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만가지 매력의 소유자, 중국

 
  제가 머물고 있는 항주는 이제 제법 겨울 냄새가 납니다. 항주를 포함한 절강성 대부분의 지역에서 지난 일주일간 많은 비가 쏟아졌습니다. 저는 지난 주말 비를 뚫고 같은 절강성 내에 위치한 조산이라는 지역에 다녀왔습니다. 바다가 없어 해산물이 진귀한 항주와 다르게 조산은 탁 트인 바다를 볼 수 있는 아름다운 지역이라는 말을 듣고 지인의 결혼식 겸 여행 겸 그곳에 다녀왔습니다.
  항주에서 조산까지 약 서너 시간이 걸립니다. 같은 절강성인 데도 이만큼이나 걸리는 걸 보면 새삼 중국 국토의 거대함을 깨닫습니다. 중국 내에서 이용할 수 있는 교통 수단은 기차와 버스 그리고 비행기가 있습니다. 끝과 끝이 아닌 이상 주로 기차와 버스를 이용합니다. 저는 기차보다는 버스를 애용하는 편입니다. 기차는 표를 미리 사놔야 합니다. 뿐만 아니라 표를 구매할 때 신분증을 제시해야 합니다. 표를 구매할 때 외국인은 여권을 보여줘야 하기에 매표 기계나 인터넷으로 예약하는데 어려움이 따릅니다. 그래서 주로 기차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일주일 전 기차역에 가서 직접 표를 사와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습니다. 그에 비해 버스는 이러한 복잡함이 없습니다. 예약도 신분증도 요구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조산까지 가는데 고속 버스를 이용했습니다.
  중국의 고속버스도 우리나라와 같이 일반과 우등으로 나눠집니다. 그 두 버스간의 차이는 가격이 천차만별인 것과 같이 버스 내 서비스도 확연히 달라집니다. 저는 시간대가 맞아 처음으로 우등 버스를 타게 됐습니다. 비행기처럼 승무원이 있고 기내식과 비슷한 간단한 식사거리와 음료가 제공됐습니다. 제가 소스라치게 놀랐던 점은 버스 내에 화장실이 있었다는 것입니다. 버스 전체에 화장실 냄새가 나면 어쩌나 걱정도 했지만 승무원이 지켜보고 관리하는 덕에 그러지 않아 다행이었습니다.
  우등 버스를 처음 탔던 이때를 생각하면 창피했던 기억이 떠오릅니다. 버스에 탄지 얼마 되지 않아 기내식을 나눠주던 승무원이 제게 다가와 쓰레기를 버리려거든 봉지 안에 담아두어야 한다고 했습니다. 먹던 과자 봉지를 의자 앞 주머니에 넣어뒀는데 봉지에 담아야 한다기에 처음엔 개인이 봉지를 가져와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봉지를 가져오지 않았다고 승무원과 옥신각신하고 있는 데 알고 보니 매 좌석마다 봉지가 구비되어 있었습니다. 예전에 이용한 일반 고속 버스와는 달라 조금 소란을 피웠지만 앞으로는 버스 예절을 잘 지킬 수 있을 거라 생각해 우등 버스를 자주 애용하려고 합니다.
  그렇게 도착한 조산은 톨게이트를 지나자 마자 넓은 바다가 보였습니다. 바다가 보이는 곳에서 결혼식을 보니 감회가 새로웠습니다. 중국은 지역마다 결혼식 문화가 조금 차이가 있습니다. 제가 갔던 조산에서의 결혼식은 총 이틀에 걸쳐 치뤄졌습니다. 점심엔 식을 저녁엔 뒷풀이를 하는 방식으로 이틀 간 두 번을 반복했습니다. 오랜만에 먹는 산해진미는 제게 저절로 미소를 짓게 했습니다.
  저의 어학연수 수기는 여기까지입니다. 중국에 온지 3개월의 시간이 흘렀지만 많은 추억들이 이 곳을 제게 특별한 공간으로 만들어 주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조금 무서웠던 이 곳이 이젠 앞으로 남은 9개월은 또 어떤 다른 경험을 하게 될까 기대도 됩니다. 제가 중국에 푹 빠진 이유처럼 같은 듯 하면서 영 다른 중국의 다채로운 매력을 또렷하게 전하고 싶었습니다. 학우들에게 제 글이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어 중국의 오만가지 매력이 잘 전해졌기를 바랍니다.


김다솜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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