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요소 내재된 캠퍼스

 
  우리가 늘 마음 놓고 활보하는 캠퍼스지만 캠퍼스가 언제나 안전한 것은 아니다. 언제든지 크고 작은 사건이 발생할 수 있는 위험요소가 곳곳에 산재해 있다. 더구나 우리학교 캠퍼스는 전국에서 손에 꼽힐 정도로 규모가 커 사고유발 구간도 적지 않다. 기자가 직접 캠퍼스 구석구석을 걸으며 위험요소를 찾아봤다.

  기자의 시각으로 바라본 캠퍼스   
  2012년 8월 더위가 한꺼풀 꺾인 늦여름, 우리학교에는 비가 세차게 내렸다. 밤 9시 27분. 108번 버스를 탄 기자는 산학연 건너편 정류장에 내렸다. 그리고 산학연에서부터 교양관으로 이어진 언덕길을 따라 오르기 시작했다. 교양관으로 올라가는 언덕길은 교내에서 경사진 커브 길로 차도와 바로 인접해 있어 사고가 우려됐다. 그 길을 따라 교양관과 인문대를 지나 학교 서문으로 향했다. 길을 걷다 도로의 우측에 예술대학 미술관과 음악1호관으로 연결된 두 곳의 계단이 보였다. 두 계단은 폭이 넓고 경사가 급했지만 두 곳 모두 손잡이가 없었다. 또한 시간이 늦은 밤이라 가로등에 의존하며 길을 걸을 수밖에 없었는데 법과대학에 도착할 때까지 설치된 가로등 중 절반가량은 꺼져 있었다. 법과대학에서 산을 넘어 기숙사에 도착하자 이번에는 청룡관으로 향하는 한 학생이 인도가 없어 도로로 걷는 위험한 상황을 목격했다. 이후 기자는 정보통신원을 지나 아리랑고개를 걸어갔다. 아리랑고개 중간 중간에 CCTV가 보였지만 무성한 나뭇잎들로 음산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가로등이 부분적으로 켜져 있었지만 교내에서 가장 어둡다는 느낌을 받았다. 또한 경사와 커브가 심하다보니 운전자와 보행자 모두 조심해야 했다. 농대에서 경상대로 내려와 공대4호관으로 연결된 지름길로 향했다. 아리랑고개에 비해 짧은 길이었지만 마찬가지로 어두웠다. 쪽문으로 이어진 내리막길로 내려와 기숙사로 발걸음을 돌렸다. 돌아오는 길은 중앙도서관과 3학생회관 사이의 길을 택했다. 길을 걷던 중 3학생회관 식당과 연결된 계단이 눈에 들어왔다. 평소에는 무심코 지나치던 계단이었지만 자세히 살펴보니 경사가 가파르고 계단 폭이 높았다. 밤 10시 36분, 기자의 교내 탐방기는 이렇게 끝이 났다. 기자는 학교의 몇몇 곳에서 학생들의 안전을 위한 개선이 필요함을 느꼈다. 
  안전한 캠퍼스를 위한 첫걸음
  교내 탐방 후 캠퍼스의 위험요소로 판단된 세 가지는 ▲ 산학연에서 교양관으로 이어진 커브길 ▲ 인도 없는 도로 ▲ 가로등이다.
  산학연에서 교양관으로 이어진 커브길은 차도와 인도가 바로 인접한 점이 위험요소로 판단됐다. 물론 지금까지 산학연에서 교양관으로 이어진 커브길에서 사고가 발생한 적은 없지만 미연에 사고를 대비해두는 것이 필요했다. 도로교통공단 충남지부 안전시설과 최원영 과장은 “차량을 안전하게 유도해 운전자에게 양호한 주행환경을 제공해 줘야 한다”며 “특히 야간에는 도로가 어떻게 휘어지고 어떤 모양으로 바뀌는지 위험 요소에 관한 정보가 도로에 표시돼야 한다”고 말했다. 곡선 주행을 하는 경우 속도에 못 이겨 차가 보도 쪽으로 튕겨져 나갈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보도가 설치되어 있는 구간에는 차량 전조등의 빛을 반사시킬 수 있는 반사지나 시선 유도시설 등이 보강돼야 한다.
  인구 동선이 많은 곳에 인도를 확충하는 일도 시급하다. 기자를 포함한 많은 학생들은 3학생회관 앞 도로를 인도처럼 걸어 다닌다. 기숙사 청룡관으로 향하는 도로와 1학생회관 옆 사잇길도 마찬가지다. 최원영 과장은 “규정을 지키는 것도 중요하지만 많은 사람이 다니는 보행 동선이라면 길에 보도를 만들어 주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인도를 만들 수 없는 상황이라면 시선유도봉을 설치해 보행자가 걸을 수 있게 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말했다.
  교내에서 가로등이 많이 꺼진 부분 또한 위험요소다. 캠퍼스를 한 시간 정도 둘러본 결과 대부분의 가로등이 절반가량 꺼져 있었다. 어두운 밤 캠퍼스에 꼭 필요한 시설물은 가로등이다. 가로등은 어두운 밤길에 범죄를 막을 수 있는 해법이 되기도 한다. 범죄 예방을 위해서도 어두운 공간을 줄이는 방편으로 꺼진 가로등의 수는 줄여야 한다.  
  안전한 캠퍼스를 기대하다
  학교 측에서도 학생들의 안전을 위해 캠퍼스의 위험한 시설들을 변화시킬 준비를 하고 있다. 우리학교 류기현 시설과장은 “내년 초 BTL 2차 기숙사 공사업자가 결정되면 공사가 착수될 예정”이라며 “교수회관 앞 잔디에서부터 3학생회관과 예술대학 미술관까지 이어진 인도가 만들어질 계획”이라고 말했다.
  반면 산학연에서 교양관으로 이어진 언덕길은 아직까지 개선할 계획이 없었다. 류기현 시설과장은 “커브길이 경사가 있기 때문에 위험성을 느낄 수 있지만 펜스를 쳐주는 방법 밖에 없다. 하지만 펜스를 치게 될 경우 차후 관리가 어렵고 외관이 안 좋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캠퍼스에 꺼져 있던 가로등에 대해서는 “법적으로 일정 Lux 이상을 넘도록 설치되는데 현재 교내에 설치된 가로등의 수량은 법적인 Lux를 충분히 충족하고 있지만 정부에서 에너지 절감을 강제화하다시피 해 가로등 격등제를 실시하게 됐다”고 말했다.
 

오수민 기자
brightid@c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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