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나 매력적인 나라 터키로 여행 오세요!

 
  요즘 제가 머물고 있는 터키 앙카라의 계절은 갑자기 여름에서 겨울로 바뀌어 가는 중입니다. 어제까지 반팔 옷을 입고 있던 사람들이 비가 한 번 내리고 나니 기모 점퍼를 꺼내 입습니다. 한겨울은 정말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춥다고 하는데 기대가 되면서도 한편으로는 걱정이 됩니다. 교환학생 수기의 마지막은 이렇게 변화무쌍한 날씨에도 언제나 여행지로는 손색없는 터키의 여행에 관해 다뤄보려 합니다.
  터키는 동서양의 문물이 조화롭게 섞인 특별한 여행지이고 교통수단도 정말 다양합니다. 우선 터키 전역에서 가장 많이 이용되는 교통수단은 버스입니다. 터키는 도로망이 잘 정비되어있어 국내를 운행하는 장거리 버스회사가 200여개나 되기에 버스를 교통수단으로 가장 많이 이용합니다. 게다가 영토가 워낙 넓어서 제가 있는 앙카라가 터키 중심부임에도 이스탄불을 비롯해 지중해, 에게해나 동부 지방으로 여행을 가려면 최소 6시간에서부터 길게는 하루가 넘는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다른 지방으로 갈 때는 야간버스도 많이 이용합니다.
  야간버스를 경험해보기 전에는 불편하게 잠도 제대로 못자고 하룻밤을 지내면 여행이 피곤해질까봐 걱정했었는데 막상 버스를 타보니 생각보다 시설이 너무 좋았습니다. 버스 내부가 넓고 깨끗한 것은 기본이고, 비행기처럼 좌석 앞에 개인 스크린이 있어 영화, 음악, TV 등을 즐길 수 있고 좋은 버스는 무선 인터넷도 됩니다. 우리나라 버스와 다른 점은 운전기사 외에 한두 명의 승무원이 같이 탑승한다는 것입니다. 승무원은 비행기 기내식처럼 과자와 커피, 차 등을 승객들에게 나눠주고, 국제선에서는 국경 넘는 절차도 도와줍니다.
  처음 터키에서 야간 버스를 탔을 때를 생각하면 당황스러웠던 기억이 떠오릅니다. 잠든지 얼마 되지 않아 갑자기 승무원이 저를 깨우더니 남녀가 가족이 아니라면 구분해 앉아야 한다고 했습니다. 오랜 유럽 배낭여행을 하면서 많은 야간 기차를 탔었는데 한 번도 남녀를 분리해 앉아본 경험이 없었기에 처음엔 외국인에 대한 차별인 줄만 알았습니다. 나중에서야 터키가 이슬람 국가여서 남녀를 분리해 앉는 것이 원칙이라는 것을 터키인들로부터 들었고, 지금은 터키인들처럼 버스 예절을 지키며 장거리 야간버스를 애용하고 있습니다.
  터키에서는 버스 노선도 다양하고 편수도 많아 기차를 많이 이용하지 않지만 몇 개 노선은 급행열차가 다녀서 이용해볼만 합니다. 저는 앙카라에서 두 시간 떨어진 ‘Eskisehir’까지 당일치기 여행을 위해 급행열차를 이용했는데 터키에서 급행열차는 우리나라 KTX 정도의 느낌이었습니다. 체감 속도는 KTX가 조금 더 빠른 것 같았지만 좌석은 우리나라 열차보다 간격도 넓고 쾌적했습니다. 노선에 따라 버스와 기차를 적절히 이용하는 것이 터키 여행의 묘미인 것 같습니다.
  한편 조금 색다른 여행방법으로 지난 주말에는 터키 친구들과 미니버스를 빌려 앙카라 근교 도시 ‘Beypazar’로 여행을 갔습니다. 터키 친구와 제가 같이 갈 사람을 모아 15명이라는 많은 친구들과 함께 다녀왔습니다. 미니버스는 우리나라 밴 정도 크기의 차인데 일반 버스를 타고 여행 갈 때와는 다르게 우리들만의 공간이 있어서 좋았고, 생각보다 가격도 비싸지 않았습니다. 단체로 여행을 가니 한국에서 MT가던 기분이 들었고, 볼거리가 많지 않은 작은 마을이었지만 함께 하는 친구들 덕분에 소중한 추억이 쌓인 여행이 됐습니다.
  제 터키 교환학생 수기는 여기까지입니다. 터키에 거주한지 아직 두 달 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이미 터키는 제게 또 다른 고향이고 제가 너무나 사랑하는 곳이 됐습니다. 다양한 멋이 있는 신비로운 나라 터키를 최대한 생생하게 전달해주고자 했는데, 학우들에게 제 글이 조금이나마 형제의 나라 터키를 가깝게 느낄 수 있었던 기회가 되었기를 바랍니다. 백만 가지 매력 넘치는 나라 터키로 여행 오세요!
 

김지혜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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