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입시제도는 사회의 근원적인 문제와 조화를 이루어야

  요즘 94학년부터 시행하게될 새 대학입시제도에 대하여 의견이 분분하다. 현행 입시제도는 국가관리회의 학력고사라는 방법에 의하여 각 대학의 교육목표를 무시하고 획일적으로 시행됨으로써 대학의 자율성을 위축시켜왔다.
  따라서 대학의 자율성을 보장하는 일환으로 학생선발권을 부분적으로 대학에 부여하자는 것이 새 입시제도의 취지이다.
  새 입시제도에 따르면 고교내신성적과 학력고사의 전형이라 할 수 있는 수학능력시험과 대학별 본고사를 종합하여 학생을 선발한다는 것이다.
  대학의 입시제도가 되었던 대학경영이나 학사운영이 되었던간에 대학의 자율성이 보장되어야 할 것이다. 그럼으로써 대학의 교육목표를 각 대학이 자율적으로 실현시킬 수 있고 국가적 목표인 민주화에도 합치되게 될 것이다.
  그러나 아무리 좋은 입시제도라 하더라도 전체적인 사회여건과의 관계에서 서로 조정되지 않는한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기는 어렵다고 본다.
  현재 논의중인 현안으로써 입시관리능력이 없는 대학들은 수학능력시험에 의존하려고 하고 있으며, 본고사를 치룰 대학들은 본고사 과목을 어떻게 정할 것이냐로 고민중이며 고등학교는 고교교육의 정상화와 입시부담의 감소를 위하여 본고사를 과목을 줄여야 한다고 하고 있으며 교육부는 교육부대로 영어ㆍ수학ㆍ국어는 수학능력 시험과 중복되니까 가급적이면 본고사에서 제외시켜 달라는 권고를 하고 있다.
  이러한 현실을 볼 때 새입시제도로 인하여 입시부담의 감소나 고교교육의 정상화가 이루어질 것인지 의문이며 대학의 본고사도 시행하는 학교와 그렇지 않은 학교로 나뉘는 실정이고 본고사의 과목도 여러가지 제약이 붙는 등 과연 새로운 입시제도로 인하여 대학의 자율성이 어느만큼 신장되겠느냐 하는 것도 의문이다.
  불과 시행을 2년 앞두고도 새로운 입시제도에 관한 구체적인 사항들이 미정인 처지이다. 이러한 현실은 오히려 입시를 앞두고 있는 고등학생들에게 심적 부담만을 더 가중시킬 뿐이다.
  이러한 문제는 대학의 자율성, 또는 입시제도만 가지고 개선하려고 해서는 근원적으로 해결되기가 힘든것이다. 교육이란 단순한 이상이 아니고 현실에 뿌리박고 이상을 추구하는 것이며 국가의 백년대계를 위해서 이루어져야 하는것이다. 입시지옥, 내신성적을 둘러싼 잡음및 과열된 과외공부가 이 나라 젊은이들의 심신을 병들게 하고 있으며 사회와 국가의 발전에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입시지옥등을 만드는 근본원인은 대학에 가야만 이회에서 떳떳하게 대접받고 행세할 수 있다는 우리의 사회풍토이다. 대학을 나왔던 나오지 않았던 남이 하기 싫어하는일, 어려운일, 위험한 일, 보다 사회적으로 가치 있거나 필요한 일에 종사하는 사람들에 대한 가치를 인정하여 사회 경제적 대우를 개선하는등 사회풍토를 일신하여야 한다. 이러한 사회풍토의 개선이 없는 한 아무리 좋은 입시제도라해도 대학의 자율성을 제고하고, 입시부담을 줄이며, 고교교육을 정상화하기어렵다. 우리가 문제의 근본을 외면하고 지엽적인 제도만 가지고 아무리 왈가왈부 해 보아야 신통한 결과보다는 새로운 문제, 새로운 부담만을 가중시킬 뿐이라고 생각된다.
  따라서 초ㆍ중ㆍ고교 교육을 통해서 노동의 신성함과 귀중함을 교육시킴과 동시에 놀고 먹는 사람보다 열심히 땀흘려 일하는 사람이 학력에 관계없이 대접받고 사는 사회풍토를 확립해 나가는 것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사회적인 근원문제의 개선과 더불어 입시제도는 소귀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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