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국’의 상황을 헤쳐 나갈 실마리를 찾아서
 

  신자유주의 체제에서 비롯한 ‘파국(apocalypse)’의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생존을 위협하는 사건들이 일상다반사로 벌어지고 있지만, 뚜렷한 해결책은 보이지 않고 삶은 점점 더 피폐해지고 있는 것이다. 2015년 충대문학상 수필 부문 응모작들이 “파국의 상황에서의 인간과 삶에 대한 성찰”이라는 공통분모를 형성한 것도 그래서이리라. 대부분의 응모작들이 자기 존재에 대한 탐색은 물론 아버지와 할아버지가 살아온 길을 재인식하면서 무한생존경쟁에 지친 삶을 직시하고 위로의 말을 건네고 있었다.
  파국의 상황에서 우리가 기억해야 할 것들을 환기시키고 다시금 삶의 의지를 다져야 한다는 성찰의 소리가 담긴 응모작들 가운데 <고독한 외침>을 당선작으로 선정하였다. 경제적 궁핍은 아랑곳하지 않고 정치적 분노를 일삼았던 아버지를 이해하면서 세상과의 대응을 준비하는 화자의 이야기에서 지금 우리가 맞닥뜨린 파국의 상황을 헤쳐 나갈 실마리가 엿보였기 때문이다. 비록 필자의 사유가 유장하게 흐르지 못하는 아쉬움이 있지만, 독자의 사유를 이끌어내기에는 무리가 없다. 앞으로의 건필을 기대한다.


심사위원
윤석진(국어국문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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