❽ 음악 <플레이(PLAY)> 대사보다 깊게 남는 음악의 여운

출처. http://bluejerry.tistory.com/
         왼쪽부터 현재, 헌일, 준일

   작년에 개봉해 인기를 끌었던 무명 싱어송라이터의 사랑과 성공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 <비긴 어게인>을 기억하는가. <비긴 어게인>은 영화도 인기였지만 무명 싱어송라이터의 이야기를 다룬 음악영화답게 영화에 나온 음악 또한 오랫동안 음원차트의 상위권에 머물며 큰 사랑을 받았다. 그런데 우리나라에도 <비긴 어게인> 못지않게 주옥같은 음악을 자랑하는 음악영화가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가. 모던 록밴드 ‘메이트’의 결성 과정을 담은 실화를 바탕으로 만든 <플레이(PLAY)>가 바로 그 영화다.
   ‘메이트’는 보컬과 기타를 맡은 임헌일, 보컬과 키보드를 맡은 정준일, 드럼을 맡은 이현재로 구성된 3명의 모던 록밴드이다. 이 셋은 영화의 실제 주인공 헌일, 준일, 현재로 출연한다. 기획사에서 원하는 음악이 아닌 자신의 음악을 하고 싶었던 준일, 가수들의 세션이 아닌 자신의 음악을 하고 싶었던 헌일, 이국적이고 조각 같은 외모로 모델 제의가 끊이지 않지만 모델보다는 음악을 하고 싶은 현재는 필연적인 운명처럼 서로를 만나 함께 음악을 하게 된다.
   이들의 열정은 뜨겁지만 현실은 한없이 차갑다. 냉정한 현실은 이들을 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지게 만들고, 서로에 대한 오해를 만들고, 종국에는 열정마저 좌절시킨다. 그러나 이들 앞에 좌절에서 일어날 수 있는 기회가 찾아온다. ‘falling slowly’라는 곡으로 유명한 음악영화 <원스>의 주인공이 속한 그룹으로 유명한 ‘스웰 시즌’의 내한공연 장소에서 버스킹 기회를 잡게 된 것이다. 스웰 시즌의 공연을 보기 위해 온 관객들 앞에서 연주하던 이들 셋에게 믿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난다. 스웰 시즌이 이들의 공연을 보고 자신들의 공연에도 서주기를 요청한 것이다. 이때까지 밴드 이름도 없던 이들은 스웰 시즌이 관객들에게 ‘자신들의 메이트(MATE)’라고 소개하며 ‘메이트’라는 이름도 갖게 된다.
   전문 배우가 아닌 메이트 실제 멤버들의 연기는 사실 어딘가 엉성하다. 영화에 살을 붙이기 위해 넣은 듯한 사랑 이야기의 완성도 또한 매우 높지 않다. 그러나 그들의 음악은 그 부족한 부분을 채우기에 전혀 모자람이 없다. 실제 밴드 멤버들이 연기했다는 장점을 백분 살려 영화의 모든 음악은 전부 메이트가 작사, 작곡, 연주까지 하기 때문이다. 음악은 사랑 앞에 고민하고, 자신의 꿈을 위해 노력하는 그들의 모습을 그 어떤 연기보다 생생하게 다가온다.
   메이트가 스웰 시즌에게 공연 제의를 받는 실제 장면을 마지막으로 엔딩과 함께 나오는 노래는 그 어떤 감명적인 연기보다도 긴 여운을 남기기에 충분하다. 노래의 제목은 영화 제목과 같은 ‘플레이’이다. ‘마음이 없는 이 길 끝에서/난 늘 노래할게/끝나지 않을 어둠속에서/난 늘 노래할게/지켜내야 할 소중한 기억이 있잖아/그날들을 생각해.


유정현 기자 yjh13@c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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