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함은 자신을 갈고 닦을 에너지”

 

 

 

“분함은 자신을 갈고 닦을 에너지”, 야구로 뭉친 소년들의 성장기 <크게 휘두르며>

 

 

 

  주인공 미하시는 할아버지 소유인 미호시 중학교 야구부의 투수를 맡고 있다. 하지만 야구부 동료들은 그가 할아버지의 권력과 감독의 편애로 투수에 올랐다고 생각하고 미하시를 따돌림 시킨다. 그럼에도 공 던지는 것에 극도로 집착하는 미하시는 마운드만은 절대 양보하지 않는다. 동료들의 따돌림으로 미하시는 심하게 말을 더듬고, 큰 소리에도 깜짝 놀라 울먹이는 등 불안정한 상태에 이르기까지한다.
  미하시는 야구를 그만두고 미호시 학원의 고교가 아닌 인근의 니시우라 고교에 입학한다. 하지만 구경만 할 생각에 간 야구장에서 감독인 모모에에게 반강제적으로 끌려가고 야구부에 입부하게 된다. 니시우라 야구부는 고작 1학년 10명으로만 이뤄진 작은 야구부로 부원들은 여러 포지션을 중복으로 맡고 있는 상태다.
  중학교 시절의 트라우마로 투수 포지션에 대해 고민하지만 포수인 아베의 권유로 다시금 마운드에 서게 된다. 야구를 할 땐 병적으로 마운드에 집착하면서 정작 평소엔 자주 울먹이고 소심한 미하시에게서 아베는 그가 조금 특별한 투구를 하고 있음을 알아챈다.
  미하시는 프로 선수들도 하지 못하는 9분할 스트라이크 존으로 공을 던지고 있었고 아베는 이것이 미하시의 특별한 무기가 될 것이라며 자신감을 준다. 아베의 뛰어난 볼 배합과 미하시의 특별한 9분할 투구가 만나 니시우라 팀은 새내기 야구부지만 고시엔(고교야구대회)을 목표로 한 회, 한 회 열심히 달린다.
  <크게 휘두르며>는 2003년부터 월간지 <애프터 눈>에서 연재 중이며 현재 25권까지 출간됐고 애니메이션으로 2007년에 본편인 1기와 여름대회 편인 2기로 나눠 방송됐다.
  만화는 고교 야구라는 큰 틀에서 그려지지만 야구를 하는 등장인물의 심리에도 초점을 맞추고 있다. 공 하나를 던질 때마다 중학교 시절의 기억 때문에 포수인 아베에게 신뢰를 주지 못할까봐 어쩔 줄 모르는 미하시의 불안감과, 과거에 미하시와 정반대 성향인 투수 선배에게 받은 상처로 인해 미하시에게 “나는 내 사인에 고개를 젓는 투수가 싫다”고 말하는 아베의 고민까지. 크게 휘두르며는 섬세한 그림체만큼 세심한 감정 묘사를 담고 있다.
  그리고 가장 기본적인 야구 경기 장면 또한 자세하게 표현돼 있다. 작가는 타자들이 바뀔 때마다 공을 치는 스타일과 볼 배합 등에 대해 상세히 설명해놓았고 경기 결과도 치밀하게 분석했다. 뿐만 아니라 애니메이션에서는 박진감 넘치는 경기를 보여주기 위해서 실제 니시우라 고교 야구부가 연습하는 소리를 효과음으로 사용했다.

 

  더불어 니시우라 야구부원들의 순박한 얼굴과 시골 소년같은 천진난만함은 귀여울 정도로 매력적이다. 만화를 보고 있으면 자신도 모르게 엄마미소를 짓고 있을 것이다.
  스포츠 만화임에도 ‘섬세하다’라는 표현이 어울리는 크게 휘두르며는 이런 점 때문에 쉽게 다가갈 수 있다. 어쩌면 크게 휘두르며를 보다가 야구에 입문해서 나중에는 실제 야구에 입덕(한 곳에 깊게 빠지는 덕후가 되는 것)하는 자신의 모습을 발견할지도 모른다.

이예원 기자 wownow@cnu.ac.kr

저작권자 © 충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