 교육부의 교육 철학은 빈곤하고 행정은 졸속하다고 과감히 평가한다.

  이용희 :  평가 기준 지표를 보면 졸업생 취업률이 있다. 교육성과에는 취업률이 높은 비중이다. 취업도 중요하긴 하지만 학문의 탐구에 대한 만족도가 평가지표에 들어가야 할 것이다. 평가 기준 지표에서 교육 질을 높이려는 노력을 하지 않는다.

  김승보 :  이런 부분과 동시에 충대신문 기사를 보니 수업관리지표에 자동 출결 시스템이 느슨했다는 그런 말이 있다. 그러나 우리 학교는 대리출석의 위험 때문에 자동 출결 시스템을 사용하지 않고 있다. 그런데 교육부는 이것을 사용하지 않았기 때문에 감점했다고 했다. 교육부가 교육 현장을 모르는 지점이다.

  사회 :  대학구조개혁평가에서 우리 학교가 이번에 C등급을 받았다. 어떻게 생각하나?

  문양재 :  계속 C등급만 맞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대학구조개혁평가를 없애버리던지 아니면 기왕 맞을 거 A등급을 맞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현재와 같은 결과가 지속되면 인식이 안 좋아질 수 있다.

  이용희 :  직접적인 재정 제한이 들어오는 D, E등급이 아니라면 상관없다. A, B, C등급을 나누는 게 또 다른 서열화를 만드는 것 같아, 애초에 대학구조개혁평가를 없애야 한다.

  박두진 :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기존의 인식이 있기 때문에 이 등급 때문에 충남대의 인지도나 위상이 떨어질 것 같지는 않다.

  사회 : 올해 들어 학생 복지와 관련한 문제들이 발생했다. 총학생회와 대학본부의 역할이 무엇이라 생각하나?

  이용희 :  어제 총학생회 홈페이지를 들어갔는데 자료들이 올라오다가 어느 순간부터 올라오지 않았다. 학생들과 소통하려는 의지가 전혀 없는 것 같다. 한 가지 잘했다고 평가하고 싶은 것은 축제를 다르게 하려고 기획했던 모습이다.

  전태하 :  지난 학기에 학생자치활동에 대한 규정이 입법예고됐다. 경상대에서 관련한 대자보를 붙였는데 통과가 얼마 안남은 시점까지 총학생회에서 어떤 말도 없었다. 오히려 대자보를 붙인 뒤 단운위에서 총학생회가 경상대 학생회에 면박을 줬다. 소통의 의지는 없을뿐더러 무언가를 하려는 의지도 없는 것 같다. 이번 총학에 대해 굉장히 부정적이고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문양재 :  이번 축제 때 대학본부 직원들의 언성이 커지면서 말을 함부로 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대학본부도 학생들과 소통하지 않고 꽉 막혀있다. 학생과를 여러 번 찾아갔는데 답답했다. 학술 단체에서 토크쇼를 개최했었는데 그 때도 이놈 저놈하며 욕을 했다. 대학본부가 학생들을 통제하려고 하는 것 같다.

  이용희 : 총학생회나 대학본부에 대한 문제가 학생들의 관심 부족도 있다. 그런데 학내에 무슨 사안이 있을 때마다 충대신문이나 충대방송국의 언론으로서의 역할이 부족했다. 대학본부나 총학생회를 견제할 능력이 있는 건 언론인데 그 역할이 부족했던 것 같다.


    - 2부 사회 문제 -

  사회 :  네 번째 주제는 노동개혁이다. 지금의 정부 노동개혁, 어떻게 생각하는가?

  이성준 : 노사정 9월 23일 합의문이라는 것은 한국노총, 사용자측, 정부가 회의를 한 것인데 한국노총에 대표성이 결여돼 있다. 우리나라 노동 조직율은 10% 아래다. 노동조합에 가입된 사람 자체가 적은데 한국노총만이 대표해 발의한 합의문은 대표성에 하자가 있다. 또 일반해고 도입은 문제가 있다. 성과가 미흡하다거나 근무태도의 불량을 이유로 해고를 할 수 있는 일반해고 도입은 노동자를 죽이는 개악이지 개혁이 아니다.

  박두진 :  경제 성장이 멈추고 해법이 없다. 정부가 노동 유연화를 할 수 밖에 없다. 그런데 이전에 총체적인 대안을 내야했다. 임금 피크제는 정년을 늘리자는 목적이지 정년이 다 된 사람들의 임금으로 고용을 창출하자는 게 아니다. 그런데 정부가 이것을 악랄하게 이용했다. 기성세대와 청년세대의 갈등으로 만들었다.

  전태하 :  작년 기획재정부 통계자료를 보면 2011년부터 2014년까지 임금 피크제를 도입한 14개 기업에서 신입사원 채용비율이 높아지긴 했다. 그러나 비정규직과 인턴도 포함돼 있어서 임금 삭감을 통해 비정규직만 늘린 것이라는 이야기도 있다.

  이용희 :  기본적인 것을 못하면 해고는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지금은 해고가 쉽지 않다. 해고절차가 쉬워지는 것은 필요하다.

  문양재 :  쉬운 해고가 필요하다고 했는데 필요할 수도 있지만 지금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지금 정책상으로는 쉬운 해고를 통해 부모세대를 해고하고 청년들을 취업시키겠다는 정책이다. 이런 부분에서 지금은 적절하지 않다. 기성세대와 청년세대 갈등을 만드는 것 같다.

  이성준 :  박근혜 정부에서 일반 해고 양보를 요구하며 당근으로 내세웠던 게 고용보험 개선 조치다. 고용보험 개선 조치는 겉과 속이 다르다. 실업 급여를 받는 장벽은 높아졌다. 재직기간이 180일에서 270일로 늘어났다. 270일 이하로 다니면 실업 급여를 받을 수 없다. 단기기간 노동자들은 실업급여를 받을 수 없다. 또 조기재취업 수당 폐지라고 빨리 다시 재취업한 사람들에게도 실업급여를 주지 않는다. 자발적 퇴사자에게도 실업급여를 주지 않는다. 굉장히 기만적인 정책이다.

  사회 :  다음 주제는 요즘 가장 화두인 국정교과서다.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를 어떻게 생각하나?

  이성준 :  네 가지 부분이 쟁점이다. 첫 번째 현대사에서 산업화 부분을 확대, 두 번째 이승만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한 균형적 시각, 세 번째 근현대사를 줄이기, 네 번째 북한 사상적 측면의 내용을 줄이기다. 지금까지 기사들을 종합적으로 봤을 때, 가장 핵심은 이승만 박정희에 대한 균형적 시각이다.

  문양재 :  친일, 친미를 미화하고 있다는 말이 있다. 쌀이 강제로 강탈당한 것을 수출로 이야기하는 등 미화해서 용어를 바꾼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영향이 있다. 역사는 사람이 만들고 사람은 교육이 만든다. 친일파들이 본인들이 정당한 행동을 했다고 다시 교육하겠다는 것이다.

  김승보 :  정권 때마다 본인들에게 유리하게 역사가 바뀌는 게 아닌가하는 우려가 생긴다. 분명 일부 교과서에서 북한의 사상에 대해 다뤘으나 미화를 하진 않았다. 하지만 북한이 망한 것은 사상이 아닌 독재 때문이다. 왜 자꾸 북한을 따라가려고 하는지 모르겠다.

  사회 :  교과서를 편찬할 때, 우파 좌파 편향도 아닌 모두를 아우를 수 있는 집필진을 구성하겠다고 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박두진 :  좌우를 아우른다는 것 자체가 넌센스다. 가치 판단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겠지만 최대한 실존주의 방향으로 가는 게 맞을 것 같다.

  이용희 :  좌우를 아우르는 것이 될 리가 없고 하나의 책으로만 가르치다보니 다양성의 측면에서 문제가 될 것이다. 만약 지금처럼 국정교과서가 된다면 일본의 교과서처럼 본인들의 잘못에 대해 인정하지 않는 역사관을 갖게 될 수 있다.

  이성준 :  교학사 교과서가 역사 인식의 문제로 비판 받은 것도 있지만 오타와 오류 때문에 비판 받은 것도 많았다. 그런데 그 원인이 집필기간이 2년으로 짧아서 그렇다. 그런데 이 국정교과서는 1년 만에 만든다고 한다. 이게 정상적인 교과서를 만드는 집필 과정인지 의문이다. 계산을 해보니 국정교과서가 배부되는 때가 박근혜 정부가 퇴임하는 시기다. 이런 부분에서 의문과 의심이 남는다.

  사회 :  이제 마지막 질문이다. 본인들에게 충남대학교란?

  김승보 :  밖에서 내가 무슨 행동을 할 때마다 내가 충남대의 대표가 된다고 생각한다.

  이성준 :  충대신문사가 존재하기에 아직은 희망적인 전쟁터라고 생각한다.

  이용희 : 개인적인 방황을 많이 했는데 그럼에도 학교는 항상 그 자리에 있었다. 넓은 학교이고 정말 기회가 무궁무진한 곳이다.

  문양재 :  하고 싶은 걸 할 수 있는, 하고 싶은 걸 해도 괜찮은 자율적인 곳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렇게 만들고 싶다.

  전태하 :  무역학 용어로 CFS라는 용어가 있다. 컨테이너 수송을 위해 바다에 나갈 때까지 수출 화물을 모아두는 장소를 말하는데, 충남대는 나를 채워 바깥으로 나가는 곳이라고 생각한다.

  박두진 :  충남대는 학문의 최후의 보루라고 생각한다. 학문의 연구라는 본연의 역할을 하고 있는 학교라고 생각하고 자부심을 갖는다.


사회 / 허보영 편집국장 ourrights@cnu.ac.kr
정리 / 곽효원 기자 kwakhyo1@cnu.ac.kr
사진 / 유지수 기자 jsrrrrr02@c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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