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살리려다 오히려 죽음으로 몰아

 
  생선을 먹다 생선가시가 목에 걸려 본 적이 있는가? 이 때 많은 사람들은 맨밥을 꿀꺽 삼키거나 물을 마셔서 가시를 넘긴다. 하지만 이는 잘못 알려진 응급처치로 오히려 식도에 상처를 주고 심한 염증을 초래할 수 있다. 이와 같이 잘못 알려진 응급처치는 우리의 목숨을 앗아가는 독이 될 수 있다. 몇 가지 잘못된 응급처치들을 바로잡아 우리의 소중한 생명을 지켜보자.
  다친 곳에 된장을 바른다?
  기자는 어렸을 때 할머니께서 다친 곳에 된장을 발라준 기억이 있다. 마찬가지로 많은 사람들이 다친 곳에 된장을 발라봤을 것이다. 예로부터 된장은 다친 곳에 바르는 민간요법이자 만병통치약이었다. 그런데 이는 상처를 자극하는 잘못된 방법이라 한다. 우리학교 응급의학과 유인술 교수는 “상처부위에 된장을 바르면 세균 감염의 이차적 위험이 있다”며 “된장에 함유된 염분이 상처를 자극해 통증이 더 심해지게 만든다”고 말했다. 상처에 올바른 응급처치는 상처 부위를 흐르는 물로 씻고 출혈이 있다면 깨끗한 수건이나 거즈를 사용해 출혈부위를 지혈하는 것이다.
  화상에 옷을 벗기고 소주로 소독?
  우리는 의학적으로 알코올은 소독성분을 갖고 있어 화상을 입은 부위에 소주를 부으면 소독이 된다고 믿는다. 그러나 이는 알코올 성분의 단면만 보고 잘못 판단한 것이다. 유인술 교수는 “소주 등의 알코올로 소독을 하면 열을 식히는 효과는 있지만 화상부위의 수분을 소실하게 돼 화상을 더 악화시킬 수 있다. 또한 소독을 하기 위해 옷을 벗기는 경우가 있는데 심한 화상의 경우 옷을 억지로 벗기면 화상부위의 피부조직이 함께 떨어지며 화상을 더 악화시킨다”고 말했다. 소주 대신 얼음물과 같은 차가운 흐르는 물에 10분가량 담가 열을 내리고, 깨끗한 소독거즈로 화상부위를 덮은 후 즉시 병원에 가는 것이 옳다.
  코피가 났을 때 고개를 뒤로 젖힌다?
  열심히 공부한 학생이라면 한번쯤 흘리는 코피. 많은 사람들이 코피를 멈추기 위해 고개를 뒤로 젖혀봤을 것이다. 하지만 고개를 뒤로 젖힐 때 코피가 목 뒤로 넘어가면 구토를 유발하게 된다. 또한 기관지로 잘못 넘어갈 경우 폐에 좋지 않은 영향을 주는 기도흡인을 초래해 위험하다. 올바른 응급처치로는 고개를 약간 앞으로 숙인 상태에서 코연골(아래쪽)과 비골(코의 딱딱한 부분)이 만나는 부분을 손가락으로 약 5분 정도 꽉 쥐어 주면 된다. 코피를 흘리면서까지 열심히 공부했는데 잘못된 응급처치로 모든 것을 허사로 만들 수 있으니 코피가 날 때 고개를 뒤로 젖히지 않도록 주의하자.
  올바른 응급처치는 치료에 큰 도움이 되지만 잘못된 응급처치는 오히려 치료가 지연돼 안 좋은 결과를 초래한다. 그렇다면 갑자기 위급한 상황에 직면했을 때 어떻게 해야 될까? 유인술 교수는 “현장에서 이루어지는 잘못된 응급처치로 인해 불행한 결과를 가져오는 사례를 많이 봤다”며 “민간에 떠도는 속설을 믿지 말고 응급상황 시 119를 통해 기본적인 사항을 정확히 전달한 후 구급차가 현장에 도착할 때까지 전화를 끊지 말고 간단한 응급처치에 대한 조언을 받아 대처해야 된다”고 말했다.
  한 치 앞도 모르는 것이 사람의 일이다. 언제 어디서 무슨 사고가 날지 모르니 올바른 응급처치법을 숙지하고, 매사 유비무환의 태도를 견지하자.
 

윤혜민 기자 dgr24@c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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