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정거장」을 당선작으로 뽑는다. 현실의 힘겹고 고통스러운 시간이 펼쳐지는 터미널 식당을 ‘우주정거장’이라는 상상적 세계로 형상화하는 솜씨가 예사롭지 않다. 이 상상력에는 긍정의 시선이 작용하고 있는데, 이 시선이야말로 세계에 대한 응모자의 애정을 잘 보여주는 덕목이다. 함께 응모된 「뼈」도 동일한 능력으로 보여주고 있기 때문에 응모자의 시적 능력을 충분히 믿을만하다고 생각된다. 다만, 시적 표현이라는 강박에 너무 매달리지 말기를 바란다. 지나친 수사는 진실성의 감동을 떨어뜨리고 의사소통의 박진성을 감소시키기 때문이다. 주목되었던 응모자의 작품을 적어둔다. 「가끔 할아버지는 종이밥을 먹곤 했다」 「신체강탈자」 「병든 손」이 그것이다. 모두 일정한 능력 이상을 보여준 시편들이다. 이들은 한 단계 더 나아가기만 한다면 충분히 인정받을 수 있는 실력을 가지고 있다. 특히 「가끔 할아버지는 종이밥을 먹곤 했다」는 탁월한 상상력을 보여준다. 언어들이 좀더 자연스럽기만 하다면 누구보다도 주목받을 수 있는 응모자이다.
 


심사위원
박수연(국어교육과 교수)
이형권(국어국문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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