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상담, 이제는 전문가에게

 
  대학생활의 꽃이라면 연애를 꼽을 수 있다. 하지만 연애가 늘 행복한 것은 아니다. 연애를 하며 생기는 여러 가지 고민들은 열애 중인 학생들의 머리를 아프게 한다. 마찬가지로 연애하기 고대하는 이들에게도 많은 고민을 안겨준다. 
  예전이라면 연애 고민을 주변 지인들의 조언으로 해결했겠지만,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다. 최근 연애 고민을 해결해주는 연애 컨설팅 전문가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헤어진 연인 붙잡는 컨설턴트’와 ‘이성을 사로잡는 카운슬러’ 등은 상담자들에게 속 시원한 해결책을 제시해준다.
  헤어진 연인을 붙잡아 주는 연애 컨설팅은 떠나버린 전 연인과의 재회를 위한 1:1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한다. 실제로 이를 통해 여자 친구와 관계를 회복한 사례를 볼 수 있었다. 지난 8월, 한 23세 남성은 H재회 컨설팅업체의 상담을 통해 여자 친구와 다시 만나게 됐다며 컨설팅업체에 감사 인사를 전했다. 현재 H컨설팅업체는 월 평균 100건, 연간 1300여 건의 상담을 하고 있으며 상담 수는 나날이 증가하는 추세다.
  제대로 된 연애 한 번 못해본 솔로들을 연애고수로 만들어주겠다는 픽업 아티스트들도 기승이다. 픽업 아티스트들은 이성을 사로잡는 기술을 전문적으로 가르치는 연애 전문가들로 알려져 있다. 이들은 연애초보들에게 진화론과 행동심리학을 기반으로 한 체계적인 연애지식을 가르친다. 여러 가지 연애지식을 실전에 응용하며 연애초보들의 연애를 끝까지 책임지겠다는 것이 이들의 지론이다. 한 유명 픽업 아티스트의 경우 특정 매체를 통해 이성에게 호감을 살 수 있는 매력적인 대화법인 ‘유쾌한 말 솜씨’, ‘미소 지으며 경청하기’, ‘시소 타듯이 대화 주고받기’ 등의 기술을 소개한 바 있다.

  어쩌다 연애까지 컨설팅을?
  보통 대다수의 연애상담 신청자들은 오랜 고민 끝에도 충분한 답을 얻지 못해 전문가를 찾는다. 박진진 연애 칼럼니스트는 “주변에서 연애고민을 그다지 중요하지 않은 것으로 치부하는 사람들이 있다”며 “연애고민을 진지하게 들어주는 사람이 적어져 연애 컨설턴트를 찾는 상담자들이 증가하게 됐다”고 말했다. 연애고민에 대한 무성의한 몇몇 지인들의 태도가 컨설팅 상담을 증가하게 한 것이다.
  또한 상담자들이 전문가한테까지 상담을 의뢰할 단계면 주변 친구들 또는 가족에게서 적절한 도움을 얻지 못한 상태다. 어느덧 우리 사회가 많은 사람들이 주위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된 조언 하나 구하지 못하는 서글픈 시대가 돼버린 것이다.
  현대인의 늦어진 정신적 성숙기가 연애 컨설턴트 업체증가의 또 다른 요인으로 작용했다. 박진진 연애 칼럼니스트는 “지금과 다르게 예전에는 스무 살이면 사회적으로나 개인적으로 완전한 어른이었다. 하지만 요즘은 서른 살이 돼서도 미숙한 어른들이 많다”고 말했다. 사회·육체적으로는 어른일지라도 정신적으로는 아이인 어른아이의 형태이기 때문에 전문가의 손길을 필요로 한 것이다. 어른아이들은 인간관계에 있어서 경험이 부족해 서툴 수밖에 없으며 연애에 있어서도 무지하고 미숙하다. 주변의 지인들도 대체로 미숙하다 보니 상담자들이 전문가를 찾을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몰리게 된 것이다.
  이렇듯 고민을 해결하고 싶은 마음과 더불어 전문가에 대한 의존도까지 상승해 연애 컨설턴트 시장이 점차 확장되는 추세다.

  연애 컨설팅, 당연하게 받아들여야 하나
  남성이건 여성이건 자연스러운 사랑을 위해 올바른 연애법과 소통이 중요하다. 따라서 컨설턴트나 카운슬러 등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연애는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박진진 연애 칼럼니스트는 “연애라 함은 사람의 마음과 마음이 만나 하나로 합쳐지는 일이다. 단순한 상담을 넘어 기술적인 스킬 위주의 답을 내려주는 것은 분명히 잘못된 일”이라고 지적했다.
  주식이나 투자와 같은 정확하게 수치로 표현될 수 있는 일에는 확실한 정답이 존재하지만 연애에는 분명한 답안지가 존재하지 않는다. 결국 지나친 기술 위주의 연애조언은 부정적 결과를 초래할 수 있으며 자연스러운 사랑의 흐름에 걸림돌이 된다.
  뿐만 아니라 ‘이성 맞춤공략’이라며 일부 컨설턴트가 알려주는 스킬들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해결책이다. 여성이건 남성이건 사람마다 개인의 특성이 있고 하나의 기준으로 획일화 시킬 수 없다. 이런 사실을 간과한 채 여자 또는 남자라는 포괄적인 큰 집단으로 나누어 연애 스킬을 제시하는 것은 비상식적인 일이다.
  박진진 연애 칼럼니스트는 “제대로 된 전문가와 상담을 받고 같이 고민하며 연애에 대해 알아가는 것은 중요한 일이지만 근본적인 연애 문제를 해결할 열쇠는 본인이 쥐고 있음을 기억해야 한다”고 말했다.


오수민 기자
  brightid@c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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