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은 가장 진솔한 글이다. 지나친 수사나 가공된 내용은 수필이라는 글쓰기에는 적절한 것이 아니라는 의미가 여기에는 있다. 따라서 흥미를 위한 허구적 조작 같은 것은 독자를 우롱하는 행위라고 할 수 있다.
   이번에 투고된 글들은 대체로 이러한 수필의 기본 전제를 잘 지키고 있는 것들이었다. 그런데 경험된 것들에 대한 진솔성이 글쓰기의 거친 면모를 모두 용납하지는 않는다. 아직 많은 글을 쓰기 전의 학생들에게 꾸미지 않은 솔직성이 거친 글에 대한 용인으로 이해되기도 한다는 사실을 심사자는 투고작들을 통해 알게 되었다. 거친 글은 좋은 글이 아니라는 사실을 잘 기억해두기 바란다. 꾸미지 않되 자연스럽게 쓰는 글이 좋은 글인데, 이 자연스러움을 위해서는 실은 오랜 습작 과정이 또한 필요하다. 경우에 따라서는 자연스러움을 얻기 위한 의도적 가감도 필요한 셈이다. 이 의도적 가감을 통해 만들어진 자연스러운 글이 독자들에게 감동을 줄 수 있다면, 그 글이 곧 붓 가는 대로 쓴 글이 되는 것이다.
   이런 점에 비추어볼 때 이번에 투고된 글들은 대부분 고만고만한 것들이어서 선정하기가 매우 어려웠음을 밝혀둔다. 최종적인 후보작은 「산 속에는 바다가 산다」 「옥수수와 그 분」 「바다의 눈」 세 편이었다. 이중에서 「바다의 눈」이 위와 같은 기준에 가장 잘 들어맞는다고 여겨졌다. 낙선작들은 비숫한 능력을 가지고 있었으나, 감정 전개의 세밀함에서 밀리고 말았다. 낙선자에게는 위로를 보낸다. 당선자는 더 정진하기 바란다.

심사위원
박수연(국어교육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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