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계에 흘러든 인터넷 방송

 

1.2. MBC의 마이 리틀 텔레비전 / 3. 네이버의 V앱 / 4.다이아TV / 5.아프리카TV의 BJ대도서관

  지난 4월 MBC는 ‘마이 리틀 텔레비전’이라는 예능 프로그램 하나를 선보였다. 이 프로그램은 인터넷 방송이라는 포맷을 가지고 출연자가 자신의 방에 들어온 시청자들과 서로 소통하며 새로운 콘텐츠를 만든다는 내용으로 출발했다. 공중파에 처음 선보이는 포맷이었지만 시청자들은 신선한 반응을 보였고 매번 새로운 출연진과 소재로 아직까지 굳건하게 인기를 끌고 있다.
  개인의 창작물이라는 이름하에 소규모로 시작된 인터넷 방송이 TV를 통해 퍼져나가 큰 파급력을 가진 하나의 매체가 되고 있다. 인터넷 방송의 어떤 매력이 시청자들을 이끌었던 것일까. 그 모습을 알아보자. 

  커지는 인터넷 방송판
  인터넷 방송은 인터넷이 보급되기 시작하던 1990년대 후반부터 시작됐다. 사실 초기에 인터넷 방송은 지상파 채널의 인터넷 방송국에서부터 시작됐지만 오늘과 비슷한 포맷을 이룬 것은 'M2스테이션'이라는 전문 인터넷 방송국이 생겨나면서 부터다. 그 당시의 인터넷 방송 장르는 음악, 교육, 영화, 종합 콘텐츠 등으로 굉장히 적었다. 하지만 2000년대에 들어서 인터넷 보급률이 더욱 빨라지면서 인터넷 방송의 수도 가파르게 증가했다. 대표적인 인터넷 방송 사이트인 아프리카tv의 한 달 개인 방송 개수는 30만 개 이상에 이른다. 장르 또한 게임, 시사교양, 스포츠 중계부터 먹방(먹는 방송), 화장, 노래, 잡담 방송 등 셀 수 없이 다양해졌다.
  인터넷 방송의 가장 큰 특징은 개인이 언제든 원하는 콘텐츠로 방송을 할 수 있다는 점이다. 적은 인력과 자본만 있어도 방송을 제작할 수 있어 접근이 쉽고, 참여하는 이들이 많을수록 다양한 내용의 방송이 생겨난다. 시청자들은 수많은 방송 중 자신이 관심있는 방송을 시청하고 방송자나 다른 시청자들과 자유롭게 대화도 할 수 있다.
  또한 자신의 방송을 즐겨보는 꾸준한 팬층이 생기면 수익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 아프리카tv의 개인 방송자인 BJ는 시청자들에게 시청료 개념의 개당 100원인 별풍선을 받기도 하는데 이 액수가 웬만한 직장인들의 월급을 능가한다. 한 예로 아프리카tv의 유명 BJ로 활동하는 대도서관, 양띵, 김이브 등은 인터넷 방송으로 얻는 수익만 한달에 천 만원 이상이 넘는다. 실제로 BJ 대도서관은 한 인터뷰에서 월 수입이 3500만원이 넘는다고 밝혔다.
  아프리카tv와 판도라tv, 다음 팟 등 관련 사이트들이 이미 다수 등장한 상황에서 최근에는 기존에 있는 인터넷 방송자들이 유튜브와 같은 글로벌 사이트에 자신의 영상을 올려놓기 시작했다. 전세계인들이 볼 수 있는 사이트를 통해 자신의 활동 영역을 넓히고 방송 시청자 수도 증가시키는 것이다.
  이러한 와중에 여러 전문 기획사들이 엔터테인먼트 사업의 일환으로 인터넷 방송 시장에 진출했다. 문화사업의 거대 기업인 CJ E&M은 올해 5월에 '다이아TV'라는 1인 방송 채널을 만들었고, 네이버는 소녀시대, 빅뱅 등 한류스타들이 등장하는 'V앱'라는 방송을 선보였다. 이들은 인터넷이 다양한 방송을 가능하게 하고, 규제나 시간 등 채널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다는 점을 이용했다. 정덕현 문화평론가는 "거대한 기획사들이 개인 미디어에 대한 관심과 투자를 계속하고 있다"며 "향후 이쪽 분야가 대중문화의 상당히 중요한 부분을 차지 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중파를 향한 일탈
  인터넷이라는 테두리 안에서만 활개치던 인터넷 방송이 '마이 리틀 텔레비전(마리텔)'을 통해 공중파 TV에 방영되면서 인터넷 방송에 대한 TV방송계의 관심도 높아졌다. 또한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등의 모바일 기기를 통해 방송을 실시간으로 보고 교류할 수 있게 되면서 인터넷 방송에 대한 접근도 덩달아 올랐다.
'마리텔'은 인터넷 방송을 주 포맷으로 설정하고 자신이 원하는 방을 선택한 시청자들이 그 안에서 채팅도 하며 출연자들과 소통하도록 만들었다. 이 과정에서 시청자들의 다양한 의견이 반영되고, 신박하고 재치있는 애드립과 이에 반응하는 출연자의 모습 등이 합쳐져 소통·재미·콘텐츠의 3박자가 맞는 예능을 만들어냈다. 이윤주(경영·4) 학우는 "기존에 많이 보던 예능의 모습을 버리고 인터넷 방송이라는 포맷을 이용한 게 굉장히 신선하고 재미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새로운 미디어가 유입되면서 우려되는 점 또한 있다. 방송인들과 실시간 소통을 하면서 그들을 향한 악의적인 댓글이나 선정적인 말, 과도한 소통 요구는 부작용을 일으키기도 한다. 실제로 '마리텔'의 출연자였던 백종원은 마리텔을 잠정 하차하면서 실시간 악플에 충격을 받기도 했다고 말했다. 정덕현 문화평론가는 "개인 미디어는 선정적이고 자극적인 부분에 대한 가이드라인이나 제제 조치가 없어 통제가 안된다"며 "경쟁적으로 콘텐츠를 생산하면서 나오는 선정성 문제는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렇듯 인터넷 방송은 아직 방송계 진출의 초기 단계인만큼 이러한 문제들에 대한 방안을 마련해야 할 필요가 있다.

  인터넷이라는 작은 웅덩이에서 TV라는 거대한 바다로 흘러온 인터넷 방송이 나아갈 길은 창창하다. 인터넷 방송이 소통, 재미, 다양한 콘텐츠라는 순기능을 발휘하기 위해선 방송자나 그것을 시청하는 시청자 모두의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지금 이 시간에도 어디선가 'ON'하고 있을 인터넷 방송. 그들의 종착지는 어디가 될까.


이예원 기자 wownow@c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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