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나의 도시, 터키의 중심 앙카라

 
  교환학생으로 터키 앙카라에 온지 한 달이 지난 지금, 제가 살고 있는 도시 앙카라를 보는 시각은 처음과 많이 달라졌습니다. 한국과 조금 다른 문화에 당황스러운 경험도 많이 했지만 지금은 이슬람교도들이 항상 습관처럼 하는 말인 ‘인샬라(만약 신이 원하신다면)’를 외치며 터키의 일상에 적응해나가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제 인생의 두 번째 고향이 된 도시 앙카라를 소개해볼까 합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터키’하면 이스탄불을 떠올리고 수도 역시 이스탄불이라고 생각하는데 터키의 수도는 ‘앙카라’입니다. 앙카라는 아나톨리아 중심에 위치한 교통과 행정의 중심지로 근대화의 물결이 가장 차오른 도시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한때는 이스탄불에 밀려 평범한 지방 도시가 된 적도 있었지만, 제1차 세계대전 이후 터키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아타튀르크가 앙카라를 독립 터키 공화국의 수도로 공표하였고 지금까지 앙카라는 터키의 중심지로서의 기능을 다하고 있습니다.
  앙카라에는 터키의 근대화를 보여주는 역사적인 장소가 많습니다. 그 중 아타튀르크 묘소는 터키 공화국의 아버지 무스타파 케말 아타튀르크를 기리기 위한 영묘로 국경일 중요 행사나 타국 국빈들이 터키에 올 때 가장 먼저 방문하는 곳입니다. 터키에서 아타튀르크는 모든 도시에 아타튀르크 광장과 동상이 있고 화폐에 초상화가 들어갈 정도로 영향력 있는 터키의 정신적 지주입니다. 저는 아타튀르크 묘소를 터키 친구들과 함께 갔는데 직접 터키인들로부터 그들의 역사를 전해 들으며 묘소를 관람하니 터키인들의 민족의식을 더욱 강하게 느낄 수 있었습니다.
  또한 앙카라에는 한국인이라면 꼭 한 번 들러보고 가야 할 곳이 있습니다. 바로 ‘한국공원’인데 6·25 전쟁에 참전한 터키 군인들을 기리기 위한 곳입니다. 공원 안에는 터키 국기와 한국 국기가 같이 펄럭이고 있고, 기념탑 아래에는 전쟁에 참여했다가 전사한 터키 군인들의 이름이 새겨진 비문이 있어 절로 숙연해집니다. 터키인들이 한국을 ‘형제의 나라’라고 표현하는 이유를 이곳에 오니 충분히 알 것 같습니다. 
  한편 앙카라에는 한국문화원이 있습니다. 한국과 한국 문화를 사랑하는 많은 터키인들이 이곳을 방문하는데 다들 한국에 관심이 많기에 대화를 나누다보면 금방 친구가 됩니다. 한류 열풍은 터키에서도 한창입니다. 한국 가수들의 노래를 외우고 따라 부르는 것은 기본이고 한국 드라마와 영화를 보고 한식을 즐겨 먹는 친구들도 많습니다.
  저는 한국문화원에서 주최하는 버디 프로그램에 참여해 터키 친구와 1대1로 문화 교류를 하고 있습니다. 제 버디 역시 한국 문화를 좋아하는 친구라서 한국 이야기를 함께 나누며, 버디가 현지인들만 알 수 있는 앙카라의 명소들을 소개해줘 매주 좋은 경험을 하고 있습니다. 지난주에는 한국문화원 주최로 열린 한국 전통 공연을 보러 버디와 함께 다녀왔습니다. 우리 가락에 맞춰 사물놀이와 부채춤 등을 신명나게 공연하는 분위기에 저도 절로 흥이 났고, 버디가 좋아하는 모습을 보니 괜히 제가 뿌듯했습니다. 역시 해외에 나오면 자신도 모르게 애국심이 생기고 조국을 더욱 사랑하게 되나 봅니다.
  이제 곧 터키에도 대명절인 바이람 기간이 다가옵니다. 바이람은 우리나라의 추석과 같은 큰 명절인데 이때 터키인들도 가족들을 만나러 고향에 갑니다. 교환학생들에게도 긴 연휴 기간이 주어져서 터키 국내, 국외 여행을 할 수 있습니다. 저는 이 기간 동안 유럽의 발칸 반도 지역을 여행하고 올 계획입니다. 터키가 유럽 지역과 맞닿아 있어 저렴한 가격에 유럽 여행을 다닐 수 있기 때문입니다. 너무나 다채로운 매력의 터키는 아직까지도 매일매일 색다른 하루를 제게 만들어 주고 있어서 벌써부터 지금 이 순간이 그리울 것 같습니다.
 

김지혜 객원기자 herbjh110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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