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압 받는 학생인권 실태

  수업 시간 중에도 동원되는 현실
  선택사항이지만 학점으로 압박해
  학교 당국은 조속히 대책 마련해야

 
  우리학교 A양은 얼마 전 당황한 일을 경험했다. 아직 이번 학기가 끝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동기계절학기 수강신청과목의 교수님으로부터 외부 세미나에 참석하라는 연락을 받은 것이다. 더군다나 세미나가 열리는 날은 평일. 그것도 학생들의 수업이 한창 있을 오후 4시였다. 이 같은 연락을 받은 후 A양은 교수님께 수업이 있어 부득이하게 참석이 불가능한 경우에는 불이익이 있는지를 묻는 메시지를 보냈지만 아무런 답변도 받지 못했다. 다만 세미나가 열리는 장소와 시간을 공지하는 문자를 다시 한 번 받았을 뿐이다.
  이는 비단 A양만의 사례가 아니다. 그간 세미나 등 학교 안팎에서 개최되는 행사에 학생들을 강제적으로 동원하는 일은 공공연히 있어왔다. 심지어 학생들이 듣는 교과목과 관련이 없는 경우도 다수 있었다. 교수들이 권위를 앞세워 개인의 목적에 학생들을 이용한 것이다. 이는 본지에 제보된 강제동원 사례를 종합할 때 더욱 명백해진다. 종합 결과, 수백 명이 넘는 학생들이 교수와 관련된 세미나에 동원됐음을 알 수 있었다.
  문제는 이처럼 교수가 학생들을 강제적으로 동원하려고 했을 경우, 학생들이 실질적으로 거부하기가 힘들다는 것이다. 참석하지 않을 시 돌아올 불이익에 대한 우려 때문이다. 행사 참석이 ‘선택사항’이라고 해도 학우들은 혹시 모를 불안감에 울며 겨자 먹기로 행사장에 출석한다. 이다래(언론정보학과·2) 양은 “작년 1학기 교양과목에서 세미나에 참석하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출석체크를 하여 가산점을 준다는 공고를 듣고 세미나에 참석했다. 평일 6시 이전이라 수업시간이 겹치는 학생들은 당연히 참석하지 못했다. 하지만 막상 가보니 강의내용이 과목과 별다른 연관은 없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처럼 교수들이 강의외의 시간에 학생들을 동원하고 학점을 매개로 압박하는 행위가 횡행하나, 본부 측은 이에 대한 문제의식이 부족하고 방지책 또한 전무한 상황이다. 우리학교 학사지원과 김민정 주무관은 “교수가 학생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고 생각하는 세미나에 학생들을 참석시키고 여기에 참석하는 인원에게 추가점수를 주는 것은 교수의 자율이다. 규정에 어긋나는 부분이 없기 때문에 규제할 수 없다. 평일, 그것도 수업이 끝나기 전 세미나가 열렸다는 점은 문제가 되지만 이는 학생이 해당 교수님과 이야기를 해야 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송송이 기자
song00130@c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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