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을 다스리는 심리훈련

 
  올림픽을 앞두고 태릉선수촌에 가면 선수들의 다양한 훈련모습을 볼 수 있다. 종목별로 체계화된 과학적 트레이닝은 물론 기초가 되는 영양관리법까지, 훈련의 종류는 천차만별이다. 그런데 최근에는 신체적 훈련뿐만 아니라 심리훈련도 이뤄지고 있다.
  심리훈련은 선수들이 경기 전 마음을 다스리고 집중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종목·개인별로 나눠 적용되고 외부 환경과 선수개인의 성격에 따라 구체화되기도 한다. 심리훈련을 적용한 대표적인 스포츠 양궁의 경우 활을 쏘기 전 최종적으로 선수가 정리해야 할 생각 및 행동이 담긴 ‘마인드 컨트롤 지침서’를 활용한다. 우리민족 고유의 무술인 태권도는 전담 심리 트레이너를 영입해 선수 개개인의 특성을 고려하여 심리적 불안감을 해소하는 데 주력한다. 또한 지속적으로 역량이 상승 중인 사격 선수들은 독백으로 마음을 다스린다. 실례로 국가대표 진종오 선수는 총을 쏘기 전 독백처럼 내뱉는 비밀 주문으로 스스로에게 자신감을 불어넣었다고 한다. 이렇듯 심리훈련은 실전에 대비해 선수들의 불안감을 긍정의 에너지로 전환시켜 기량을 최대한으로 끌어올리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체계적인 심리훈련의 원리 
  신체훈련만큼이나 선수들에게 중요한 버팀목이 되는 심리훈련에는 크게 세 가지 방법이 있다.
  인간이 새로운 환경에 처하면 불안을 느낀다는 이론에 착안한 ‘경기장 자기인식화 전략’이 첫 번째다. 경기장 자기인식화 전략은 경기장에 대한 정보를 선수에게 사전에 제공한 후 경기장에 있는 선수 자신의 모습을 스스로 인식하도록 유도하는 방법이다. 우리가 낯선 공간에서 발표를 하는 것이 친숙한 공간에서 발표를 하는 것보다 심적으로 부담이 더 되는 것처럼 선수들도 낯선 환경에서 경기에 임하면 긴장할 수밖에 없게 된다. 우리학교 체육교육과 이승민 교수는 “경기장 자기인식화 전략은 선수들에게 긴장상황을 친숙한 상황으로 만들어준다”며 “원정훈련 또한 실제 시합할 장소의 기후와 음식은 물론 심리적으로도 적응하기 위해 이뤄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두 번째 방법인 심상전략은 각기 다른 환경에서의 뇌파를 분석해 선수에게 환경 적응능력을 향상시켜주는 방법이다. 이승민 교수는 “심상전략은 훈련과 실제 시합상황을 동일하게 만들어 시뮬레이션을 실시한 훈련”이라고 말했다. 미래 상황을 구체화시켜 머릿속으로 미리 그려보는 훈련인 것이다. 실례로 2004년 아테네올림픽 당시 양궁 국가대표 임동현 선수에게 시각적 심상훈련이 동원됐다. 특수 카메라가 장착된 안경에는 올림픽 경기장으로 들어가는 버스부터 시작해 경기장 입구까지, 실제와 똑같은 풍경이 보여졌다. 임동현 선수는 실제 경기상황과 동일한 분위기의 현장을 미리 체험한 것이다. 이에 힘입어 임동현 선수는 2004년 올림픽 양궁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거머쥐었다.
  금메달을 가능케 한 심상전략의 원리는 간단하다. 학생들이 야구를 한다고 가정을 하면,  야구 활동과 관련된 뇌의 특정 부위에서 활성화가 일어날 것이다. 그런데 야구를 하는 심상만으로도 야구 경기를 할 때 활성화가 일어났던 뇌의 부위와 동일한 위치에서 반응이 일어난다. 따라서 심상훈련을 지속적으로 하면 심상훈련과 관련됐던 뇌의 특정 부분이 활발해져 이후 실전에서 능숙한 능력을 갖게 된다.
  마지막으로 경기 전 숙지해야 할 순서와 방법을 습관화해 몸에 배도록 하는 루틴전략이 있다. 긴장된 상황이 오더라도 흔들리지 않고 평소와 똑같이 행동하는 것이 루틴전략의 핵심이다. 긴장했을 때 평소와 다른 행동이 나온다면 원래 실력을 발휘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승민 교수는 “루틴전략을 하게 될 경우 결과가 좋았을 때의 생활패턴을 기억해 두는 것이 중요하다”며 “하지만 혼자만의 힘으로 루틴을 기억하는 일은 어려운 일이므로 주위의 도움을 받아 익혀두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실생활에서도 이용되는 심리훈련
  심리훈련은 심리학에서 근원하기 때문에 실생활에서도 얼마든지 응용될 수 있다. 실제로 자신이 긴장한 상태에서 안정된 상태로 변화시켜주는 간단한 훈련이 있다. 주먹을 쥐고 5초의 시간이 흐른 뒤 천천히 주먹을 풀어주면 몸이 이완되고 있음을 인식할 수 있다. 몸에 고의적으로 긴장을 줬다가 서서히 긴장을 풀어주면 불안상황에서 회복되는 것이다.
  복식호흡 또한 긴장상태를 풀어주는 데 효과적이다. 숨을 들이마시는 호흡보다 내뱉는 호흡이 몸을 이완시키는 데 더 영향을 미친다. 숨을 천천히 내뱉다보면 몸을 이완시켜주는 부교감신경을 자극해 긴장됐던 몸이 편안해지는 원리다.
  더불어 심리훈련은 중요한 일을 앞두고 불안한 상황에서 긍정적 사고를 갖도록 도와준다. 마음이 불안할 때 평소 마음의 안정을 주는 문구를 읊조리면 현실의 상황을 전환시킬 수 있다. 하지만 부정적인 생각이 계속 떠오를 경우 생각을 전환해 이루고자 하는 일을 기억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승민 교수는 “생각의 전환을 시도하는 일은 실제로 반복된 습관이 없다면 효과를 보기 어려운 일”이라며 “우리학교 학생들은 학교에서 운영하고 있는 의사소통 증진프로그램, 자신감 향상, 리더십 프로그램 등을 통해 반복적으로 연습해보길 바란다”고 말했다.
 

오수민 기자
 brightid@c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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