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선작 <세상에서 가장 큰 거울>

   올 한해동안 독자들이 보내준 ‘내가 찍은세상’ 사진 중 충대신문 기자들의 의견을 모아  선정했습니다.

 

   안녕하세요, 기계설계공학과 4학년 정민규입니다. 제가 우유니 사막 사진을 찍게 된 것은 정말 예상치 못한 행운이었습니다. 올해 8월 저는 볼리비아로 여행을 갔습니다. 그런데 아뿔싸, 세계적 명소 우유니 사막의 우기는 12월~2월이라는겁니다. 거대한 소금 사막에 물이 차 있는 장관을 못본 채 소금만 보고 와야 한다니, 아쉬웠습니다.
   그러나 물이 차 있는 우유니 사막을 본 것은 행운이었습니다. 여행사에서 우유니 사막의 물이 있는 곳을 안다며 그 곳으로 안내한 겁니다. 사실, 그 여행사가 아주 조금 비쌌거든요. 역시 돈 치른 값을 하긴 합니다. 어쨌든 해질녘에 마주한 소금사막의 전경은 대단했습니다. 모든 사물이 두 개가 되는 광경을 세상 어디에서 볼 수 있을까요. 이곳이 죽기 전에 가봐야 할 곳으로 꼽히는 이유를 그제서야 알 것 같았습니다.
   특히 차 한 대가 서있는 장면을 찍은 것도 생각해보면 참 우연입니다. 안내를 해준 가이드 아저씨가 사진 찍는 것을 참 좋아하더군요. 아저씨의 도움을 받아 저도 다양한 사진을 많이 찍었습니다. 이렇게 추억이 담긴 사진을 간직하고 있다가 백마게시판에 올라온 ‘내가찍은세상 사진 구합니다’라는 글을 봤습니다. 이전에 페이스북에 사진을 올렸는데, 댓글로 ‘여기가 어디냐, 나도 가보고 싶다’고 말하는 사람이 많았어요. 유명한 장소인데도 많은 사람들이 모르고 있구나 하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충대신문에 사진을 보낸 거에요.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내 사진을 보고 우유니 사막을 찾았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말이죠. ‘내가찍은세상’에 소개된 사실은 연락을 받고서야 알았습니다. 특별히 어디에 자랑하진 않았는데, 아는 사람한테서 ‘네 사진 올라왔더라’고 연락이 왔습니다. 그게 좀 신기했습니다. 뽑혀서 기분이 좋았습니다.
   이 사진은 엄청난 기술을 쓴 건 아닙니다. 그냥 조리개 값을 최대로 하고 찍었습니다. 풍경 찍기에 적합한 조정은 아니죠. 아, 평소 사진에 관심이 많긴 합니다. 다만 이 사진은 그냥 찍어본 건데 잘 나온 거죠.
   졸업을 앞두고 이렇게 학교신문에 나오게 돼서 기분이 새롭네요. 제가 나오는 호가 창간특집호라는데, 꼭 집에 가져가서 기념으로 남겨놔야겠습니다.

정민규
기계설계공학·4

   감상평

   지구 끝에는 낭떠러지와 종말만이 있다는 옛 사람들의 믿음을 알게 됐던 어린 시절부터, 세상에 ‘종점’이 존재한다면 그 곳은 어떤 이분법도 없는 공간일 것이라고 생각해 왔다. 가르고 나누고 다투는 일들로 자욱한 먼지가 낀 인세(人世)를 지나면 마치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만물을 이항으로 구분짓는 머리 아픈 삶을 살아내느라 수고했다 토닥이며 한 덩어리로 모두를 반기는 곳이 있지 않을까.
   그런 의미에서 우유니 사막은 세상의 이상적인 끝이자 타협점이다. 땅은 하늘을 닮았고, 하늘은 땅을 닮아 있다. 수평선은 우리가 사전에 적어 넣은 정의대로의 물과 하늘을 가르는 선이 아닌, 자연이 빚어낸 데칼코마니의 시작점이 된다. 이 경이로움은 단순한 시각적인 감동을 넘어 존재와 구분에 대한 진지한 성찰로 보는 이들을 이끈다. 비행기로 40시간을 날아가야 만날 수 있는 멀고 먼 ‘종점’을 학우들의 곁으로 데려왔다는 점에서 정민규 학우의 사진은 단연 손꼽힐 만한 작품이다.

송민진 사회부장

   뜨거웠던 방학은 환영처럼 사라지고 어느덧 서늘한 가을, 중간고사가 다가오고 있다. 책상 앞에 앉아 있는 게 슬슬 좀이 쑤시고 어딘가 훌쩍 떠나고 싶은 마음이 들곤 한다. 그래서일까 머나먼 볼리비아에 펼쳐진 우유니 소금 사막을 담은 이 사진은 단순히 우리 눈을 즐겁게 해주는 2차원적 감동을 넘어 자유로움과 일탈이라는 바람이 불어오는 듯, 보다 입체적인 감동을 준다.
   사진을 한 번 더 들여다보면 펼쳐진 사막, 고여 있는 물 그리고 자동차까지 모든 것이 멈춰있다. 고요하고 정적이다. 하지만 모든 것이 정적인 소금사막에서 동적인 요소를 추가했다면 조금 더 재밌고 매력적인 사진이 됐을 것이다.

이현지 전 사진부장

   지구에서 제일 큰 거울, 죽기 전에 한 번은 꼭 가봐야 하는 곳 그리고 남미에 위치한 볼리비아를 여행할 때 절대로 빼놓을 수 없는 곳이 바로 우유니 소금 사막이라고 한다.
   환상적이고 낭만적인 풍경을 연출하는 곳이기 때문에 특별한 사진 기술을 가지고 있지 않아도 사람들의 시선을 끌기에 좋은 사진이다.
   움직이고 있는 대상을 촬영한 것이 아니라 정지된 대상들만을 카메라에 담았기에 상당히 평화로운 느낌을 준다. 또한 사진에서 파란색이 주를 이루다보니 전체적 사진의 느낌이 청량한 느낌을 주며, 물가에 비친 모습과 실제 대상이 상하 대칭적인 구도를 이루어 감상하기에 보다 안정된 느낌을 준다.
   사진을 감상하고 나니 개인적으로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연인과 함께 가보고 싶은 곳이다.

양희원 사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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