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은 국가와 민족에 봉사해야 한다

  야스퍼스가 그의 「대학의 이념」의 첫머리에서 말하듯이, 대학은 진리를 탐구하는 일에 종사하는 학자들과 학생들의 집단이다. 이러한 의미에서 대학은 진리를 탐구하고 전수하는 기능을 가진 기구라고 할 수 있다.
  진리는 체계적 탐구에 의해서 도달할 수 있다. 이와 같이 대학의 주된 관심은 연구이다. 진리의 영역은 학문적 외연을 넘어설 수 있기 때문에, 학문을 탐구하는 사람들은 학자들은 학자로서 뿐만 아니라 한 인간으로서도 진리를 위해 헌신해야 한다. 이렇듯 대학에서의 진리탐구는 인간의 완성을 전제로 한다. 그러므로 대학의 이차적인 관심을 가르치는 일이다.
  대학에서의 이와 같은 가르침과 연구의 목적은 단순히 학문과 기술의 전수만이 아니다. 대학에서의 가르침과 연구는 인간의 완성을 그 목표로 하고 있다.
  전문교육을 통해 대학은 심오한 학문적 이론체계와 새로운 과학기술의 이론적 근거를 제공함으로써 국가와 민족에게 봉사해야 함은 주지의 사실이다. 그 뿐만 아니라 대학은 문화유산과 가치를 전승하고 역사를 거울로 삼아 훌륭한 전통을 현대에 창조적으로 계승해야 할 기능도 아울러 갖고 있다.
  그리하여 대학은 국가와 민족의 희망으로서 인류의 가능성으로서 그 존재의의를 가져왔다. 지성이 분출하는 고성의 상아탑으로 대학은 존재해 왔던 것이다. 그러나 오늘날의 대학은 더 이상 웅장한 상아탑으로서 고고한 진리의 터전으로서만 존속할 수 없게 되었다.
  대학은 사회내에 존재하기 때문에 그 사회로부터 끊임없이 영향을 미치기도 하고 받기도 한다. 대학은 연구된 이론체계와 첨단 과학기술을 통해서 그 사회에 영향을 미친다.
  또한 대학도 사회로부터 도전받기도 한다. 그리하여 대학의 전통적 이념이 변화해 온 것이 현실이다. 대학이 보편적 진리탐구와 가치창조의 고전적 기능을 수행하도록 허용하기 보다는 현실적 사회는 당장 현실에 응용될 수 있는 세세한 지식과 첨단기술을 요구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사회는 대학에서 전문인이며 전인의 양성이 아니라, 당장에 현실사회에서 일할 수 있는 기술인력을 양성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사회는 또한 대학에게 첨단이론이나 미지의 이념, 새로운 사상을 실험할 장이 될 것을 요구한다. 그럼으로써 사회가 요구하는 새로운 것의 실험을 대학이 떠 맡음으로써 대학은 그만큼 위험부담이 커질 수도 있다.
  대학이 시대적 요청과 이러한 사회적 요구에 능동적으로 대응하지 못한다면 대학은 그 사회로부터 대학은 무능하다고 비난을 받을수도, 심지어 대학의 존재의의조차도 낮게 평가받을 수도 있을 것이다.
  오늘날의 대학은 시대적 요청과 사회적 요구에 부응해야 할 것인가 아니면 전통적인 대학의 이념을 고수해야 할 것인가, 그리고 대학은 전공교육을 강화해야 할 것인가 아님면 교양교육을 더욱 강화해야 할 것인가 아니면 양자가 균형을 이룰 수 있는 교육으로 나아가야 할 것인가 하는 등의 문제들로 말미암아 대학은 내적 진통과 갈등을 갖고 있다.
  이러한 대학의 위상에도 불구하고, 해마다 수많은 고등학교 학생들이 학문을 연마하기 위해서 직업을 얻기 위한 준비를 하기 위해서 대학을 지망한다. 대학을 지망하고자 하는 학생은 대학의 이념을 염두에 두고서, 스스로의 능력과 적성에 맞추어서 대학과 전공학과를 지망해야 할 것이다. 그렇게 함으로써 대학생활을 성공적으로 할 수 있게 될 것이고, 대학교육을 통해서 자신의 보다 나온 삶과 민족과 인류에게 봉사할 수 있는 삶을 열 수 있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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